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더스 헉슬리 한 올도 어김없는 실증론자에서 모든 것을 직관(直觀)에 묶어버리는 신비주의자로 변화된 두 인생을 산 이중인간, 19세기에 낳아서 20세기에 죽어간 대부분의 서구(西歐) 엘리트들의 정례노선(定例路線)이기도 한 이 유형의 대표적인 소설가가 ‘올더스 레오나드 헉스리’이다. ‘다윈’의 ‘종(種)의 기원’ 연구를 인계받은 ‘T H 헉슬리’를 할아버지로,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줄리안 헉슬리’를 형님으로 1894년 영국에서 태어난 ‘올더스 헉슬리’는 자연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소설가답게 모든 사물을 이성(理性)하나로 뚫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철저한 합리주의 작가였다. 이성만으로 풀리지 않는 현세를 이성이라는 한 개의 무기만으로 해석하려는 데서 따르는 해학과 시니시즘은 그의 초기작품의 유형을 이룬다. 이 분류에 드는 것이 ‘크롬 옐로우’라는 중편과 ‘안틱크 헤이’ ‘연애대위법’ 등. ‘헉슬리’가 신비주의로 넘어간 계기는 ‘D H 로렌스’와 사귄 뒤 부터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엘리뜨들이 정치에 손을 댐으로서 변화를 꾀한 1930년대에 ‘헉슬리’는 자신이 젊었을 때 비웃었던 동양적인 신비주의를 파고들었다. 따라서 그의 작품도 시니시즘이 점차 사라지고 심지어는 최면술과 심리 요법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것은 그의 약해진 시력과 체력에도 관련이 있다고들 말한다. 후기 신비주의 작품으로 나타난 것이 ‘아일랜드’와 ‘가자에 눈 멀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