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 이야기 아세요? 남아메리카의 한 부족에서는 딸이 결혼할 때가 되면 아버지가 딸을 옥수수밭으로 데려가서 제일 괜찮은 옥수수를 골라오라고 한답니다. 거기에 맞는 신랑감을 골라준다고 말이에요. 하지만 딸들 대부분은 썩은 옥수수를 고르거나 아예 빈손으로 밭을 나온다고 합니다. 좋은 옥수수를 봐도 더 좋은 것을 찾느라 그냥 지나치다가 결국 빈손으로 끝까지 오고 마는 거지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결과가 있는 것입니다. 아직 만나지도 않은, 혹은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그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지금의 만남을 헛되게 하는 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 당시에는 이런 사실을 모릅니다. 지금 당신에게 수많은 만남의 기회가 있고, 만날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해서 당신이 원하는 상대를 만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 당신과 같이 있는 그 사람이 최고의 상대일 수 있습니다. _p.31~32
나이 먹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지혜로워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저것 아는 것이 많아지고, 신경쓸 것도 많고 계산도 하게 되지요. 아는 게 병이라고 할까요? 이런 생각이 드네요. 결혼은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고요. 평범하면 평범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고, 그래서 나와 비슷한, 딱 그만 한 사람을 찾아야 사랑도 결혼도 무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0대 여성 여러분, 혹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은 사랑을 꿈꾸는 건 아니시지요? 30대는 많은 만남의 경험이 쌓이므로 종종 예전을 돌아보게 됩니다. 마치 고층빌딩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풍경이 아름다워 보이듯이 지나간 먼 시절은 좋게만 생각될 거예요. 하지만 그 시절 또한 오늘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비슷비슷합니다. 우리에게 오늘이 또 펼쳐지는데 과거를 그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을 잡아야 합니다. 오늘이야말로 새로운 만남이 있는 날이고, 오늘 만나는 사람이 최고의 상대입니다. _p.48
남편과 이혼하고 남매를 홀로 키운 여성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에도 아이들은 그늘 없이 잘 자랐고, 어머니가 고생한 것을 알기에 효심이 깊었습니다. 비록 남편복은 없었지만 자식복은 있다고 행복해하던 그녀였는데, 요즘 들어 큰딸과 거리감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 계기는 딸이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어머니는 딸의 남자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네요. 부모가 자식 연애를 무조건 반대하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같은 여자로서 보기에 남자가 미덥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딸은 어머니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평소 어머니에게 순종하던 착한 딸이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의 말을 존중하지만, 남자 보는 안목은 없다고 봐요. 아빠처럼 무책임한 바람둥이와 결혼했고 결국 이혼했으니까요. 결혼만큼은 제가 결정할게요.” 엄마는 그런 딸이 걱정스럽습니다. “내가 실패했기 때문에 잘 아는 거야. 엄마는 적어도 어떤 남자가 나쁜 남자인지는 아니까.” _p.112~113
‘미녀와 야수’라고 불릴 만한 커플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정도의 미인이었는데, 그녀의 애인은 왜소하고 외모도 평범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죽고 못 사는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성분께 물어봤어요. “그분이 왜 그렇게 좋아요?” 사실 전 굉장한 대답을 기대했습니다. 그녀만 알고 남들은 모르는 엄청난 능력이 그 남자에게 있나 싶어서요. 하지만 여자의 대답은 정말 간단했습니다. “그 사람 마음속에는 내가 전부예요.” 그녀는 가정환경이 불우했어요. 아버지가 가정에 소홀해서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좋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혹시 아버지 같은 남자를 만나 불행해질까 봐 결혼 같은 건 아예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속 단단한 벽을 무너뜨린 남자가 나타난 겁니다. 그녀는 한결같은 성실함과 사랑으로 자신의 옆을 지킨 그 남자와 평생을 같이할 생각입니다. 그녀의 결혼조건은 우리가 흔히 따지는 학벌이나 능력, 재산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성실함과 책임감이 중요했던 것이지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내려놓는 건 결코 포기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에게 정말로 원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_p.148
흔히 여자는 능력, 남자는 외모를 본다고 해요. 그래서 여자가 남자 외모를 보거나 남자가 여자 능력을 보면 눈이 높다거나 욕심이 지나치다고 합니다. 그런 게 바로 고정관념이에요. 그게 일반적인 인식일 수 있지만 내가 꼭 그러리라는, 내가 그런 상대를 만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게 선을 긋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문제가 되고요. 남자가 외모를 본다고 해서 외모 관리만 하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건 남자 눈에 잘 보여서 결혼을 잘하려는, 결국 남자에게 자기 인생을 맞추는 것밖에는 안 되지요. 반대로 여자가 남자 능력을 본다고 자기 관리에 신경 안 쓰는 남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은 중요하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내가 내 인생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타인의 관점에 맞춰 인생을 설계하는 건 스스로 자기 인생을 부속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_p.188
“내가 먼저 고백하더라도 관계가 역전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해요. 진심으로 다가가면 그 사람이 자신보다 나를 더 아껴주는 상황이 오기도 하더라고요.”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정말 진실하게,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만난다면 결과가 어떻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여자가 고백한다고 남자가 하는 것과 다를 게 뭐 있나요? 상대에게 호감이 있으면 받아주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요.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호감이 있는데, 그 여자가 먼저 고백을 했다고 해서 여자에 대한 호감이 줄어드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기회를 잡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패자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누가 먼저 고백을 했느냐, 더 많이 사랑하느냐는 의미가 없지요. 사랑한다면 다 승자인 것입니다. 다만 더 많은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있습니다. 바로 먼저 다가가는 용기를 가진 사람,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하던 줄을 먼저 당긴 사람입니다. _p.244
이와 달리 30대 초반의 E씨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졌습니다. 교제할 때 문자나 전화에 답이 늦으면 밀당하는 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교제하던 남성이 그런 상황이 자주 생겼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회의중이거나 이동중이어서 잘 못 들었다고 했다는데요. 그녀는 그 말을 안 믿고 밀당이라고 생각해서 화가 났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의 말은 사실이었던 거예요. 그는 자신을 오해한 그녀에게 크게 실망해서 한동안 두 사람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설픈 밀당, 혹은 나쁜 남자 컨셉 등은 남녀관계에서 백해무익입니다.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사람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마세요. 그냥 한결같은 모습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좋은 인연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났는데, 왜 굳이 어려움을 자처하는 걸까요? 지금 두 사람은 같은 편입니다. 방어하기보다는 수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감정을 숨기지 말고 공유해야 합니다. _p.273
앞에서도 어떤 남성이 지적했지만, 일단 먼저 계산하고 보는 남성들의 습관도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요즘 남자에게 데이트 비용을 전부 부담하라고 하는 여자는 거의 없어요. 50 대 50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번에 한 번, 혹은 상황에 따라서 계산을 하지요. “남자가 계산을 해야 한다는 건 고정관념이에요. 오히려 남자들이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뒷말 안 나오게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계산하고, 상대가 마음에 들면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계산하게 되고 그렇던데요.” “여자한테 넌지시 이야기를 하라.”라고 하는데, 남자가 데이트 비용에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여자한테 직접 “이번엔 내가 내고, 다음엔….” 이런 이야기하기가 어디 쉬운가요? 남자가 몇 번 내면 배려 차원에서라도 여자가 계산해주면 분위기 확 풀려요. ‘돈은 남자가 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자한테 뭐라 그런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배려의 문제다.’ 남녀의 생각을 들어보니 나름 일리가 있네요. 데이트 비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돈 문제와는 약간 다릅니다. 배려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_p.294~296
남녀관계에서 서로 달라서 싸우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어떻게 화해하고 더 친밀해지느냐가 중요하지요. 싸움을 안 하는 커플은 서로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차라리 문제가 있을 때는 싸우는 게 낫습니다. 다만 잘 싸워야지요.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방법이야 많겠지만, 저는 한 가지를 강조합니다.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싸우되, 사소하고 하찮은 문제로 싸우는 건 정말 어리석고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약속에 조금 늦거나 식사 메뉴가 마음에 안 들었다거나 하는 일로 소중한 사람들이 서로 싸운다고 생각해보세요. 남의 일이라면 ‘황당하게들 싸우는군.’이라고 할 텐데, 실제로 스스로도 그러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싸울 것 같으면 숨을 고르고 한 번만 생각하세요.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_p.327
“상처받고 다시 사랑에 빠지는 건 정말 독하거나,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거나 둘 중 하나일 거예요. 근데 저는 독하지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도 못했네요. 아직은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내 몸과 마음을 불사르는 건데 상처가 왜 안 나겠어요? 문제는 그것이 마음의 상처라는 거지요. 또다시 아프지 않으려고 자기 방어를 하게 되면 사랑에서 격리된 무균실에 스스로를 가두는 셈입니다. 상처는 더이상 없겠지만 아팠던 기억을 이겨낼 저항력도 생기지 않겠지요. 결국 그 기억 속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새로운 사랑도 어렵습니다. 연애는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이고, 사랑은 상대방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상처받고 나면 이런 말도 다 말장난 같고, 위로가 안 됩니다. 상대에게 상처 받았다면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은 건가요? 사랑했다면 상처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냥 사랑한 것일 뿐이잖아요. _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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