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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인권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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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인권을 말하다

: 인권없는 평화는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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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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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97188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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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상덕
원불교 성직자, 사회개벽교무단 공동대표, 원불교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사형폐지범종교연합 공동대표, 사단법인 평화의친구들 前 상임이사이다.
저자 : 김기남
변호사(미국), 평화ㆍ인권 활동가(원불교 인권위원회 연구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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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의 불교 전통에서는 성별과 신분의 차이에 구분을 두지 않고 인간 자체를 불성을 지닌 완성된 동등한 존재로 간주하며, 만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오래된 전통,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변성과 상호 의존성에 대한 각성을 강조하는 무아사상에서 오늘날의 인권개념보다 더 혁명적인 개념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무생물체를 포함한 모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을 불교 사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어느 종교전통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포용력을 보이고 있다.--- p.48

불행하게도 현실의 종교는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전쟁과 무력충돌의 직·간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종교는 역사적으로 폭력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편리한 수단이었다. 폭력에 종교적 성스러움 또는 교리적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폭력 자체를 성화하고 종교적 희생이라는 성격을 부여한다. 그럼으로써 폭력은 종교적으로 인용되는 과정을 거치며 이렇게 살인과 폭력은 통상적인 도덕적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한국국방연구원 KIDA)의 세계 분쟁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1년 10월 기준 전 세계의 73건의 분쟁 중 종교분쟁은 34건으로 전체 분쟁의 46.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어떤 종교는 특정 공간에서 수백 년 동안 분쟁의 원인으로, 살인과 폭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그리고 이성적 사고와 평화적 삶을 방해하는 구조로 역할 하여 왔다. 평화로워야 하는 종교가 전쟁이 되는 곳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곳이다.--- p.95

일체중생을 부처의 본성을 지닌 존엄한 존재로 대등하게 대우하는 원불교 평등사상은 우선 차별금지법 도입의 당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차별근거의 구체적 항목을 결정함에 있어서도 특정한 성적 지향의 경향을 갖는다하여 차별하는 것은 원불교의 일원상 진리에 바탕한 인권관과 일치하지 않는다. 성적 지향은 우리 눈으로 보이는 현상세계에 나타난 진리의 화현일 뿐이다. 따라서 차별금지법의 차별금지 사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게 된다.--- p.136

배아복제에 대한 원불교적 견해는 생명존중과 불성의 존재론적 평등성에 기반을 둔다고 볼 수 있다. 이 견해는 권리의 법적·실체적 보장과 존중을 추구하는 현실의 인권담론과는 괴리감이 존재할 수 있으나 배아복제에 대한 담론에서 인간의 생명권을 좀 더 보장하고자 하는 흐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151

원불교를 포함한 불교전통은 환자가 미리 명백하게 연명치료중단의 의사표현(안락사)을 한 경우라면 이를 존중하며, 이를 도운 의료진과 가족들을 비난할 수 없다. 또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의식불명의 환자의 의사를 추정하여 결정내리는 존엄사의 경우도 존중된다고 볼 수 있다.--- p.166

임신주기별 평가에 앞서 배아와 태아는 모두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잠재적 존재이자 불성을 지닌 존재이므로 차별 없이 존중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설사 피할 수 없는 원인으로 낙태를 선택하였다 하더라도 원불교와 불교는 남성과 여성 당사자의 참회를 통해 받게 될 업보를 가볍게 하고, 낙태된 태아의 천도를 도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이 부분은 여성의 사생활권 또는 자기결정권을 태아의 생명권과 대등한 위치에서 고려하는 인권담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생명존중사상의 전통이 강한 종교적 특성상 태아는 생명체로 존중되고, 종교는 생명체를 살상하는 낙태의 실태를 생명을 죽이는 것과 같이 판단하고 금기시하며, 여성의 사생활권과 선택권은 생명보다 덜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측면이 있다.--- p.181

원불교와 불교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하는 교리적 공통성이 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생명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며, 사형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제도적 살인으로 규정한다. 생명의 절대성을 존중하는 입장(사형제 폐지)을 고수하고 있다. … 원불교에서 모든 존재는 불성을 머금은 존재로 부처의 씨앗이 있기 때문에 대등하게 존엄하고 가치가 있다. 따라서 부처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 존재를 자연적인 죽음의 과정이 아닌 인위적으로 살해하는 것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참회하고 성불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 되기 때문에 금지되어야 한다. --- p.198

국가보안법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다. 국가보안법은 인도 정의의 공정한 법칙이 아니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사은.四恩)의 그물망 안에서 마음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의무가 있다. 또 원불교는 정의롭지 못한 법칙을 방치하지 않고, 개혁하고 바로잡는 적극적 실천의 종교이다. 우리 모두가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위해 힘써야 하는 이유이다.--- p.218

양심적 병역거부는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원불교인의 마음, 즉 부처의 본래의 마음을 표출한 것이다. 이를 처벌하는 것은 국가가 부처의 마음을 억압하고 그 온전함을 부정하는 것이다. 부처의 마음으로 군입대하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발적 결정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평화와 비폭력을 실천하고자 군입대를 거부하는 경우까지 국가가 처벌하는 것은 폭력일 뿐이다. 대체복무제를 시급히 도입하는 것이 대안이다.--- p.232

원불교에서 동성애와 성전환의 현상은 진리의 작용에 따라 있어지는 엄연한 사실이다. 성적 소수자는 인류 역사에 항상 존재해 왔고 학문적으로도 이들의 존재가 인정되어 왔다. 원불교는 이를 사실적으로 인정하고 이에 걸맞은 새로운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 동시에 종교의 권위주의적 편협성에 갇혀 소수자의 존재를 불인정하거나 이들의 차별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성적 소수자를 차별과 배제의 희생양으로 내몰아 자기 존중감 상실, 우울증, 자살까지 방조하는 것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존재로서 지니는 동시적 존재로서의 연대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p.251

원불교 정산종사는 삼동윤리를 발표하면서 이미 전 세계를 한 울타리, 한 일터, 한 가족이라고 칭하며 대세계주의를 선언한 바 있다. 물리적 영토의 한계와 형형색색 드러난 현상적인 차이, 정신문명과 문화의 이질성에 이르기까지 본래적으로 모두 동일하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이다. 또 이주민은 우리 삶을 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은혜로운 존재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지 않은 업종에 종사하며 사회근간을 지탱시켜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따라서 이들을 부처처럼 온전히 존중하고 성불제중을 위한 서로의 도반으로 대우해야 한다.--- p.264

원불교가 장애의 원인을 인과보응에서 찾는다고 해서 장애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불편함과 고통,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전생의 죄에 대한 형벌로서 당연시 하지는 않는다. 본질적으로 장애현상은 진리작용의 발현의 일부일 뿐이다. 원불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불성을 인정하고 부처가 될 가능성을 머금은 존재로 인식하여 그 존재의 존엄과 가치를 높이 존중한다. 이러한 철학적 기반위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사이의 개념적 구분 역시 무의미한 것이 된다.--- p.276

교무는 교단 운영과 의사결정의 민주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교단의 행정 및 운영,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이 민주적이고 남녀의 차별 없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질문에 응답자의 66%가 ‘아니다39%와 ‘매우 아니다’라고 대답하였고,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로 오직 11%만이 민주적이고 차별이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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