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다이묘가 알기로는 조선국이 쓰시마를 강제점령하고 도주와 도민들을 조선으로 잡아갔다고 하던데, 조선이 이리 담대하게 움직일 줄은 몰랐소.” 기선을 제압하려고 오오모토는 조선 사신들에게 직설적인 화법으로 조선이 쓰시마를 점령하고 도민들을 조선으로 잡아간 것이 부당하다고 언급하였다. “아국의 조정은 대마도의 도주와 그 수하들이 아국을 노략질 하려고한 침략의 뒤에는 구주의 대명과 왜국 막부가 있다고 판단하였소. 아국을 침략하라고 대명이 부추기었소, 아니면 막부장군이 부추기었소?” 정사인 이시백은 오오모토의 말에 한 치도 뒤지지 않고, 직설적으로 조선노략질을 결행한 대마도를 오오모토가 지시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음, 조선을 침략하라고 부추겼다? 본 다이묘가! 우리가 조선을 침략하여 얻을 이익이 무엇이겠소, 정사?” “대명이라면 대마도가 독단적으로 조선을 침략하였다고 믿겠소? 구주의 지시나 막부의 내락도 없이!” “음…….” “아국은 이번 대마도의 침략을 막부에 강력하게 항의를 할 것이오, 그리고 아국에 도발하려는 어떤 획책도 아니 할 것이란 약조를 받아야 되겠소.” 이시백의 강경한 말을 찡그린 얼굴로 듣고 있던 오오모토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분노를 속으로 삼켰다. “정사의 말씀은 조선의 요구를 우리가 안 듣겠다면 조선은 우리와 전쟁이라도 할 기세입니다?” “지금 대명은 분명하게 전쟁이라는 말로 본 사신을 겁박하는 것이오?” “겁박이 아니라 현실을 말하는 것이오. 정사.” 오오모토의 말을 듣던 이시백은 무서운 눈초리로 오오모토를 노려보았다. 마주보는 오오모토의 눈도 빛났다. 천수각은 일순간 마주보는 두 사람의 기 싸움으로 긴장감이 팽팽해졌다. “전쟁이라! 하겠다면 해야지.” 무서운 눈길을 거둔 이시백의 입에서 전쟁불사의 말이 나오자 느긋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오오모토는 긴장으로 안색을 흐리기 시작했다. ‘조선이, 내가 알던 조선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