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박자가 있다. 특히 병법에 있어서 이 점이 중요하다. 박자는 단련을 하지 않으면 엉거주춤해지기 쉽다. 박자가 뚜렷한 것으로는 춤이나 음악의 박자 등이 있는데, 이는 모두 박자가 잘 맞음으로써 어우러지는 것이다. 무예의 도(道)에 있어서도 활을 쏘고, 총을 당기며, 말을 타는 것에까지 박자와 가락이 있는 법이다. 여러 무예와 기능에 있어서도 박자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도 박자가 있다. 무사의 일생에도 박자가 있다. 신분이 올라 벼슬을 하여 입신 출세하는 박자, 실패하여 뒤로 물러서는 박자, 뜻대로 척척 맞는 박자, 어긋나기만 하는 박자 등. --- p.34
나의 병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도를 행함에 있어서 다음의 9가지 법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첫째, 올바른 길(正道)을 생각할 것
둘째, 도를 실천하고 단련할 것
셋째, 한 가지 무예뿐만 아니라 여러 예(藝)를 갖출 것
넷째, 자신의 직종뿐 아니라 여러 직종의 도(道)를 깨우칠 것
다섯째, 합리적으로 손익을 따질 줄 알 것
여섯째, 매사에 직관적인 판단력을 기를 것
일곱째,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간파할 것
여덟째, 사소한 것도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 것
아홉째, 별로 도움이 못 되는 일은 하지 말 것 --- p.36
계획에 의한 성공과 우연한 성공은 다르다
“치는 것”과 “닿는 것”은 전혀 다르다. 친다는 것은 무엇이든 마음에 작정하고 확실히 치는 것이다. 닿는다는 것은 어쩌다 부딪치는 정도를 말한다. 아무리 강하게 부딪쳐서 적이 죽는다 해도 이것은 그저 “닿는 것”일 뿐이다. 치는 것은 마음먹고 행동하는 것이다. 잘 되새겨야 한다. --- p.57
“끈질김”와 “얽힘”은 다르다
끈질기게 맞서기. 적과 내가 얽혀서 맞싸울 때 이쪽의 큰칼을 저쪽의 칼에 접착시키는 듯한 기분으로 내 몸을 밀어붙임을 말한다. 접착제를 붙인 듯 적이 쉽사리 칼을 빼내지 못하도록 하되 너무 거세지 않게 밀고 나가야 한다. 적의 큰칼에 접착시키듯 공격해 들어갈 때는 조용히 서둘지 말고 할수록 좋다.
“끈질김”과 “얽힘”은 분명 다르다. 끈질김으로 밀어붙이면 강하지만, 얽혀서 들어가면 약한 법이다. 이것을 잘 분별해야 한다. --- p.60
모든 일에 거리낌이 없이 늘 자유스러운 마음을 조용히 움직여, 그 움직임이 단절되거나 멈추어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조용한 곳에서도 마음은 조용하지 않고, 주위가 빨리 움직일 때에도 마음은 조금도 빠르지 않으며, 마음은 몸에 끌려가지 않고 몸은 마음에 끌려가지 않으며, 몸은 긴장하지 않아도 마음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마음은 부족하지도 않고 조금이라도 넘치지 않으며, 겉마음에 치중하지 말고 속마음을 강하게 하며, 남에게 마음속이 꿰뚫어보이지 않도록 한다.
몸이 작은 자는 몸이 큰 자의 입장이 되어 파악하고, 몸이 큰 자는 몸이 작은 자의 마음이 되어 살펴야 한다. 몸이 크건 작건 마음을 바르게 갖고 자신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높이 볼 줄 알아야 한다. 마음속으로만 보지 말고 넓게 생각하는 지혜를 가지도록 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