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가, 메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출생. 미국문학의 걸작 『주홍글씨 (The Scarlet Letter)』로 국제적 명성을 얻음. 보든대학 졸업 후 세일럼에서 정착하여 글을 씀. 1839년부터 이듬해까지 보스턴 세관에서 근무. 1841년 보스턴 근처 브룩농장에서 일했으며 1846년부터 3년간 세일럼의 항구에서 세관원으로 일한 뒤 영국 리버풀 주재 미국 영사로 임명되어 4년간 근무함. 1864년 프랭클린 피어스와 함께 뉴햄프셔 지방을 방문하던 중 세상을 떠남.
장편소설 『주홍글씨』『일곱 박공의 집』『브리스데일 로맨스』『대리석 목신상』외에 『신생아 반란』『이선 브랜드』『라파치니의 딸』『낡은 저택의 이끼』등 100여 편의 단편 소설을 남김.
그는 미친 듯이 목사복의 폭 넓은 타이를 앞가슴에서 떼어버렸다. 이윽고 표적은 나타났다! 그것을 여기서 묘사한다는 것은 불경스러운 노릇이다. 그 순간 공포에 질린 군중들의 시선은 끔찍스런 이 기적 위에 쏠렸다. 그 동안 목사는 극시한 고통의 절정에서 승리를 얻은 사람처럼 얼굴에 승리의 빛을 불그레 띠더니 이내 교수대 위에 힘없이 쓰러졌다. 헤스터는 목사를 반쯤 일으켜 그의 머리를 자기의 가슴으로 떠받쳤다. 로저 칠링워드 노인은 마치 넋을 잃은 사람인 양 멍청하고도 얼빠진 표정으로 목사 옆에 무릎을 꿇었다.
"기어이 내게서 도망쳤군!" 하고 그는 몇 번이나 뇌까렸다. "기어이 내게서 도망쳤어!"
"하느님, 이 사람을 용서하옵소서"하고 목사는 말했다.
"당신도 큰 죄를 지었소."
목사는 죽음이 깃들인 눈을 노인에게서 돌려 두 모녀를 바라보았다.
"귀여운 펄," 하고 그는 힘없이 말했다. 그 얼굴에는 깊은 안식 속에 포근히 잠기는 영혼처럼 아늑하고도 부드러운 미소가 어렸다. 아니 죄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나니 흡사 어린 아이와 더불어 히롱이라도 할 듯싶은 심정이었다. "귀여운 펄 이젠 내게 입맞춰주겠니? 저 숲 속에선 안 해줬지만! 이젠 해주겠지?"
펄은 그의 입술에 입맞추었다. 마침내 주문은 풀렸다. 이 야성적인 어린애마저 한몫 끼였던 이 커다란 비애의 장면은 그 애의 동정심을 싹트게 했다. 뒤미처 아버지의 뺨에 떨어진 펄의 눈물은 이 애가 인간의 기쁨과 슬픔 속에서 자라서 앞으로는 영원히 세상과 싸우는 일 없이 어엿한 여인이 되겠다는 맹세였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괴로움을 끼치는 자식으로서의 펄의 임무도 이젠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