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 간다라국의 학승으로 불교를 보호하던 카니슈카 왕 아래서 불교 법전의 편수에 종사했다고 전해진다. 『법구경(法句經)』을 정리하였으며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의 비평가로도 유명하다.
편저 : 서경보(徐京保)
철학 박사이자 문학 박사로 불교계에서는 가장 다양한 경력을 가진 지도자로 통한다. 법명은 일붕(一鵬)이다. 1932년 고향인 제주도에서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고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의 템플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대학교 철학과 주임교수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를 거쳐 동 대학에서 학장을 역임하고 불국사 주지를 지냈다. 미국, 일본, 홍콩, 미얀마, 스리랑카 등에서 교환교수를 거쳐 미국선종대학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해외 활동도 하였다. 1969년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26개 분야 126개의 국내외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입적 이전까지 그가 방문한 국가는 무려 157개국에 달한다. 특히 미국 지역에 사찰을 건립하는 등의 활발한 포교 활동으로 양국 간 문화 교류 증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2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또한 《일붕신문》을 발행하고 세계불교법왕청 초대 법왕과 대한불교 일붕선교종을 설립해 종정을 지냈다. 『불교성전(佛敎聖典)』『불교사상 교양전집』『서경보 인생론 전집』 외 수많은 저서가 있다.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았으며 1995년과 1996년에 2년 연속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1914년 10월 10일 태어나 1996년 6월 25일 입적하였다.
놀랍다, 무엇 때문에 잠자는고? 벌과 소라와 조개와 좀은 깨끗지 못한 몸을 덮어 숨기고서 어리석게도 그것을 제 몸이라 생각하는구나.
하물며 벌이나 소라나 조개나 좀과 같은 미물들도 천적들에게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하며 은밀한 곳에 숨어 지낸다. 사람들은 더할 바 없다. 잠시의 인연이 자신의 진실한 몸이라 착각하여 그늘 속에서 안일과 방탕을 구하고 오욕으로써 몸을 구하는 최상의 계책을 삼으니, 진실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제2장 교학품(敎學品) - 선한 길로 들어서는 수행의 가르침
찍힌 상처는 근심보다 더할 것이 없고, 맞힌 화살은 어리석음보다 더할 것이 없다. 이것은 견고하여 능히 빼지 못하나 오직 많이 들음을 좇아야 없앨 수 있다.
도끼에 찍힌 상처가 아무리 고통스럽다 해도 마음이 받는 번뇌의 괴로움보다 더할 수는 없고 화살이 날아와 아무리 깊이 꽂혀도 사람의 어리석음에서 오는 무명(無明)의 고통보다 더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마음속에 이처럼 깊이 뿌리 박혀 있는 미망과 망상은 오직 설법을 많이 들어서 덕을 밝혀야 만이 빼낼 수 있는 것이다.---제3장 다문품(多聞品) - 올바른 깨달음을 이루다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에 깨닫기가 어려워, 탐내고 혼란하여 쟁송을 좋아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무겁고 신중하여 이것을 지켜 보배로 존귀하게 여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치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탐욕으로 마음이 어지러워 남과 다투기를 자랑하고 송사를 일삼는다. 하지만 밝은 지혜를 지닌 사람은 삼가 자신을 돌아보며 도를 닦는 일을 귀중한 보배처럼 생각한다.---제10장 방일품(放逸品) - 마음과 행동을 경계하라
대저 사람들은 악을 행하고도 능히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어리석음으로 마음을 기쁘게 하면 뒤에 독이 쌓이게 된다.
사람이 악한 일을 하고서도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음이 어리석어 자신의 악행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선을 보고도 따르지 않고 도리어 악행을 저지르며, 복을 구하면서도 의로운 일을 하지 않고 음탕한 일에서 쾌감을 느낀다. 이치에 어두운 사람은 드디어는 큰 악함을 이루어 근심과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다 반드시 천벌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