이 연구서는 부처님과 제자들이 주로 어디에 머무셨으며,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말씀하셨는지를 여러 자료를 통하여 도출해내려고 한 연구서이다. 네 개의 빠알리 니까야 5,434개의 경에 나타난 ① 부처님이 머무신 장소, ② 경을 설하는 중요인물, ③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대화상대자, 그리고 ④ 대화 형식의 네 가지를 각각 통계로 밝혔다. --- p. 6
상윳따니까야는 56개의 주제별로 묶었기 때문에 56개의 상윳따가 있다. 영국 빠알리협회의 계산으로 경의 총 숫자는 2,889개이지만, 비구 보디의 계산으로는 총 2,904개의 경이 있다. 여기에서는 비구 보디의 계산에 따랐다. --- p. 24
부처님은 상윳따니까야 2,904개의 경전 중에서 87%에 해당하는 2,528개의 경을 사왓티 기원정사에서 설법하신 것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2,904개라는 경전의 총 숫자와 상윳따니까야만의 특수한 상황을 무시한 채 단지 723개의 경전만이 기원정사에서 설법한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 --- p. 33
사리뿟따 존자의 빈도수가 유난히 높은 이유는 ‘28사리뿟따상윳따’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38상윳따와 39상윳따에도 역시 사리뿟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이들 경전의 장소적 배경이 바로 그의 고향인 날라까이다. 고향에서 그는 방랑수행자에게 문답형식을 통해 가르침을 펼친다. 이러한 이유로 빈도수가 높아진 것이다. --- p. 77
맛지마니까야는 디가니까야처럼 너무 사변적이거나 번다하지 않고, 상윳따니까야처럼 너무 소박하거나 단순하지도 않으며, 앙굿따라니까야처럼 너무 짧아서 깊이가 없는 그런 경전이 아니다. 다양한 주제 아래 수행의 핵심을 논리적으로 설하는 경전으로 남방불교 스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니까야이다. --- p. 84
디가니까야 34개의 경에 나타나는 장소에는 승원이 여섯 가지 종류임을 알 수 있다. 다른 니까야와 마찬가지로 역시 숲의 종류가 가장 많은 가짓수를 보인다. 그만큼 여러 다양한 숲에 머무셨음을 알 수 있다. 경이 총 34개이므로 장소의 종류나 가짓수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러나 인다살라 동굴이나 높은 노대의 건물은 이 경에만 등장하는 특이한 장소이다. --- p. 119
앙굿따라니까야는 경이 길어야 로마자 본으로 6페이지 정도인데, 이마저도 극히 드물다. 두세 줄짜리도 많고 대부분 한 문장이나 반 페이지, 혹은 한 페이지 분량이다. 그러다 보니 이 연구서에서 필요한 각각의 경에 드러난 장소, 중요인물, 대화상대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사왓티 기원정사라고 분명하게 명시된 경전은 총 2,344개의 경전 중에서 겨우 50개에 불과하다. 기원정사라고 언급된 경전에다 기원정사 외의 다른 장소가 언급된 경전을 포함해 봐야 장소가 언급된 경전은 모두 193개이다. --- p. 128
이 도표는 앙굿따라니까야 총 2,344개의 경에 나타난 장소, 중요인물, 대화상대자, 대화형태를 보여준다. 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정형구가 없는 경이 무려 2,024개나 된다. 실제 경에는 없지만, 장소와 중요인물 그리고 대화상대자와 설법체를 일괄적으로 추정했기 때문에 ‘기원정사’, ‘붓다’, ‘비구들’, ‘설법체’가 많아지게 되었다. --- p. 132
네 개 니까야에 모두 나타난 인물은 붓다, 사리뿟따 존자, 아난다 존자이다. 사리뿟따 존자는 네 개의 니까야에 모두 중요인물로 등장하는데 부처님 다음으로 높은 빈도이다. 부처님이 후계자로 지목할 정도로 그는 교리나 수행 그리고 덕행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빼어난 제자였다. 항상 부처님 곁에서 승단의 대소사를 처리했고 도움이 필요한 비구들을 위해서는 언제나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부처님 가르침을 수집하고, 정리하고, 체계화해서 비구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나 부처님보다 먼저 열반에 들었고 그를 대신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 173
맛지마니까야 경 75에 나오는 위의 인용 구절에서 보듯이, 부처님은 깜마사담마라는 작은 도시에서 탁발을 하고, 낮 동안에는 숲에서 명상하시고, 밤에는 브라흐민의 불을 섬기는 사당에서 머무셨다. 부처님은 이 사당에서 방랑수행자 마간디야(Magandiya)를 만나 그의 그릇된 생각을 깨우치고 가르침을 주셨다. 부처님은 어디를 가시건 그곳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졌으며 만나는 사람이 누구이건 고귀한 가르침을 베푸셨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은 진정 중생의 행복을 위한 전법사였다. --- p. 383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이미 부처님을 만나기 전 8년 정도 고행과 수행을 하였다. 부처님이 6년 동안 고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은 후 사리뿟따를 만났을 당시만 해도 전법 활동이 1년은 지났을 때이므로 이 기간을 7년으로 잡으면, 사리뿟따가 1년 먼저 출가 수행을 시작한 셈이 된다. 수행한 기간이 그러하니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수행의 기본 핵심들을 이미 다 숙달한 상태였고, 당시 갓 출가한 부처님 제자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수행 단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p. 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