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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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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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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640g | 140*210*35mm
ISBN13 9791195097302
ISBN10 1195097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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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가슴에 난 총알구멍과 벽에 박힌 총알을 제외하면 집 안에서 살인사건을 뒷받침하는 단서는 아무 것도 없었다. 하랄 올레센이 쓰러져 있던 거실의 탁자 위에는 두 사람 분의 커피와 케이크가 자리하고 있었다. 두 잔의 커피잔에서는 하랄 올레센의 지문만 나왔다.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그는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듯했다. 하지만 누가 그를 방문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으며 혹여 방문자의 신원을 알아낸다 하더라도 그가 살인범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 p.15

당당하고 확신에 가득 찬 그녀의 말투에 나는 매료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조금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려는지 찬물을 두 모금 삼킨 후 말을 이었다.
"첫 번째 가능성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자신의 가장 잘 알려진 추리소설 속에서 사용한 방법을 우리도 차용해보는 것이에요. 즉, 각각 다른 동기를 지닌 용의자들이 서로 협력해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지요. 이 경우 용의자들은 서로의 알리바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리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에요. 따라서 수사과정에서 모든 용의자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 pp. 83~84

“제가 혼자 지어낸 말인데, 사실 전 파리인간이란 단어를 꽤 자주 사용해왔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삶의 한 가운데에서 무언가 특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이런 사람들을 두고 파리인간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즉, 파리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경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비슷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게 되거나 스스로 그런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죠. 쓰레기 더미에 모여드는 파리 떼를 떠올리면 감이 잡힐지도 모르겠군요.” --- pp. 99~100

우리는 거의 10여 분 동안 말없이 음식에만 집중했다. 파트리시아가 말문을 다시 열었을 때는 디저트가 나온 직후였다.
"혼자서 집중해서 생각할게 있어서 무례를 범했어요. 양해해주세요. 우선 오늘 여행으로 수사에 큰 진전을 가져오신 점은 축하드려요. 범인은 이제 우리 코앞에 있어요. 내일 이 시간쯤이면 범인의 윤곽이 보일 거예요. 제 머릿속에는 체포당할 범인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같아요.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있어요. 아주 중요한 사항이에요. 이 사항을 해결하기 전에는 용의자의 범위를 좁힐 수가 없어요. 범인이 코앞에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체포할만한 명백한 단서가 없다는 것이 절망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제 추리가 명백하다고 드러날 때까지 조금의 시간을 필요로 하죠. 하지만 대답은 내일이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여기까지 숨도 쉬지 않고 말한 파트리시아가 잠시 숨을 골랐다. --- pp. 416~417

"감사합니다. 이렇듯 흥미진진한 사건수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점, 김픙 ㄴ감사를 드려요. 이번 사건에서 저의 지적 능력을 확인할 수 있어 만족하지만 저 또한 결국, 파리인간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군요."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경감님 잘못이 아니에요. 저는 이미 오래 전에 파리인간이 되어 있었지요.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그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에요."
--- p.49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68년 4월 4일. 2차 대전 당시 독일에 대한 저항군으로 활약했고 전직 노동당 당수이자 정부 고위관료였던 하랄 올레센이 오슬로의 자택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건은 자살을 가장한 타살로 밀실살인이었다. 수사를 맡은 ‘K2’라는 닉네임의 콜비외른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던 중 2차 대전 당시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과 이번 살인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같은 아파트의 거주자 대부분이 2차 대전과 관련되어 있고 각각의 과거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던 중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랑나르 보르크만 교수의 딸 파트리시아를 소개를 받는다. 사고로 평생을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그녀의 직관적이고 분석적인 감각을 통해 사건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열여덟 살의 천재소녀 파트리시아의 합류로 사건수사는 큰 진전을 보이며 살인범에 한 발 한 발 다가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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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파리인간》은 유명 역사학자인 한스 올라브 랄룸의 첫 추리 데뷔소설이지만 스칸디나비아 범죄문학의 전통성을 탁월하게 유지하고 있는 매우 흥미롭고 잘 쓰인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은 어떤 추리소설보다 뛰어난 이 소설의 다음 시리즈를 곧바로 읽기를 기대하고 있다.
- 톨비요른 홀테(주한 노르웨이 대사)

이 책에는 역사학자이자 추리소설가인 지은이의 다채로운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노르웨이의 반나치 저항운동 역사와 밀실연쇄살인사건의 서사가 정교하게 교직되어 있다.
임경석(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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