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려는 아이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문제이다. 부모인 내게 있는 허전함, 외로움은 아이가 주는 것이 아니다. 부모 자신이 원래 갖고 있던 문제가 아이에게 집착되어 나타나다가 그 대상이 사라지면서 다시 드러나는 것뿐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다스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녀가 사춘기 반항을 보일 때 부모 자신도 혼자 일어서는 연습을 다시 한다. - p.31 [자기 상처를 인정하지 못하는 부모] 중에서
자녀가 이유 없이 미운 부모는 먼저 자신의 내면을 살펴야 한다. 부모와 똑같은 모습이 예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달라서 신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로만 생각되는 이유는 부모 개인의 불만족이나 건강하지 못한 생각, 해결되지 못한 정서나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부모들의 경우 견딜 수 없는 화와 폭발적 분노가 자꾸 반복된다. 이후에는 ‘내가 왜 또 그렇게 화를 냈을까?’에 대한 자책이 심해진다. 이러면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에서 싸우는 내내 해결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기운만 빠지는 느낌에 심신이 고달프기만 하다. - p.43 [아이가 미운 건 사실은 자신 때문이다] 중에서
집중을 잘해야 한다, 즐겁게 공부해야 한다 등의 틀에 박힌 생각 때문에 아이의 마음을 자꾸 무시했다. 아마도 즐겁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속에는 즐겁게 공부하면 아이가 좀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그래야지 공부를 시키는 엄마도 덜 미안할 것 같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짜증을 내고 힘들다 불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확 상하면서 동시에 아이가 행복해하지 않은 모습이 내 탓인 양 여겨져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말로라도 그렇게 표현하면서 부모에게 자기 힘든 것을 이해받고 싶을 뿐이다. - p.84 [다른 건 부모 마음대로, 공부는 혼자 알아서?] 중에서
청소년기는 여러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자아정체감을 찾아가는 가운데 심한 열등감을 갖는 시기이다. 이러한 열등감을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내면의 두려움과 불안을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오히려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서 짜증과 화를 동반한 욕을 사용한다. 욕은 직접 공격하기 힘든 상대를 언어로 제압하는 또 다른 공격성의 표현으로, 내면의 감추어진 자신의 공격성을 해소시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돕는다. - p. 132 [불안함을 감추기 위해 욕을 하는 아이들] 중에서
사춘기 자녀는 자신의 개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부모와의 연대감도 유지하고 싶어 한다. 꽤 어른인 척하다가도 갑자기 어린아이 같이 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 때문이다. 부모와 분화된 관계를 원해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목표를 갖지만, 그러면서도 부모의 정서적 헌신은 여전히 기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부모를 원치 않는다는 식으로 사춘기 자녀의 반항을 잘못 해석해서 부모가 자녀에 대한 정서적 헌신을 철회한다면, 아이는 깊은 상처를 받고 더욱 화를 낼 것이다. 자녀가 어른인 척하려 할 때는 그렇게 인정해주고, 어린아이 같이 퇴행적으로 행동을 할 때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가장 좋다. - p.285 [건강한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의 특징] 중에서
아이들과 엄마의 마음을 잘 아는 이영민 소장의 따뜻한 마음과 식견, 경험이 잘 어우러져 어려운 사춘기 문제를 쉽게 풀어준다. 사춘기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경험하는 정상적인 과정임을 알려주면서 이 시기에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현명한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부모는 더 편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웅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 의학박사)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겪는 분노, 실망, 우울함, 외로움 등의 지친 마음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간다. 부모들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자여와 건강한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도록 이영민 소장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해결책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