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가 ― 경제가 나쁠 때뿐 아니라 좋을 때에도 ― 국민 정서에 그토록 짙게 자리하는 것일까? 특히 시장경제의 가장 큰 수혜자이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체제를 교묘하게 이용해 온 수많은 사람들이, 그 성공의 원천인 자본주의를 매도하는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p.14
자본주의를 오해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자유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가 ‘탐욕’에서 비롯되며 한쪽이 다른 한쪽을 ‘착취한다’는 악의적인 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이다. 자본주의의 바탕은 탐욕과 착취가 아니라 신뢰이다. ---p.18
그동안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예컨대 워드프로세서를 버리고 옛날 방식의 타자기를 고집했다면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 집 전화나 휴대전화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전자식 라우터 대신에 지금도 교환원을 활용하고 있다면? 트럭과 철도, 항공 운송을 포기하고 지금도 운하로 화물을 나른다면? 최신형 PC와 휴대단말기를 거부하고 거대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지금도 고집하고 있다면? 마지막으로, 전화와 팩스, 이메일 대신에 지금도 전보를 사용한다면 우리의 현재는 어디쯤에 있을까? 이렇게 해서 일부 일자리들이 유지되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더 많은 일자리들이 생성될 기회는 사라졌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의 생활수준도 형편없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을 것이다. ---p.83
깨진 유리창의 오류는 부의 파괴(빵집 주인의 유리창)가 그 유리창을 고칠 사람에게는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발생한 것은 부의 이전이다. 빵집 주인과 재봉사로부터 유리장수와 그의 협력업체로 부가 옮겨간 것이다. 그리고 빵집 주인은 새 옷을 장만하는 데 지출하려 했던 250달러를 결국 잃고 말았다. 정부의 일자리 프로그램에서도 이와 똑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사람들 눈에는 일과 일자리가 창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행위를 발생시키기 위해 기존의 부가 파괴된다는 점은 보지 못한다. ---p.112
부자들을 ‘때리는’ 것은 선거 기간에 표를 얻기 위해서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세계에서 부자들은 결코 빈민들을 희생시켜 부를 쌓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진실이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며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혁신 사업에 투입될 자본을 조성하거나 또는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부를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