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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외)
eBook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외)

[ EPUB ]
이미륵 저 / 정규화 | 범우사 | 2013년 03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3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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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1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0.9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2.9만자, 약 4.3만 단어, A4 약 81쪽?
ISBN13 9788908032149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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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아버지에게서 '천자문'을 배웠고,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수암은 곧잘 '나'를 '미악'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그가 'ㄹ'과 '으'를 발음할 수 없어서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그는 습자지로 연도 곧잘 만들었다. 우리들은 집 안에 세운 서당에서 공부를 했다. 나와 수암은 훈장에게 맞아가면서 공부했다. 연을 만들려고 습자지를 함부로 써 버렸기 때문에 훈장 앞에서 우리는 바지를 높이 걷어 올려 종아리를 맞아야만 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은 나보다 나이가 들었으므로 공부가 우리 둘보다 훨씬 앞섰다. 수암과 나는 꼬마 아이들과 함께 '삼강 오륜'과 짧게 간추려진 한국 역사책을 배웠다. 우리는 가끔 종각이 있는 놀이터에 가 놀았다. 그 곳에서 다른 동네 아이들과 패싸움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구월에게 이끌려, 연극을 구경하기도 했다. 우리들은 약 삼십 명의 탈을 쓴 광대들이 음악에 맞추어 온 거리를 통해 북문 앞 노천 극장까지 행진하는 그 무리들 속에 휩쓸렸다. 무수한 사람들이 성벽 위의 문루며, 무대를 둘러싼 높은 언덕이며, 그늘진 큰 나무 아래에 앉아 구경하고 있었다.

설날에 우리는 어른들께 세배를 드렸다. 그리고 아버지와 놀음을 즐겼다. 그러나 항상 놀음에 진 수암은 고집 불통이었고,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며칠 후, 나는 불공을 드려 준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아주 먼 지방에서 온 할머니였다. 그는 자그마한 사내아이었던 나를 '내 아들'이라고 불렀다. 내 어머니도 그 할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도록 하였다. 그가 비록 나를 낳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내 어머니를 위하여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었고 또 그랬기 때문에 나를 낳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 p.62
나는 어렸을 때 한번 어머니 몰래 산에 갔던 일이 있다. 학교 친구들하고 소풍 갔다가 그날로 집에 돌아오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집과 우리가 갔던 산 중간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산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었다. 나는 평생 처음으로 동경과 근심 그리고 후회로 가득 차서 밤새 한잠도 못 자고 밤을 꼬박 새웠다.

내 나이 열여섯 살 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어머니 곁을 떠났다. 우리 어머니는 고집이 너무 세었고 자식들이 유복하기만을 항상 바라고 계셨다. 그리고 나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유약하다느니, 너무 다정다감하고 너무나 불안정해서 누가 뭐라고 하면 얼른 유혹될 형이라고까지 하였다. 나는 본래 사람을 성격에 따라서 분류하는 것을 싫어했다. 다시 말해서 경쟁의 현실 세계를 경멸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집을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을 다 잊고 다 버릴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었다. 즉 나의 책들, 내 방, 집, 고향, 친지, 벗, 그리고 친척들을 용감하게 저버릴 수가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부담스러웠고, 나를 억누르고 굴복시키는 무거운 짐같이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을 나는 떠나버렸고, 또한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버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단 하나 내가 버릴 수 없었던 것은 동양인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대한 책임인 '자식의 의무'였다.

많은 부모들 중에는 좋지 못한 분들도 있어서 자식들이 어른들에게 복종하지 않았으리라는 나의 생각과 내가 어머니에게 거역하는 것과는 사실상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우리가 옛날에 배운 것처럼 천벌에 대해서 나는 잠시도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아니, 나에게는 분명히 천당이나 영혼이 없었고 사람이 죽으면 그저 그만이라는 생각뿐이었다.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서 이 모든 것은 내가 마치 다 해진 옷을 벗어버리는 것 같은 미신이었다. 터줏자리와 신전, 그리고 장례 예식 등은 내가 보기에는 그저 웃음거리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며, 나 자신에게는 그저 천하게만 여겨졌다.
---pp.13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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