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경상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 KAIST에서 「유가와 결합상수에 내포된 플레이버 대칭성의 의미」로 물리학 박사학위 받음. 논문으로는 「렙톤과 에너지 손실 신호에 대한 초기 LHC 데이터로 본 mUED 모형의 의미」「단일항 페르미온 암흑물질」「부분적으로 복합입자인 두 개의 힉스 이중항 모형」등 다수가 있고, 저서로는 『LHC 현대물리학의 최전선』『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완전한 빈 공간이란 무엇일까? 물질이 없으면 완전한 빈 공간일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세상의 대부분은 빈 공간이어야 한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자핵의 크기는 원자의 1만분의 1쯤 되고 전자는 그보다 훨씬 더 작다. 즉, 양성자가 축구공 크기라면 원자는 여의도만 한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크기만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원자의 속은 사실 대부분 텅 빈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원자의 내부가 거의 빈 공간이라면 원자로 이루어진 모든 물질이 사실 거의 모두 빈 공간인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들은 다 무엇일까? _pp.3~4
가속기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사이클로트론은 분명 놀라운 장치였으나 에너지가 높아짐에 따라 문제가 나타났다. 우선 드러나는 문제는 입자가 가속될수록 회전 반경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에 기계가 엄청나게 커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사이클로트론은 전체가 일정한 크기의 자기장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하므로 사이클로트론이 커지면 자석도 따라서 커져야 한다. 자석이 커지면 무게가 엄청나게 늘어나야 하고, 비용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난다. 보다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한스 베테가 지적한 상대성 이론의 효과였다. _p.34
루비아는 SPS 가속기를 충돌장치로 개조하는 한편 충돌현상을 관찰할 검출기 실험팀을 구성했다. 실험팀의 코드네임은 UA1이었고, 여기서 UA는 지하구역(Underground Area)을 의미했다. 충돌실험은 SPS 가속기 내에서 일어나야 하므로 가속기가 위치한 지하에 검출기를 설치하기 위해 거대한 공동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검출기가 거대한 만큼 실험팀의 규모도 거대했다. 실험팀은 CERN을 비롯해 독일의 아헨공대, 프랑스의 꼴레쥬 드 프랑스, 새클레이, 영국의 러더퍼드 연구소와 버밍험 대학, 이탈리아의 로마 대학, 오스트리아의 빈 대학과 미국의 위스콘신 대학 등 전 세계 13개 연구소에서 온 130여 명의 물리학자로 구성되었다. 당시에는 보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규모였다. UA1은 1978년 6월 29일 CERN의 회의에서 정식으로 승인되었다. _p.76
1975년 스탠퍼드 대학의 마틴 펄(Martin Lewis Perl)이 전자와 뮤온에 이어 세 번째 렙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다시 표준모형의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세 번째 중성미자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의 쿼크가 있어서 세 번째 세트를 완성해야 한다. 놀랍게도 1977년 페르미 연구소의 레더만이 다섯 번째 쿼크를 발견했다. 이로써 표준모형의 구조는 여전히 훌륭하게 성립하고 있으며 쿼크에도 세 번째 세트가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이제 여섯 번째 쿼크를 찾아 세 번째 세트를 완성해야 할 때다. 펄이 발견한 세 번째 렙톤의 이름은 ‘3’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첫 글자를 따 ‘타우(tau)’가 되었다. 다섯 번째 쿼크의 이름은 ‘보텀(bottom)’으로 지어졌고, 그와 짝을 이룰 여섯 번째 쿼크는 자연스럽게 ‘톱(top)’ 쿼크가 되었다. _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