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1961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했다. 1960년 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면서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강사를 지냈다. 1976년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해 1997년까지 후진양성에 힘썼다. 국제경제학회 이사(1983), 금융통화위원회 위원(1983~1989), 대덕경제연구회 회장(1985~1988)을 지냈다. 그 뒤에도 세계은행(IBRD)국제통화기금(IMF) 총회 한국대표(1985), 한국은행 총재고문(1989~1992), 한국조폐공사비상임이사(1990), 충남대학교 경상대학장(1991)을 거쳐 1998년 한국은행 총재가 됐다. 그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2002),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2003)을 지냈다.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찍부터 신용협동조합운동을 전개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주요 저서로는 『사회정의와 경제의 논리』(1980), 『한국경제론』(1986), 『경제협력 이야기』(1987), 『한국화폐전사』(1991), 『경제학원론』(1993) 등이 있다. 1972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2004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
부가 성공의 잣대는 물론 보편적인 삶의 가치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깨끗하고 생산적이어야 한다. 부정한 방법이나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자산가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불로소득이나 치부를 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자산가들은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깨끗한 자산 축적을 통해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같은 사회적 책무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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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간 소득과 부의 불평등 심화, 도시와 농촌간의 발전 격차, 생활환경의 격차 심화, 산업간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장력 차이와 그에 따른 경제력 집중 현상 등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큰 문제이다. 이제는 이런 불만을 모른 척할 수가 없다. 이를 못 본 체하면 사회 불안과 경제 활동의 위축을 야기하여 모처럼 얻은 성장 탄력성을 약화시키는 한편 인간적 삶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낙후 부문과 저소득층의 역량 제고를 위하여 투자를 증대시켜서 생산력과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고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는 수밖에 없다. 지속 성장의 당면성 외에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노동시장 안정화 지향도 매우 시급하다. 동시에 기득권 계층이 생활양식과 태도를 개선하여 눈에 보이는 격차감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를 위해서는 검소하고 남을 의식하는 소비생활의 윤리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기부 문화의 생활화도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전 총재는 외환위기 직후 쑥대밭이 된 금융 시장의 혼란을 수습하는 데 금융계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였다. 통화 신용 정책의 지표를 통화량에서 금리로 바꾸었고, 한은 업무의 능률 향상을 위해 그 조직과 운영을 개선하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 ―조순(전 부총리?서울대 명예교수?명지대 석좌교수)
전 총재는 이 책에서 풍부한 경험, 깊은 사색, 놀라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주요 과제들에 대한 명쾌한 논리 전개를 통해 냉혹한 세계 경제 환경하에서 한국 경제의 생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박승(한국은행 총재)
이 책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 존재양식을 담은 유고집이다. 따라서 그 분의 책을 읽는 것이 곧 한국 금융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 ―임기석(신용협동조합중앙회장)
우리가 한국 경제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혜안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이경의(전 숙명여대 교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