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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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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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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퍼트리샤 윌트셔
영국의 식물학자, 화분학자이자 고고학자. 무엇보다 지난 25년간 300건 이상의 까다로운 범죄 사건을 해결해온, 법의생태학의 선구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유년 시절 기관지염과 폐렴을 앓아 병약했던 그녀는 주로 백과사전 전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때 접한 지식들은 어린 그녀가 세상을 폭넓은 시선과 왕성한 호기심으로 대하게 이끌어주었다. 의학 연구실과 건축 회사를 거쳐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식물학을 공부한 그녀는 미생물과 일반생태학을 강의하다 런던대학교 고고학연구소에 부임, 환경고고학자로서 영국 전역을 누비며 과거의 환경을 재구성하는 일을 했다. 어느 범죄 사건의 증거 분석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한 통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그녀는 살인, 강간, 납치, 은닉 등의 다양한 강력 사건에 수십 년간 쌓아온 과학 전문 지식을 동원, 현장의 이미지를 명징하게 그려내고 무고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며 가해자를 법정에 세우는 데 기여해왔다.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놀라운 정확성과 호기심, 겸손, 그리고 진실에 대한 열정 덕에 이제는 ‘법의학의 여왕’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영국 동남부 지역인 서리(SURREY)에 거주하며, 세계법의학협회?영국왕립생물학협회?린네협회 회원으로서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를 누비며 왕성한 연구와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자 : 김아림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서는 생물학의 역사와 철학, 진화생물학을 공부했다. 과학을 넓은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일에 관심이 있어 출판사에서 과학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지상 최고의 사운드』, 『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 『괴물의 탄생』, 『뷰티풀 사이언스』, 『세포』, 『고래』, 『세상의 모든 딱정벌레』, 『자연의 농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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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흔들었던 또 다른 사건이 있다. 스칸디나비아 출신 열다섯 살 소녀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영안실의 냉혹한 전등 아래 알몸으로 누워 있는 소녀의 모습은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다. 소녀가 날씨 좋은 여름날 숲속에서 살해된 이유는 소녀의 몸을 훔쳐보며 풀밭에 무릎을 꿇고 자위를 하려 했던 한 남자의 광적인 욕정과 집착 때문이었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소녀의 몸을 본 나는 깊은 참담함에 빠졌다. 소녀가 누려야 할 삶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기에.
--- p.18

“예컨대 나는 신발에 묻은 미세 입자를 살펴 당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숲 지대나 정원을 따라 자란 블루벨 꽃가루가 신발에 묻어 있다면, 당신이 어느 길을 따라 집으로 걸어왔는지도 알 수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어디에서 머물렀는지, 어느 들판 한구석에서 기다렸는지, 어느 벽에 기대 연인을 기다렸는지까지 맞혀낼지도 모른다. (중략) 자연은 이처럼 우리 몸 안팎에 흔적과 단서를 남긴다. 우리가 환경에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환경 또한 우리에게 흔적을 남기는 셈이다. 가끔은 그 단서를 잘 구슬려 얻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에게, 자연은 언제나 비밀을 풀어놓을 것이다.”
--- p.20

사람이 같은 사람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일들을 매일같이 직면해야 하는 세상에서, 충격에 둔감해지거나 지적인 도전 과제 속에 빠져 인간으로서 느껴야 할 감정을 보류하는 일은 얼마든지 쉽게 일어난다. 사랑하는 고양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서재에 앉아 조앤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읽고 있자니,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조앤 넬슨은 우리가 풀어야 할 한낱 수수께끼가 아니었다. 몇 년에 걸쳐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맞서야 할, 도전 과제 역시 아니었다. 조앤은 사랑과 희망, 두려움, 야망을 갖춘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 p.43

한 남성의 시체가 버려졌던 하트퍼드셔의 한 산울타리 옆에서, 나는 에드몽 로카르의 “모든 접촉은 흔적은 남긴다”라는 통찰을 나만의 방식으로 조금 다르게 느꼈다. 그동안 스스로 자연 세계에 관해 합리적인 지식을 갖췄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겨우 그 표면을 깔짝댔을 뿐이었다. 나는 내가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간과해왔음을 깨달았다. 낯설었으며 불가사의한 것들로 가득했던 세계는 한층 더 기묘해졌으나 여전히 너무나 경이로웠다.
--- p.73

이것이 바로 학교를 종종 빠지는 아이, 몸이 아파 집에 있어야 해서 다른 아이들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을 체험할 수 없는 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는 자기만의 생각을 그대로 지닌 채 아무도 모르게 실험을 할 수 있다. 항상 생각해왔지만 그것은 자연에 대한, 그리고 표면 아래에 놓인 존재들과 아무도 알 수 없는 그것의 여러 측면들에 대한 매혹에서 온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런 것들에 여전히 매혹되고 있다.
--- p.96

나는 재킷을 똑바로 바라봤다. 비록 일생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보냈지만 여기선 그 경력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과학자인데 더해 주부이자 어머니이기도 했다. 옷에서 흙 얼룩을 빼내는 법은 확실히 안다. 세제 같은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물의 표면장력을 낮추고 세제가 직물 속으로 침투해 파묻힌 먼지와 미립자를 들어 올리게 한 다음 씻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은 결국 무엇인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뻔하다. 정확히 세탁기로 빨래를 할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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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매혹적인 서사! 학문적으로도 흥미로운 동시에, 마음을 사로잡는 진정성까지 느껴져 책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 법의학자 리처드 셰퍼드 박사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저자)

“이 책은 실화가 소설보다 더 놀라울 수 있음을 증명한다. 분할 만큼 솔직하고, 완벽하게 매혹적인 책!”
-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먼 베킷

“드디어 [미스 마플]의 실사판을 만났다!”
- [월스트리트저널]

“만약 여러분이 [랩 걸]의 팬이라면, 과학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바로 윌트셔의 삶 그 자체-에서도 역시 영감을 받을 것이다.”
-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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