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즐기고, 취재원들에게서 기사감뿐만 아니라 인생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뽑아내기를 좋아하는 신문기자다. [서울경제신문]에서 정치부, 증권부, 성장기업부, 국제부, 생활산업부를 거쳐 금융부에서 은행과 보험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철이 들어 해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이리저리 적을 많이 옮겼다. 경북대에서 전자공학을 배웠으며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방송대에서 법학을 배웠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배웠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 경험을 통해 최고의 학습은 적을 두고 하는 공부보다는 뭔가를 느껴서 하는 독학이라고 믿고 있다. 요즘에도 필이 꽂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촌음을 아껴 자료를 수집하고 메모하고 쓰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최근 5년 간 매년 1권 이상의 책을 내고 각종 잡지에 왕성한 기고 활동을 소화할 수 있는 비결이다.주요 저서로는 『세상을 지배하는 숨은 법칙』『카페베네 1등 성공신화』, 『 탐욕의 제국, 미국 경제의 진실』『엉터리 경제학』 『기자, 편집된 진실을 말하다』등이 있다. shlee@sed.co.kr
업에 충실한 이들은 현재의 직장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않는다. 신문기자로 치면 어떤 회사의 기자로서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업 그 자체로 자신을 바라본다. 자신을 큰물에다 옮겨놓았기 때문에 스스로 발전해야 살아남는다. 업에 충실한 만큼 조직이 자신에게 원하는 수준에서 일을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기자로서 사명감에 따라 한계가 없는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 p.23
자신의 생존 환경을 바꾸려면 먼저 생존 환경에 철저히 적응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기업 환경이나 문화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것을 이해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할 줄 안다. 상황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보면 경력 계발이라는 것도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모습일 필요는 없다. 사람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경력은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이 아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인생 궤적을 보다 객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p.43
이제 직장과 구성원 간의 관계는 어느 누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요, 또 어떤 일이 벌어져도 서로 가족처럼 챙기고 돌봐주는 시혜적 관계도 아니다. 매몰차게 들릴 수는 있지만, 직장과 소속원의 관계는 비즈니스 파트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조직의 특성상 서열과 위계가 존재한다. 조직은 여기에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구성원의 나태를 막고 분발을 유인할 뿐이다. 조직과 개인 간에 작용하는 이런 역학 관계를 명확히 인식한다면, 업무를 통한 자기 발전과 더불어 회사 이후의 삶을 위한 추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도태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한 발버둥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표현 방식이기도 하다. --- p.77
영국의 문호 테니슨 경은 만년에 이르러 자기 서재 앞에 우람하게 서 있는 참나무 한 그루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 삶의 지혜를 「참나무」라는 시로 엮었다. 그는 이 시에서 ‘네이키드 스트렝스’라는 표현을 쓴다. 우리 말로는 ‘옷 벗은 후의 힘’으로 번역할 수 있다. 윤석철 한양대 명예교수는 특정한 자리에서 물러나 추해지는 사람이 있는 한편, ‘옷’을 벗은 후에도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인물도 있다고 말한다. 그런 것이 바로 진정한 네이키드 스트렝스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힘이라고 할까. 인생의 제2부라고 하면 제1부를 지운 새 삶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후반부는 전반부의 연장이다. 전반부에서 키운 역량을 바탕으로 제2부의 삶을 컨트롤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