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번개 소녀다. 나는 폭풍이다. 그 말은 꼭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번개 소녀는 죽었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대의를 위해서, 그리고 여전히 저기 어딘가에 있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다. 그들은 이 마지막 순간에 내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똑바로 설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여기 이 야수의 배 안에서조차 계속 싸울 것이다. 메이븐은 또 한 번 사슬을 잡아 당겨 내가 궁중 사람들을 마주하도록 강제로 내 몸을 휙 돌린다. 차가운 은혈들이 나를 되쏘아본다. 자신들의 색을 생명력이 침출된 파랑과 검정, 보라와 회색 아래에 숨기고 있다. 혈관에는 피 대신 강철과 다이아몬드가 흐르는 사람들. 그들은 내가 아니라 메이븐을 보고 있다. 그 시선에서 나는 답을 찾아낸다. 그 시선에서 나는 갈망을 읽는다. 짧은 한순간, 철저히 혼자인 옥좌 위의 소년 왕에게 동정심이 느껴진다. 다음 순간, 깊은 곳에서부터 지분대는 희망의 숨결이 느껴진다. 아, 메이븐. 네가 있는 이곳은 얼마나 엉망진창인 거니. 그저 과연 누가 먼저 공격해 들어올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진홍의 군대일지, 아니면 메이븐의 목젖을 째고 그의 어머니가 목숨을 바친 모든 것을 빼앗을 준비가 되어 있는 저 귀족 남녀들일지.
피로 인해 신분이 결정되는 세계, 비천하게 태어났으나 특별한 한 소녀가 모든 것을 바꾼다!
메어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스스로 메이븐의 죄수가 되는 길을 택하고, 능력을 빼앗긴 채 고문을 당한다. 모든 것이 그녀를 위협하는 왕궁에서 메어가 의지할 것은, 그녀에게 집착하는 메이븐의 자비뿐이다. 한편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하는 소녀를 되찾기 위해서 칼도 총력을 기울이는데……. 노르타를 벗어나 레이크랜즈, 몬트포트, 프레이리 등 타국으로까지 점차 확대되는 혁명의 불꽃! 강력한 왕족과 신혈들이 속속 등장하고, 노르타 역시 내전의 위기에 휘말리는 등 사건은 점차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