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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스 파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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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스 파시즘

진중권 등저 | 개마고원 | 2001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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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7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548670
ISBN10 898554867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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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진중권 외
노혜경
시인이자 부산대학교 강사. 저서로는 시집 『새였던 것을 기억하는 새』『뜯어먹기 좋은 빵』과 『한국 서술시의 시학』(공저)이 있다.

이명원
문학평론가이자 『비평과전망』 편집위원. 저서로는 비평집『타는 혀』가 있다.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저서로 저널룩 『인물과 사상』시리즈와 『김대중 죽이기』『이미지와의 전쟁』『한국 지식인의 주류 콤플렉스』 등이 있다.

진중권
문화비평가이자 『아웃사이더』 편집주간. 저서로 『미학 오딧세이』『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춤추는 죽음』이 있다.

시타
현재 '운동사회 내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와 여성주의자 모임인 '델타 페미니스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승화
영페미니스트 출판기획 『달과 입술』편집장. 저서로 『나는 페미니스트이다』가 있다.

권김현영
사이버 마초를 근절하기 위한 사이트 '시스터본드'에 참여했으며 저서로 『20세기 여성사건사』(공저)가 있다.

김현수
사는기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빈곤가족과 일하기』『가정폭력 가해자와 집단프로그램』을 곧 출간할 예정이며, 번역서로 『인터넷중독증』이 있다.

김진희
주부이자 출판기획 편집자로 일하면서 월간『인물과 사상』에 글을 연재하는 등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창비가 개혁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앞서 인용한 박윤규의 글을 매우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그가 글을 "개인적으로 제 완곡한 표현이 백낙청 선생님 개인의 위엄에 손상을 드린 일이 있다면, 그 또한 제 본래의 의도는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며 글을 마칩니다"라고 마무리짓는 걸 보고선 고개를 다소 갸우뚱거렸다는 걸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건 다음과 같은 의문 때문이었다. 백낙청 선생님 개인의 위엄은 손상을 받으면 안 되는 건가?
정서의 다수결주의로 보자면 나의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생각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겠다. 나는 창비 스스로 이젠 창비의 신화를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기득권을 더 이상 누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혁과 진보와 전혀 무관한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극우 신문과도 평화공존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리고 그걸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려 하는 창비에게서 무슨 개혁과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 박남철-반경환 사건에서 보듯, 무자비한 인권유린에 대해 침묵하면서 창비 출신 문인을 위한 변명에만 열을 올리는 백낙청에게서 무슨 개혁과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 pp.86-87
이번 박남철 사건은, 그 자신이 의도한 것과는 다른 의미에서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다. 한 여성을 매도하기 위해 문학이 사사로운 무기로 동원되고, 그것을 문학권력자들이 묵인하고, 나아가 그 어떤 여성 문인도 거기에 맞서 김○○ 시인에 대한 옹호나 배려를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문단적 상황, 이는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말의 타락이 어디까지 왔나를 알려 주는 정말로 놀라운 문학적 상징이자, 한국 여성이 처한 현실이 실제로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극히 페미니즘적인 상징이다.
'말'하기 시작한 여성에 대한 응징으로서의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여성 자신이 만들어가는 데 대한 조직적 방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성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여성 이미지를 관리하고 독점하려는 '말'의 억압인 셈이다.

성폭력이 주된 응징 수단이 되는 지배전략 아래서는 남성에 의해 제시된 숙녀와 탕녀라는 두 종류의 여성만이 사회 내에 나름의 지분을 지니고 살아남는다. 자신의 여성성을 순치시켜 남성들과 공존할 능력을 지닌 여성이거나, 남성을 위한 성의 대상이거나. 이 두 종류의 여성상은 근대 자본주의 사회가 여성억압이라는 토대 위에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문학을 통해 끈질기게 제시해온 바로 그 여성 이미지들이다. 오로지 성의 두 효용인 생식과 쾌락이라는 두 분야에 얌전히 종사하는 여성들에게만 이 사회 내에서 생존의 길이 보장된다. 원래 하나인 사랑의 두 측면을 강제로 분리·외화시키는 남성의 통치전략은 이렇듯 여성을 여성 자신과 대립하게 한다. 남성지배 사회의 견고한 식민지인 여성은, 사회나 남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강제될 뿐만 아니라 그 스스로 사회와 문학이 부과하는 여성 이미지를 수납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식민화되기 때문이다.
--- pp.29-30
우리 사회에서 학습된 절망, 강요된 침묵의 메시지는 참으로 강력하다.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이를 즉시 발설하거나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문제제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에 대해 먼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너무나 철저하게 학습받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곳에 갔을까?" "내가 왜 술을 마셨을까?" "내가 왜 그 사람을 믿었을까?"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이렇게 "내가 왜…?"로 시작되는 무수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에서 싸움을 시작한다. 이것은 무슨 이상한 유전자가 여성들의 염색체 속에 들어 있어서가 아니라, 성폭력 사건을 발설하는 순간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를 다른 여성들의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가를 심문한다. 평소의 '행실'이 어땠는가? 담배를 피우는가? 주량은 얼마나 되는가? 사건 당시 옷차파림은 어땠나? 가해자와 왜 동석했나? 가해자가 폭력을 휘둘렀나? 휘둘렀다면 얼마나 강압적이었나? 정녕 성폭력을 당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나? 정말 최선을 다해 저항했나? 등등.
도대체 이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내가 그 자리에 가지 않았으면 내가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아니 애초에 내가 그 가해자와 모르는 사이였다면 성폭력을 피해갈 수 있었단 말인가? 물론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심문하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다른 어떠한 범죄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도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스스로 '내가 그러한 성적 접촉에 동의한 적이 있는가'의 여부가 아닌 '내가 왜 그 곳에 갔고 왜 술을 마셨고 왜 가해자와 친하게 지냈는가'를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성폭력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애초에 무엇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는 극심한 혼란과 자아 존중감의 파괴를 결과한다는 점에서 진정 폭력 그 자체이다.
--- pp.120-121
대한민국 젊은년들이 다 그렇지 머... 특히 돌대가리 빡아 성격장애자 추녀 페미들.. 거짓말 안하고 이런 짓거리 하는 년들 남자한테 못 본 꼴 당했거나 가정환경에 문제 있는 년들이다.... 아님 얼굴이 못생겨서 언제나 남자들의 조롱 속에 살아온 그런 년들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월장』의 글을 읽고 정상적인 사람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은 이런 것이다. 가령 그 텍스트를 공감하는 사람은 킥킥 웃으며 "맞아, 맞아"라고 할 것이며, 찬성도 반대도 안 하는 사람은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 하며 그냥 넘어갈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시니컬하게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나 너무 지나친 일반화 아닙니까?" 혹은 유머러스하게 "아가씨들, 에이, 너무 그러지 마셔." 혹은 진지하게 "월장 편집진 여러분, 과장이 지나친 거 아닙니까? 재고해 보십시오." 그리고 '클릭'을 해서 다른 사이트로 서핑을 떠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이 정상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보일 반응들의 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게 되었던가. 가벼운 코멘트 정도로 넘어갈 일이 졸지에 성난 예비역들의 집단난동 사건으로 비화하지 않았던가. 해프닝도 이런 해프닝은 다시 없을 게다. 이 사태의 이상함, 요상함, 괴상함 혹은 기이함, 기괴함, 그로테스크함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 pp.1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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