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개띠다. 숨차게 달렸으나 평범한 50대다. 전라북도 진안에서 태어나 삼수 끝에 전북대학을 들어갔다. 대학을 나와 29살에 교사가 되어 4년간 교육과 석사과정을 병행했으며, 박사학위도 일하면서 취득했다. 이어서 39살에 시작한 학원은 5년 만에 자리를 잡았다. 내 나이 56살, 이른바 오륙도를 지나 쉰 살에 쓰기 시작한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아홉수 안팎에서 생애의 1할을 선불하며 삶을 바꾸어온 인생이다. 공무원, 자영업자,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살면서 사람과 현실을 보는 눈을 길렀다. 그동안 얻은 지식과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되는 일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이 책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누구도 다른 사람과 현실을 자기가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없다. 자영업을 하면서 보니 주인과 직원은 시간개념부터 달랐다. 주인은 월급날이 너무 빨리 오고, 직원은 급여일이 너무 늦다. 월급을 놓고 밀고 당길 때도 생각에 차이가 난다. 나도 월급을 받을 때는 여기에 있기에 아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사표를 냈다. (중략…) 지나간 날을 돌아보며 새로운 일을 하려고 앞을 바라본다. 내가 지금 걷는 길이 바로 나다. 열심히 살았으나 돌아보면 해놓은 일이 적다. 그래도 내 삶인데 어쩌란 말인가. 부둥켜안고 같이 춤추는 도리밖에 또 있는가. 강점은 활용하고 약점은 채우면서 고민을 함께 풀려고 한다. ---p.65
우리는 남의 공을 깎아내리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 한다. 오죽하면 새로운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데 5년을 쓴다고 할까. 그리하여 시작만 있고 끝이 없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p.98
인생은 외줄타기와 비슷하다. 잠시만 방심하면 균형을 잃고 떨어진다. 심신이 균형을 잃으면 병이 들듯이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갈등이 생긴다. ---p.117
한 가게에 물건을 찾으러 간 적이 있다. 가게 주인은 의자에서 일어나기는커녕 인사도 하지 않았다. 아예 물건 값은 포장지에 써놓았다. 나는 그가 말을 못하는 줄 알았다. 다른 날에 보니까 손자뻘 되는 아이와 재미있게 웃으면서 노는 게 아닌가. 내가 들어가자 바로 자리에 앉아 예전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대했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그는 장사를 잘해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객 가운데 한 사람이 신용을 쌓은 뒤에 사기를 크게 쳤다는 것이다. 그 뒤로 그 노인은 손님을 말없이 맞는다고 한다. 그런 내막을 알고 특수 업종이다 보니 고객들은 계속 거래를 한다고 했다. 말 때문에 말이 많은 세상에서 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