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여 채의 한옥으로 이루어져 있는 북촌(北村)은 600년 동안 사람들의 주거 지역으로, 청계천과 종로의 위쪽에 있어 북녘 북(北), 마을 촌(村)을 씁니다. ‘北’(북녘 북)은 사람과 사람이 등을 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두 사람이 등을 지고 있는 모습에서 둘 사이 관계가 ‘어둡다’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햇빛이 잘 안 드는 어두운 곳이 북쪽이었기 때문에 북(北)은 북쪽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또 사람이 등을 보이고 도망가는 모습이기 때문에 북(北)은 ‘달아나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이때는 북이라고 하지 않고 배라고 읽습니다. 패배(敗北)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2. 아름다운 집들이 있는 곳」
한수 한(漢), 햇볕 양(陽)을 쓰는 한양(漢陽)은 한강(漢江)의 북쪽이라는 뜻입니다. 햇볕 양(陽)은 물의 북쪽을 나타내는 글자로도 쓰입니다. 수도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뜻에서 도읍 도(都), 성 성(城)을 써서 도성(都城)이라고 불렀습니다. 도시(都市)라고 할 때 도(都)는 왕과 벼슬아치, 장군 등이 있는 곳으로 정치의 중심지를 말하며, 시(市)는 일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경제의 중심지로 보통 시장 지역을 말합니다. 고을을 둘러싸면 고을 읍(邑), 성 성(城)을 써서 읍성(邑城)이라 하고, 산에 성을 쌓으면 뫼 산(山), 성 성(城)을 써서 산성(山城)이라 부릅니다. ---「4. 서울보다 작은 한양」
대한민국은 대한민국(大韓民國)이지 대한민국(大漢民國)이 아닙니다. 한(漢)은 한(韓)과 다른 한자입니다. 대한민국의 한은 한나라 한(韓)을 쓰고, 한강의 한은 한수 한(漢)을 씁니다. 한수는 강 이름입니다. 서울을 동서(東西)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한강(漢江)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 시대부터 서로 갖고 싶어 하던 곳이었습니다.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漢陽)의 이름도 한강과 관련이 있습니다. 산의 남쪽이나 강의 북쪽을 양(陽)이라 불렀기 때문에 한강의 북쪽이라는 의미에서 한양(漢陽)이라 불렀습니다. 충청북도 단양(丹陽)은 남한강의 북쪽에 있고, 경상남도 밀양(密陽)은 밀양강의 북쪽에 있고, 전라남도 담양(潭陽)은 섬진강의 북쪽에 있기 때문에 지명에 양(陽)이 들어가 있습니다. ---「2. 서울에 강이 있다」
서울에는 홍대 앞 벽화거리 말고도 대학로 근처의 이화마을 벽화도 있습니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리면 찾아갈 수 있는 이화마을의 벽화는 꽃 계단, 비둘기 계단, 천사의 날개 등이 유명합니다. 벽화(壁畵)는 벽 벽(壁), 그림 화(畵)로, 벽에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 그림은 화(畵)도 있고, 도(圖)도 있습니다. 보통 그림 도(圖)는 지도(地圖), 미인도(美人圖), 약도(略圖), 설계도(設計圖)처럼 주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거나 간단하지만 분명한 그림을 말하며, 그림 화(畵)는 일반적인 그림을 말합니다. ---「9. 서울 속 벽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잠도 자면서 일을 하는 곳을 청와대(靑瓦臺)라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머무는 백악관(白堊館)이 흰 백(白)과 백토 악(堊)을 쓰는 것으로 보아 흰색 건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푸를 청(靑), 기와 와(瓦)를 쓰는 청와대도 한자만 안다면 푸른색의 기와집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大統領)은 큰 대(大), 큰 줄기 통(統), 우두머리 령(領)을 씁니다. 원래 대통(大統)은 왕의 자리를 잇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대통령은 대통(大統)을 잡은 우두머리가 됩니다. 대만의 경우 대통령이라는 말은 쓰지 않고 총통(總統)이라 부르지만 대통령이든 총통이든 나라의 모든 일을 거느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13. 블루하우스 길」
자동차(自動車)가 달리는 길을 수레 차(車), 길 로(路)를 써서 차로(車路)라 합니다. 바닥을 보면 하얀색과 노란색의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다른 차와 부딪히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선인데, 수레 차(車), 줄 선(線)을 써서 차선(車線)이라 합니다. … 차선(車線)은 운전하는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할 약속의 선이기 때문에 멋대로 벗어나 다른 차선으로 끼어들면 사고가 납니다. … 가끔씩 뉴스에서 “1차선을 달리던 자동차와 2차선을 달리던 버스가 서로 부딪혀 큰 사고가 났습니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그 말은 틀린 말입니다. 차가 선 위(선을 밟으면서)를 달린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당연히 옆 차와 부딪혀 교통사고가 나겠지요. 차는 차선이 아닌 수레 차(車), 길 로(路)를 쓰는 차로(車路)로 달려야 합니다. 즉, 선(線)과 선(線) 사이가 차로(車路)니까 2차선이 아닌 ‘2차로로 달린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 4. 자동차는 차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