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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600g | 132*200*35mm
ISBN13 9788952769237
ISBN10 8952769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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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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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 흰 하늘을 맴도는 매.
딕에게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라고 물을 때마다 페리는 자기가 꺼내는 이야기 때문에 딕이 기분 나빠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곧 스스로 그 화제를 피하게 되었다. 페리는 딕의 말에 동의했다. 그 얘기를 계속 해봤자 뭐 하겠어? 하지만 언제나 참을 수가 없었다. 무력감이 마술처럼 일어나고, “그 당시 일이 기억 속에” 떠오르면?어두운 방 안에서 발하던 푸른 불빛, 커다란 테디베어 인형의 유리 눈알?목소리들이, 특히 몇 마디 단어가 페리의 마음을 끊임없이 들볶았다. “아, 안 돼요! 제발요!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 안 돼! 하지 마세요! 제발 하지 마세요, 제발!” 그리고 소리가 되돌아왔다. 은화가 바닥을 또르르 굴러가는 소리, 나무 계단을 올라오는 부츠 소리, 숨소리, 성대가 잘려 헉헉대며 신경질적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던 남자의 숨소리. --- p.173

“너무 생생했어요, 앨빈. 이 부엌 안처럼요. 꿈속에서 내가 있었던 곳이 여기거든. 여기 이 부엌. 나는 저녁을 짓고 있었는데 갑자기 보니가 문으로 걸어 들어오는 거예요. 보니는 파란 앙고라 스웨터를 입었는데 아주 산뜻하고 예뻐 보였어요. 그래서 나는 말했어요. ‘아, 보니…… 보니…… 그 사건이 일어나고서는 한 번도 못 만났네.’ 하지만 보니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단지 그 특유의 수줍은 태도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래서 나는 어떻게 계속 말을 이을지 몰랐죠. 그런 상황에서는. 그래서 나는 말했어요. ‘보니, 여기 와서 내가 앨빈에게 줄 저녁 식사로 뭘 만들고 있는지 봐줘. 오크라 수프야. 새우랑 신선한 게살을 넣었어. 이제 막 준비가 끝났거든. 이리 와봐, 한번 맛 좀 봐줘.’ 하지만 보니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가만히 문간에 서서 나를 쳐다보기만 하더라고요. 그때, 정확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니는 눈을 감고 고개를 아주 천천히 젓더니만, 아주 천천히 손을 쥐어짜며 울먹이고 흐느끼는 거예요. 나는 보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죠.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누구도 그렇게 불쌍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그래서 보니를 안아줬어요. ‘보니, 참! 그러지 마, 얘! 그만해, 보니!’ 하지만 보니를 달랠 수 없었어요. 보니는 고개를 젓고, 손을 쥐어짜기만 했는데, 그때 나는 보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었어요. 보니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요. ‘살해당하는 건 말이지, 살해당하는 건 말이야. 안 돼. 안 돼. 그보다 더 나쁜 건 없어. 그보다 더 나쁜 일은 없어. 없어.’”--- p.240

“1월 31일 일요일. 딕의 아버지가 딕을 면회하러 오셨다. 내 방 앞[감방 문]을 지나쳐 가시는 게 보여서 인사를 드렸는데도 그냥 지나가셨다. 내 말을 못 들었을지도 모른다. M[마이어] 부인이 그러는데 H[히콕]의 어머니는 너무 슬퍼서 오지 못했다고 한다. 눈이 참 거지같이 온다. 어젯밤 나는 알래스카에서 아빠와 함께 지내던 때의 꿈을 꾸었다. 깨어보니 차가운 오줌에 흠뻑 젖어 있었다.” --- p.394

엄마는 항상 술을 마셨고, 우리에게 좋은 환경을 주거나 돌봐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나는 한 마리 코요테처럼 자유롭고 거칠게 뛰어다녔다. 규칙이나 규율도 없었고, 나한테 옳고 그름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마음대로 오갔다. 처음으로 큰 문제가 생길 때까지는. 가출과 절도로 소년원을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내가 보내진 곳 중 하나가 생각난다. 나는 신장이 약해서 매일 밤 오줌을 쌌다. 아주 창피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원장 여자에게 심하게 얻어맞았고, 여자는 다른 애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나한테 욕을 하고 비웃었다. 여자는 내가 침대에 오줌을 싸지는 않나 보러 밤에 수시로 들렀다. 원장 여자는 내 이불을 벗기고 커다란 검정 혁대로 나를 사정없이 때렸다. 그러고는 머리채를 잡고 침대에서 끌어내서는 화장실까지 질질 끌고 가 욕조에 던져버리고 찬물을 틀어놓고는 나보고 몸을 씻고 이불을 빨라고 했다. 매일 밤이 악몽이었다. --- p.418

“나는 그 사람들을 죽였어. 거기 법정에서는 듀이 형사가 마치 내가 딕의 엄마 때문에 대충 뒤집어쓰고 얼버무린 것처럼 말했지. 아니, 난 거짓말한 게 아냐. 딕은 나를 도왔어. 회중전등을 들어줬고 탄피를 주웠지. 그리고 이 계획도 걔 생각이었고. 하지만 딕은 그 사람들을 쏘지 않았어. 그럴 수가 없었지. 딕은 도망갈 때는 강아지처럼 쌩 도망갈 수 있는 녀석이지만. 나는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페리는 마치 그 문제가 새로운 얘기라도 되는 양 얼굴을 찡그렸다. 마치 땅에서 무슨 종류인지 알 수 없는 놀라운 빛깔을 띤 돌을 새롭게 파낸 듯했다. “나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페리는 그 돌을 불빛 아래 가져다 대고 여러 각도에서 보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딕에게 정말 학을 뗐어. 깡패 같고 뻔뻔한 자식. 하지만 딕이 그런 짓을 저지른 건 아니었어. 어쩌면 밝혀질까 봐 두려워서 그랬는지 모르지. 나는 기꺼이 도박을 할 작정이었던 거야. 그리고 클러터네 식구들이 어떻게 해서도 아니야. 그 사람들은 절대 내게 해를 입히지 않았지. 다른 사람들하고는 달라. 내 인생을 가져간 다른 사람들과는. 아마도 클러터 씨는 대신 대가를 치른 것뿐일 거야.”
--- p.44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된 일가족 네 명과 그들을 살해하도록 운명지어진 두 명의 불온한 아웃사이더. 1959년 11월 15일 캔자스 주 홀컴 마을에서 일어났던 실제 살인 사건을 6년 동안 집요하게 조사한 끝에 수천 매의 노트에 담아 되살려낸 두 살인자의 삶과 네 가족의 마지막 하루,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들…… 실제 범죄의 생생함과 인간의 연약한 내면을 아름다울 만큼 극명하게 묘사한 범죄 소설의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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