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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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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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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3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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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8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0.3만자, 약 6.7만 단어, A4 약 127쪽?
ISBN13 9788993854572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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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발따사르 뽀르셀
뽀르셀Baltasar Porcel i Pujol(1937?2009)은 거의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에스파냐의 대표 작가이자 열정적인 기자다. 그는 『밀수꾼들』을 비롯한 장편소설 16권 말고도 수많은 논픽션, 에세이, 여행서, 단편소설, 극작품, 영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생산했고, 다수의 작품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러시아어, 슬로베니아어, 베트남어로 등으로 번역되었다. 특히 그는 지중해의 문화와 신화적인 세계를 심오하게 탐색함으로써 그의 소설에는 고향 마요르까의 토속문화와 신화의 문학화 과정을 통해 형상화된 세계주의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생전에 세계의 독자들에게 지중해 문학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에스파냐뿐 아니라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한때 에스파냐의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역자 : 조구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까로 이 꾸에르보’에서 문학석사학위를, ‘폰띠피시아 우니베르시닷 하베리아나’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에스파냐와 중남미에서 생산된 다양한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그 동안 『백년의 고독』『사랑의 모험』『항해지도』『이야기하기 위해 살다』『책 파괴의 세계사』『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예고된 죽음의 연대기』『소금기둥』『바틀비와 바틀비들』『파꾼도』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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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열일곱 살이었을 때다. 그해 8월, 북풍이 휘몰아쳐 온통 하얗게 부서지는 거센 풍랑이 일던 바다 위에서 그는 죽음에 대해 깨달았다. 그러니까 마을에 축제도 없었고 매주 일요일이면 요란스럽게 거리를 돌아다니던 날카로운 피리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여인들이 박하나무 화분에 물을 주어 문 옆에 걸어두곤 하던 8월이었다. 옆 동네 사라꼬의 보리를 베어낸 황금빛 밭 사이에 있는 에스코스에서 열리던 경마도 그해 8월에는 열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탈곡도 하지 않았고, 밀과 보리 다발들은 들판에서 방치된 채 그대로 놓여 있었으며 알갱이들은 새들의 먹이가 되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억양의 언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어느 참혹한 밤에 공동묘지의 담장 뒤에서 총에 맞아 죽은 이들의 가족들이었고, 아들들을 전쟁터에 내보고 홀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었다. 무심한 새들은 말라서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곡식 알갱이들은 쪼았고 어지러운 여름을 지저귀는 소리로 가득 채웠다. 아비규환과 피비린내 나는 죽음을 동반한 스페인 내전이 발발한 것도 몇 주 전이었다. --- p.26

바다는 잔잔했고 햇빛은 채찍으로 때리는 것처럼 따끔따끔하게 빛났다. 배는 빛바랜 넓은 막으로 뒤덮여 있는 것 같은 티 한 점 없는 쪽빛 바다를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가로지르고 있었다. 배는 마치 날카롭게 반짝거리는 빛 사이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였다. 뱃머리가 가르고 있는 두 줄기의 물살만이 생생하게 피어오르는 물보라와 더불어 어떤 신선함 느낌을 주는 유일한 것이었다. 배의 철 갑판은 이글이글 타는 것 같았다. 쁘루덴시는 샤워실로 가서 바닷물을 담아 놓은 통을 들어올렸다. 그 통들을 갑판으로 던졌다. 물은 즉시 가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정도로 펄펄 끓는 듯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동쪽 바다와 육지가 하얀 구름 띠에 뒤섞이고 있었다. 매끄러운 물 위로 고기 하나가 튀어 두 뼘쯤 높이에서 몸을 비틀더니 물의 표면에 부딪칠 때 첨벙 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자 희미한 원형의 물살이 생겼다가 넓게 퍼지며 사라졌다. 보따폭 호 뒤로는 잔잔한 항적이 보였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하얀 국수가락 같았다. 서쪽으로 멀리 배 한 척이 보였는데 크기가 구두만 했다.--- p.97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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