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가족과 의사소통을 할 때, 입사 면접을 볼 때 등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말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는데도 전달 방법에 따라 ‘노’가 ‘예스’로 바뀌는 것이다.
전달법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전달법을 익힐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뛰어난 사교성이나 타고난 언어 감각 같은 능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 간단하게 익힐 수가 없고 단순한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것이라며 자포자기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말에도 조리법이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조리법만 알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언어 감각에 의존해서 말을 하지만, 조리법을 알면 더욱 능숙하게 말을 전달할 수 있다. 유능한 사람일수록 말 조리법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 pp.21-22
‘노’를 ‘예스’로 바꾸고 싶다면 거쳐야 할 3단계가 있다.
1단계: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 무심코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말했을 때 의도와는 달리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그대로 말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2단계: 당신의 부탁을 상대는 어떻게 생각할지, 또한 평소에 상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짚어보기 위해 상대의 머릿속을 상상해본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부탁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를 생각한다. ‘예스’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 같으면 그대로 입 밖에 내어 말하면 되지만, ‘노’가 예상되면 그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말을 꿀꺽 삼키고 상대에 대해 상상해보자. 무엇을 좋아하지? 싫어하는 건 뭘까? 여기에 힌트가 숨어 있다.
3단계: 상대가 원하는 과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일치하는 부탁을 만든다. 상대의 머릿속을 상상해서 말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때 상대에게 이로운 말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그만이다. --- pp.28-31
“죄송합니다만, 그 셔츠는 진열된 상품뿐입니다.”
가게 점원이 이렇게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순간적으로 ‘그럼 이게 남은 물건인가?’, ‘많은 사람이 이걸 입어 봤겠네’ 같은 생각이 스쳐지나가지 않을까. 그런데 점원이 다음과 같이 권한다면?
“인기가 좋은 옷이라 딱 한 벌 남았네요.”
‘인기가 있는 옷이라면 나도 사고 싶은데’, ‘다행히 살 수 있겠구나’와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어쩌면 부리나케 상품을 손에 쥐고 계산대로 갈 것이다.
똑같은 내용인데 전달법에 따라 상대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이다. 반응이 이렇게 다른 것은 ‘상대가 좋아하는 것 파악하기’를 사용해서 말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자신이 바라는 것도 이룰 수 있다. --- pp.34-35
숫자로 제시하기 기술은 95% 이상의 사람이 모른다. ‘숫자’를 넣으면 그것만으로도 설득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말이나 문장 속에 숫자가 들어가면 시각적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끈다. 게다가 한눈에 이해가 된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사용된 숫자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홀수가 많다. ‘6가지 습관’이 아니라 ‘7가지 습관’, ‘100마리 달마시안’이 아니라 ‘101마리 달마시안’ 같은 것이 그 예다.
‘강한 말’ 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2, 4, 6, 8, 10과 같은 짝수는 부드럽고 약한 느낌을 준다. 1, 3, 5, 7, 9와 같은 홀수가 훨씬 날카롭고 강한 느낌을 준다. 숫자가 들어간 유명한 말들을 떠올려보자. ‘7대 불가사의’, ‘7가지 도구’, ‘3개의 화살’, ‘독수리 5형제’ 등 홀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p.176-177
말을 전달하는 것은 요리를 만드는 것과 똑같다. 가령 혀에 착착 감기는 맛있는 요리를 먹었다고 하자. 이것은 마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다 조리법이 있다. 프로와 완전히 같은 맛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조리법이 있으면 집에서도 프로의 맛을 흉내 낼 수 있다. 조리법만 알아도 요리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이다. 만약에 맨손으로 시작한다면 프로의 맛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이 걸리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가 만든 조리법이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멋진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요리에도 조리법이 있듯이, 말에도 조리법이 있다. 내가 18년 동안 말과 씨름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끝에 터득한 ‘말 조리법’을 알면 누구라도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만들어낼 수 있다.
--- pp.1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