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는가 진리를 찾지 말고, 진리를 구하는 그놈이 누구인지를 찾아라.’
그렇다. 진리를 구하는 것과 진리를 구하는 놈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은 분명 다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부의 어떤 진리가 아니라 나 자신에 관한 진리다. 깨워야 할 무엇이 있다면 ‘잠자는 공주’가 아니라 잠자는 나 자신이다. 진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궁극은, 결국 나에게로 돌아와 잠든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꽃아, 문열어라 꽃아 중에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삶이 있을 뿐이다. 사랑 안에서 사는 삶과 두려움 안에서 사는 삶.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가슴이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준다. 나는 지금 사랑 속에서 사는가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기뻐하면 나는 사랑 속에서 사는 것이고, 나날이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옥죄어온다면 하루라도 더 지체할 필요가 없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는 사랑의 자리가 아니다. 서 있는 자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아예 그 자리를 뜨는 편이 낫다.---두려움은 갑옷을 입고, 사랑은 벌거숭이가 된다 중에서
나는 내가 너무 좋다, 나는 이 일이 너무 좋다,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좋다, 나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는 충만감이 결여된 채 하루하루를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는 운명의 신에게 끌려다니는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인생길이 잘 닦이지 않은 것이다. 기쁨은 ‘통하는’ 데서 샘이 솟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 사람과 하늘 사이의 길이 잘 통하고 있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
우리 몸 안에도 꼬불꼬불 많은 길이 놓여 있다. 음식물이 지나다니는 길, 피가 지나다니는 길, 숨이 들고 나는 길, 자극과 반응이 지나다니는 길을 생각해보자. 내가 일일이 명령하지 않더라도 그 길을 피와 산소가 부지런히 오가면서 내 생명을 생명답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햇살병정의 외출 중에서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일은 이제 그만 멈추자. 이제는 방향을 돌려, 진정한 나 자신을 향해 다가가리라. 벌거벗은 나 자신의 혼을 향해 ‘나는 누구인가’ 물음표를 던지리라. 그것이 진정한 시작이 되리라.
해마다 봄이 되면 대지에는 수많은 물음표들이 싹터온다. 가지가지마다에는 물음표가 무수히 돋아난다. 그 수많은 물음표들을 보고도 제 가슴속에 물음표의 싹을 틔우지 않는 자는 인생의 봄을 맞이할 수 없다. 시작할 채비도 갖추지 않은 것이다.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원한다면, 지금 인생의 봄을 맞이하자. 가슴에 물음표의 싹을 틔우자. 나는,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행복의 버튼 누르기 중에서
누구에게나 ‘태풍의 눈’ 같은 고요의 지대가 있다. 바깥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그 지대만은 바람마저 숨을 죽이고, 하늘이 태평하게 푸르다. 누구에게나 그런 중심지대가 있건만, 그 안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바깥에서만 맴도는 인생은 이리 휘둘리고 저리 차일 수밖에 없다. 중심으로 진입하여 중심을 사는 인생에는 더 이상의 갈등이나 고뇌나 불안의 검불 같은 것이 붙을 자리가 없다.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별에 왔다 갔겠지만 겉거죽에서 일어나는 온갖 비바람과 소란을 장악하고 다스릴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간 인생은 실로 드물었다.
이 책은 ‘나는 연습’을 위해 쓰여지고 만들어졌다. 지구가 태양을 55바퀴 도는 동안 내가 만난 소중한 말들, 내 존재를 떠받쳐주는 말들을 만났던 것보다 더한 행운이 있을까.
뭇별을 서로서로 돌게 하는 우주의 힘이, 지구의 생명체를 창조하여 뛰놀게 한 그 힘이 우리 안에도 깃들어 있음을 일깨우고 금싸라기 같은 말들을 함께 나누는 기쁨을 갖고 싶다. 저마다의 내면에 간직된 신성의 씨알머리에 부싯돌이 그어져서 불이 켜지는 소리, 잠자던 씨앗이 눈에 불을 켜고 발아하는 소리, 오직 그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뿐이다.
---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