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파리IV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논술 연습』, 『논증의 역사』, 『청소년을 위한 철학 교실』, 『다른 세상』, 『연극의 이해』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신구 논쟁의 수사학」, 「아카데미 토론 평가에 대한 재고찰」, 「말하기, 듣기 교육의 현황과 발전방향 연구」, 「앙피트리옹 주제의 여러 변형에 대하여」, 「아스트레 연구」 등이 있다.
과거 수사학이 오해받았던 것처럼 말하기, 듣기 교육은 자칫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다. 그러나 의사소통 강의의 교육적 기능은 결론적으로 일반교양을 가르치는 것이다. 프랑스의 수사학자인 올리비에 르불(Olivier Reboul)은 『수사학 입문』에서 “말을 잘하는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이미 참된 인간이 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설득적으로 이야기하는 법을 가르치려면, 잘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하며, 그렇다면 창의력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하기 교육이 추구하는 교육적 효과는 비판적 사고력, 내용 구성 능력, 언어 전달력 등으로 지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총체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발표와 토의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 안내자는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이끌어 가는 선생의 역할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나와 함께 수업했던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낸 발표 잘하는 법은 귀담아 들어볼 만하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살짝은 미쳐라. 미치되 완전히 미치지 말 것. ○ 사랑하는 것들을 버릴 것. 자신을 내려놓고, 자신의 개성을 살려라. ○ 나 자신부터 이겨야 한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 당당하라. 내 말은 진리다. ○ 연습량과 발표력은 대체로 비례한다. ---「개정판 서문」 중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숲 속에 들어가 외쳤던 동화 속 인물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이야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있어 ‘말하기’란 일종의 본능적인 행동일 수 있다. 그러나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옛말이 알려주듯, 말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 중국에는 ‘당신의 입 속에 있는 말은 당신의 노예이지만, 입 밖에 나온 말은 당신의 주인이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말을 적절한 방식으로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1장 의사소통」 중에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한다. 프레젠테이션의 발표자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청자가 듣고자 하는 이야기를 청자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염두에 둘 것은 청자는 발표자에게 아무것도 빚지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발표자의 목적과 청중의 목적은 일치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청자가 발표자의 이야기를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청자가 들어야만 하게 만드는 것은 온전히 발표자의 몫이다. 청중이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어떤 것이 청중에게 동기를 부여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