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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의원
중고도서 오늘도 괜찮지 않은 당신을 위한

반딧불 의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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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74g | 136*200*17mm
ISBN13 9791185585550
ISBN10 118558555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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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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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에 음식이 들어가면 주문이 접수됩니다. 위장으로부터 받은 주문에 따라 여기, 뇌에서부터 출고가 시작되고 상품이 나가게 돼요. 그걸 받아서 위장은 열심히 일을 하구요. 이 과정이 총알배송보다 빠르죠. 그런데 뇌가 신경을 쓸 게 많아 바빠지면 주문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배송도 늦어져요. 어떤 때는 엉뚱한 상품을 발송하기도 하고. 그걸 받아 일을 해야 하는 위장 입장에선 답답한 거죠. 그러니 명치가 뒤틀리고 가스가 차고… 컴플레인을 하게 됩니다.”
그럼 내 위장은 문제가 없다는 건가. 의사는 손가락으로 다시 타이핑을 하듯 책상을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상황이 좋아지면 곧 나아질 수 있어요. 하지만 박지영 씨처럼 직장에서 감정노동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계속되면 배송 오류가 반복되고, 그렇게 되면 위장이 나 몰라라 하고 드러눕게 됩니다. 겉으론 말짱하고 교양 있게 생겼지만 매번 민원을 내는 진상 고객이 되고 마는 거죠.”
박지영 씨는 의사가 그녀의 업무에 비유해 증상을 설명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녀도 스트레스 때문에 증상이 나빠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일을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진상 고객을 들먹이는 의사의 익살스런 표정에 그녀는 순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중략)
진료실을 나오면서 박지영 씨는 민원 상담을 받은 고객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늘 불평을 듣고 사과를 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곳은 어딘가에 있는 법이었다. 그녀의 명치에는 여전히 더부룩함이 남아 있었지만 그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고객님」중에서

요즘은 뭐 먹고 있어? 그러지 말구 좋은 정보 있음 나한테도 알려줘. 의사가 안 먹어도 된다고 했어? 어디 병원에 다니는데? 저녁에만 하는 병원도 있구나. 반딧불이라니, 별 이상한 이름도 다 있네. 근데 그 의사는 왜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거래? 좀 특이한 의사인가 봐. 티브이에 나오는 의사는 아니지? 그래도 자기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믿을 만한 사람인가 보네. 그래서 종합비타민은 안 먹는다는 거구나. 과일이야 당연히 챙겨 먹으려고 하지. 근데 충분한지 모르겠어. 방송에선 요즘 과일이나 채소엔 예전만큼 비타민이 안 들어 있어서 비타민제를 따로 먹어야 한다던데. 아, 그 의사 말은 요즘 과일이 예전만 못하다 해도 따로 비타민제를 챙겨 먹을 정도로 부족한 건 아니라는 거네? (중략)
그나저나 그 의사 말은 요즘 티브이에 나오는 의사들 이야기랑 달라서 좀 놀랍다. 하긴 티브이에 의사들이 많이 나오긴 하는데 가끔은 저 말이 맞나 싶을 때도 있어.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머리에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탈모가 치료된다고 하질 않나, 유산균을 먹으면 임신이 된다고 하질 않나. 자기 말 들으니 나도 그 병원에 가서 물어봐야 할 것 같아. 그 많은 영양제 통을 식탁 옆에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의사랑 직접 상의할 생각은 못해봤네. 그 동네 알지. 우리 집에서도 멀진 않잖아. 알았어. 비타민D는 피 검사를 해서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하니 자기 말대로 가서 한번 검사해볼게. 식구들 여러 가지 영양제 챙겨 먹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니 반갑긴 하지만, 그렇게 아무것도 안 먹어도 되나 싶어 또 불안하기도 하고 그러네. 정말 안 먹어도 괜찮을까?
---「안 먹어도 괜찮아요」중에서

“잊어버린다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의 소설을 보면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뒤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남자가 나와요. 자기 인생의 모든 순간과 느낌들을 기억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특별한 능력 때문에 이 사람은 오히려 불행해졌어요. 끝없이 밀려드는 기억 때문에 너무 예민해져서 견디기 어려웠던 거죠.”
그녀는 이전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돌아가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적당히 잊어버려야 새로운 것을 기억할 수 있어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박정숙 씨는 치매가 아니에요. 나이가 들면서 건망증이 생기는 것은 일반적인 일입니다. 엠알아이 검사는 필요 없을 것 같네요.”
검사가 필요 없다는 말에 가족 이야기를 하며 어두워졌던 그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원장님 말씀만 믿고 갈게요.”
진료실을 나가는 그녀에게 의사는 냉랭한 말투로 한마디 덧붙였다.
“기분이 우울하면 기억할 기운도 없어져요. 당분간 남편 분 밥 차려주지 마세요. 따님들에겐 결혼할 때 혼수는 본인들이 알아서 장만하라고 하시구요.”
---「내 기억력은 괜찮은가요」중에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스틸 앨리스Still Alice〉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이야기다. 질병으로 기억을 잃고 서서히 망가져 가면서도 여전히 앨리스로 남고자 하는 노력을 섬세하게 표현한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늘 고립되어 있고 소외받고 있다고 느끼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영화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멋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무어의 소감에서 알 수 있듯이 치매를 앓는 환자는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적 고립을 두려워한다.
문제는 스스로 처하는 고립만이 아니다. 치매가 심해지면 일상생활 능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거나 인격이 퇴행하면서 가족이 알고 있던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간병을 담당하는 배우자나 자녀는 병세가 진행되는 수 년간 서서히 상실이 누적되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치매인 알츠하이머 병을 “롱 굿바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내 기억력은 괜찮은가요」중에서

어벤저스 2017-12-01 18:20:15
약으로 혈당을 낮추는 것이 대증요법이라니, 헛소리 좀 작작 하세요. 멀쩡하게 잘 관리하던 환자들이 댁 같은 분들 때문에 약 끊고 자연 치유 한다고 했다가 고혈당 합병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약을 과신해서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부작용 피한다고 꼭 필요한 약을 안 먹는 건 더 문제예요.

소람 2017-12-01 18:21:43
제가 잘 아는 한의사 분은 당뇨병도 완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당뇨병 약은 췌장을 인위적으로 짜내기 때문에 결국 췌장이 굳어버린다고 하더라구요. 당뇨병 약을 먹는 환자도 일 년 정도만 꾸준히 한약을 복용하면 약을 끊는다고 하셨어요. 쪽지주시면 한의원 위치 알려드리겠습니다.

린나이 2017-12-01 18:25:30
어느 한의원인가요? 현대 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한 당뇨병을 완치한다니. 원장님 방에 노벨상 넣어드려야겠어요.

Firefly 2017-12-01 18:30:25
혈당이 올라가는 것은 표면적인 현상이지만 약으로 혈당을 낮추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를 외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혈당을 낮추는 것이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오랫동안 과학적 연구로 수없이 증명된 사실이에요. 안타깝지만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현대 의학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것이 아니기에 틈새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틈새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그것을 메우려는 노력을 해온 것이 의학의 역사이고 과학의 본질입니다. 사이비 전문가들은 이런 틈새를 교묘하게 파고듭니다. 이런 사람들 입장에선 병원과 의사에 대한 불신이 늘어날수록 좋습니다. 요즘 사이비 전문가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도 여러 이유로 병원과 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대 의학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사이비 전문가의 대안을 따라가는 것은 호환마마보다 더 위험합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환자들입니다.
---「믿어도 될까요」중에서

“그런데 소변검사를 하면 성병이라거나 뭐 그런 것도 알 수 있는 거겠지요?”
메인 메뉴에 딸린 에피타이저를 확인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말투였다. 함께 서비스된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듯한. 하지만 성병이란 단어를 떠올리고 병원을 찾았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의사는 그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자판을 치듯 가볍게 책상을 두드렸다. 예상했던 것보다 침묵이 길어지자 최민우 씨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소변검사로 알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소변에 섞여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의사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증상에 맞는 검사를 해야 치료도 제대로 할 수 있지요. 구체적인 증상을 알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최민우 씨의 얼굴이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가벼운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이틀 전부터 성기랑 사타구니 주변에 빨갛게 물집이 여러 개 잡혔어요. 많이 아프진 않지만 약간 아린 느낌도 있구요.”
“그쪽에 문제가 생긴다고 다 성병은 아니에요.”
“사실 열흘쯤 전에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성관계를 했어요. 그때 옮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까지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재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성적으로 활발한 세상의 감기」중에서

그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방송의 내용은 놀라웠다. 건강에 나쁘다고 알려진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체중이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방송에 나온 출연자들은 이 식단으로 수십 킬로그램까지도 줄였다고 했다. 마법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버터로 범벅이 된 고기를 먹고, 삼겹살도 모자라 흘러나온 기름을 마시고, 추어탕에 치즈를 넣어 먹는, 기행에 가까운 영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교회를 나가본 적 없는 그였지만 영적 체험에 대한 간증을 보는 것이 이런 기분일 것 같았다. 일반인만이 아니었다. 방송에 출연한 여러 전문가들이 이 식단의 장점과 과학적 근거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신이 직접 그 효과를 체험하고 환자들에 게 권하고 있다는 의사도 여럿이었다. 최민구 씨가 당장 이 식단을 따르기로 결심한 것은 그의 성격을 고려할 때 당연한 일이었다.
---「중요한 건 지방이 아니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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