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CRM이 시작된 지 15년 이상 되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CRM시스템은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얻고 있는 사례는 매우 드문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CRM은 시스템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고객 중심적 사고 방식과 고객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문제해결이 가능한 CRM 마케터가 있는가에 달려 있는데, 많은 기업들이 CRM시스템은 갖추고 있으나, 단순히 데이타를 분석하는 정도의 직원을 두고있기 때문에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CRM 시장상황 속에서 그나마 패션/유통업계에서의 CRM이 조금 낫다고 할 수 있다. 패션/유통업계에서 CRM을 하는 목적은 총 매출의 70~80%를 일으키는 상위 20~30% 고객을 집중관리 함으로서 높은 ROI(투자 대비 수익)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백화점의 경우는 상위 로열티 고객의 매출 비중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S백화점에서는 상위 999명의 고객만을 집중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L백화점에서는 VVIP 최상위 고객등급을 두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앞 장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기존 채널의 효과를 넘어서는 새로운 채널의 핵심은 모바일이라고 하였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CRM을 하기 위한 고객정보로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주소, 연락처, 집주소 정도였다. 즉, 이메일 주소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시기가 있었다.
이 때만 해도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오픈율이 10% 이상은 나왔고, 웹사이트 중심으로 많은 이벤트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이메일로 알려주고, 웹사이트 방문을 하게 하였다. 이 시기에 고객들이 사용하는 휴대폰 단말기 종류는 피처폰이었기 때문에 한글 40자 밖에 전달하지 못하는 문자메시지 보다는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던 것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1천만 명이 넘어선 2010년부터 CRM에 관심이 많은 몇몇 기업들은 발빠르게 모바일에 대한 상세 정보를 받기 시작했고, 대다수의 기업들이 2011년부터 웹사이트 회원가입 페이지 및 인쇄 회원가입 신청서에 모바일 상세 정보 항목(휴대폰 번호, 통신사, 단말기종류)을 추가하기 시작하였다. 항목 중에 단말기 종류는 피처폰 또는 스마트폰을 말하는 것이고, 통신사는 SKT, KT, LGU+로 구분된다. 이러한 정보를 받는 이유는 스마트폰 사용 고객일지라도 장문 문자메시지(LMS), 멀티 문자메시지(MMS)를 보낼 경우, 통신사에 따라 문자 내용이 보여지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신규가입 회원에 한해서 모바일에 대한 정보를 받는 것이고, 이미 회원으로 가입된 기존 회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결 과제가 남아 있다.
첫 번째는 기존 회원들의 모바일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두 번째는 평균 2년에 한 번씩 휴대폰 단말기 교체와 잦은 휴대폰 번호 변경은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라는 해결과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CRM의 핵심이슈 중에 하나는 바로 살아 있는 고객정보관리라는 부분이 있다. 7년 전부터 회원관리를 시작한 대형유통점의 경우, 전체 회원수는 800만 명이 넘는다. 이 중에 최근 1년 내에 1회 이상 구매를 한 회원수는 400만 명 정도 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1회 이상 구매를 한 400만 명의 회원에 대해서 고객식별 고유번호만으로 구매 여부를 파악했을 뿐이고, 최근 1년 이내에 DB에 저장된 회원정보로 연락을 취해본 회원은 이 중에서 10~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85~90%에 해당하는 350여만 명의 회원에 대한 정보는 불확실한 정보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유통점에서는 1년에 1~2회 정도 개인정보수정 행사 등을 진행한다.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유통점들은 지점 내에 LCD, POP, 방송, 구매영수증 등을 이용해서 내방한 고객들에게 개인정보수정 행사를 알리고, 지점 내 고객만족센터를 방문하여 행사에 참여하게 한다.
그러나 고객들의 개인정보 수정행사에 대한 참여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400만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대형유통점 40개 점에서 한 달 동안 개인정보수정행사를 진행했을 때에 행사참여 고객은 약 10~12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400만 명의 회원 중에 약 50~60%의 고객들은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개인정보수정 행사만으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회원 200만 명을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2012년에 CRM의 핵심지표로는 전체회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회원 수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회원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회원을 가장 빨리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인가.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방법은 있다.
2013년은 모바일 쇼핑몰의 원년이 될 것이다. 이미 올해 2012년에 모바일 쇼핑몰이 있지 않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지금의 모바일 쇼핑몰은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에서 보여지는 화면만 약간 수정해서 보여주는 수준이고, 모바일 쇼핑몰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해서 만든 쇼핑몰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모바일 쇼핑몰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2012년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인터넷 종합 쇼핑몰들은 모바일 쇼핑몰 강화한다고 발표했지만, 모바일에 특화된 쇼핑몰이 아닌, 인터넷 쇼핑몰에 종속된 개념의 모바일 쇼핑몰로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모바일 쇼핑몰은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후발주자인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2013년 상반기에 월 매출의 40% 이상이 스마트폰 앱채널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소셜커머스 상위 업체들은 인터넷에서의 1라운드 경쟁 이후에 모바일에서의 2라운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PC 웹사이트 형태로서 진정한 소셜커머스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소셜커머스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모바일과 결합이 되면서 좋은 상품은 고객이 알아서 홍보를 해 주는 진정한 소셜커머스가 완성될 것이다. 2010년 국내에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생겨나면서 상위 4개 회사는 모두 만났었고, 그중에 2개 회사와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소셜 마케팅도 해 보았다. 4개의 소셜커머스 회사를 모두 만나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CRM 전문부서와 전문가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소셜커머스 회사에 조언을 해 주었고, 2011년 하반기부터 1~2개 회사는 미흡하지만 CRM팀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모바일 쇼핑몰은 CRM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소셜커머스 회사가 CRM 조직까지 잘 준비되어 있다면 모바일에서의 2라운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지금처럼 모바일 쇼핑몰이나 스마트폰 앱을 보여주기식 정도로만 치부해 버린다면 내년에는 큰 후회를 할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에 신규투자를 하는 것보다, 모바일 쇼핑몰에 올인을 하는 것이 맞다. 2012년 여름 페션/유통업계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폭염으로 인해 고객들의 외출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역신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온라인 쇼핑몰만이 매출 신장을 하였다.
이처럼 앞으로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고객들의 외출이 줄어듦과 동시에 주 5일 근무 회사가 많아졌고, 학생들까지 주 5일 수업을 하면서부터 주말에는 여행 라이프가 확산되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을 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모바일 쇼핑 관련된 기사 몇 개만 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 모바일 쇼핑 3년새 200배
(2009년 30억원 → 2012년 6000억원 전망)성장…유통업계 "심봤다"
- 조선비즈 2012. 7. 10
- 스마트폰 이용자 10 명중 6 명 모바일 쇼핑, 뱅킹 - 동아일보 2012. 8. 29
- IBM "모바일 쇼핑 뜨고, 소셜 쇼핑 진다" - 디지털타임즈 2012. 8. 7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