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12월 22일, 충남 부여 生, 1985년 서강대 사학과 졸업, 1989년 드라마 『꿈...섬』으로 데뷔, 여러 드라마 집필 이후, 교회잡지 등에서 활동하다, 2005년 성극 『어머니의 이름으로』극본, 제작하여 공연 2008년 이후,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에서 활동
사랑하는 까닭에... 사랑이란 무얼까? 사람들이 사랑에 대한 수많은 아포리즘을 토해냈지만 공자님 말씀으로 기억하는 애이인욕생지야(愛而人欲生之也)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데, 풀어보면 “사랑이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살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고 옮겨 볼 수 있다. '사랑', '사람'이 '살다'라는 어원에서 파생했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공자님의 풀이가 가슴에 새겨진다고 작가는 이 책의 한 꼭지에서 말하고 있다.
이런 사적인 감정의 파장을 읽는 재미가 있는가 하면, 청계천에 일생의 승부를 건 세 사람, 즉, 이명박과 활빈교회의 김진홍목사 그리고 전태일을 이야기하는 “청계천이야기”는 짧은 글 안에 우리 현대사의 거친 욕망과 통곡이 진한 농도로 살아있어 몸으로 역사를 채우고 가는 이들의 굵직한 자취를 더듬어 보게 된다. 작가는 이 “청계천이야기”를 곧 뮤지컬로 만들어 청계광장에서 공연하여 전태일의 부활을 보여줄 거라고 한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의 대결전이라는 이름으로 선거를 치뤘다. ‘맞는 말이었을까?’ 작가는 청계천에서, 구로공단에서, 천호동의 어느 공장집에서 그 시절을 보낸 공돌이 공순이의 입장에서 보면 산업화와 민주화는 낮과 밤이나, 달과 별처럼 나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산업화와 공장생활을 하던 이들이 살아가는 삶이었고 민주화는 바로 그들이 꿈꾸었던 미래였기 때문이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 조선중기 이후로 늘 당파싸움의 이념이었던 성리학의 이기(理氣)의 논쟁에서, 형이상의 개념인 이(理)와 형이하의 실체인 기(氣)는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로서 나뉠 수 없다고 한다.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이 나뉘어 싸웠다는 지난 대선은 어쩌면 조선시대 내내 성리학적 이기논쟁으로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이들의 병폐를 다시 보는 느낌이 드는 현장이었다. 모두 삶의 결을 떠난 공허한 말에 우리는 다시 없는 일회성의, 유일회성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
한 사람이 일생을 성실하게 살며 성찰한 글들을 묶어낸 이 책 『사랑하는 까닭에』는 벙어리라도 말을 하겠네, 라는 말처럼 저절로 말이 되어 나온, 저절로 글이 되어 문득 책으로 엮어진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