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를 만나야 돼?’ 하는 물음에 10자 이내로 대답하라고 하면 엄마는 우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
그래, 예전에 이런 말을 했을 때, 네가 깜짝 놀라던 걸 엄마는 기억해. 누가 엄마에게 요청하지도 않겠지만 엄마는 주례를 설 때도 그런 말을 해주고 싶어. ‘혹시 이혼하게 되더라도 서로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그런 결혼을 이어가십시오’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거든 잘 살펴봐. 그가 헤어질 때 정말 좋게 헤어질 사람인지를 말이야. 헤어짐을 예의 바르고 아쉽게 만들고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며 그 사람을 알았던 것이 내 인생에 분명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될 그런 사람. 설사 둘이 어찌어찌한 일에 연루되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든, 서로에게 권태로워져 이별을 하든, 마음이 바뀌어서 이별을 하든, 그럴 때 정말 잘 헤어져줄 사람인지 말이야. ―「잘 헤어질 남자를 만나라」중에서
누군가를 호감을 갖고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는 다르다. 흔히 사람들은 부모나 형제를 사랑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흔히 있는 일이다. 호감과 사람이 모두 중요하기는 하지만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삶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아서 잠시 맴돌 수는 있지만 영원히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 흘러가는 것, 흘러가야 하는 것, 흐를 수밖에 없고 흐르기를 원하는 그것들을 흘러가게 내버려둘 때, 그게 누구든, 그게 설사 나 자신이라 해도 그때 삶은 비로소 자유의 빛깔을 띠게 되지. 그래, 어려운 일이야. 엄마가 무서워하는 등산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엄마도 그래. 아직도 배우고 있단다. 친구를 나누거나 잃는 그 어려운 일을.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중에서
네 속에 없는 것을 네가 남에게 줄 수는 없다. 네 속에 미움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미움을 줄 것이고, 네 속에 사랑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사랑을 줄 것이다. 네 속에 상처가 있다면 너는 남에게 상처를 줄 것이고, 네 속에 비꼼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비꼼을 줄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의미로든 너와 닮은 사람일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 것일 테니까. 만일 네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너와 어떤 의미로든 닮은 사람일 것이다. 네 속에 없는 것을 그에게서 알아볼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네가 남에게 사랑을 주든, 미움을 주든, 어떤 마음을 주든 사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네 것이 된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 말 한마디 시선 하나가 두려워진다. 정말 두려워져. ―「너 자신에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너 자신뿐이다」중에서
엄마가 생의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우연히도 엄마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사람들을 찾아보고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했던 이야기를 너는 알고 있을 거야. 이제 엄마가 더 이상 엄마에게 닥칠 시련이 두렵지 않은 것은 그 비밀을 엄마가 체험했기 때문이지. 그 봉사와 그 사랑이 주는 해방과 구원. 네 인생에 어려운 일이 닥치거든, 네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슬픔이 너를 압도하거든, 한 그릇의 밥, 한 줄기의 물, 한 방울의 눈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거라. 엄마가 보증할게. 그들에게 줌으로써 너는 얻게 된다. 네가 필요한 모든 위로와 새로운 희망을 말이야.
너는 언제나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 사이에서 우정을, 허영과 진심 사이에서 진심을. 그리고 반항하려거든 열렬히 해야 한다. ―「쾌락과 행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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