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디자인서울’은…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 예전에 없던 ‘디자인’을 표방하며 여타 도시와의 차별화를 추진했다는 점, 그리고 그 영향이 지방 공공디자인 활성화의 신호탄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사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우리의 디자인역사 속에서, 나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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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과 관계없이, 앞서의 궁금증 자체가 어쩌면 지금 시대에 불필요한 의심일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들게 되었다. 이유는 그 방법과 결과가 어찌되었든, 디자인은 세상과 우리들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주었다는 것, 이 또한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디자인을, 우린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와 이야기들 속에서 말이다. _ p66
그런데 아시는가? 우리 주변에도 이런 ‘멀티 플레이어’ 상품들이 꽤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물론 그 노력은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른바 이웃집 영희 엄마 비법과 같은, 공인되지 않은 방법들이지만 말이다. _ p108
디자인의 영역에서 패션은 가장 독보적인 위치, 그리고 선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디자인의 시작이 바로 패션의 시작이며, 또한 그것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역사 안에서, ‘시작’의 의미는? 그 지속성의 이유는 물론, 현재의 잣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_ p133
디자인하기 점점 더 좋은 시절이 되는 줄 알았다. 컴퓨터를 이용해, 디자인을 처음 다루었을 때는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게도,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고, 더 많은 걸 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제공되었기 때문에…. 그런데 그런 일련의 시간을 지내다보니, 어느새 디자인의 무게가 디자이너 한 사람에게 너무 집중되어 왔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주 오래 전, 컴퓨터가 없던 시절, 어쩌면 그때가 진짜 디자이너의 시절은 아니었을까?’ 그런 궁금증을 보태면서 말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