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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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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686g | 153*224*30mm
ISBN13 9788925547183
ISBN10 89255471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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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집에서 포의 생애나 작품을 분석할 생각은 없다. 그건 전문 학자들의 몫이겠다. 그의 걸작과 함께 모아 둔 이야기들은, 포를 따르는 사람들, 직간접적으로 그로부터 영감을 얻은 작가들의 길고도 짧은 상념들이다. 모두 에드거 상 수상자들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단편 작가들이다. 언제나 자신과 포와의 관계를 웅변적으로 밝혀온 스티븐 킹, 쭈뼛쭈뼛 감사 인사를 전하는 수 그래프턴, 그리고 무려 975편의 단편 소설을 발표한 고(故) 에드워드 호크까지, 이들 작가들은 포가 창조한 세계의 대가들이다. 이 선집의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생일 파티. 미스터리 작가 협회가 초대한 20인의 손님들은 에드거 앨런 포의 200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찬양하고 그가 이루어 놓은 모든 결실을 축복할 것이다. --- 머리말(마이클 코넬리) 중에서

아프다. 오랜 고통에 죽고 싶도록 아프다. 마침내 나를 풀어 주고 자리에 앉으라고 했을 때는 감각이 모조리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그래, 선고…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건 끔찍한 사형 선고였다. 그 후 온갖 심문의 소리들이 그저 꿈처럼 모호한 윙윙거림으로만 들렸다. 지구의 자전을 연상케 하는 소리… 아마도 공상의 물레방아가 윙윙거리는 소리와 닮았기 때문이리라. 아니, 그런 생각도 잠시뿐이었다. 이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제 내 눈에 들어온 건 (엄청나게 왜곡된 형상의) 입술들이었다. 검은 법복의 판사들. 그들의 입술은 창백했다. 이 글을 쓰는 종이보다도 창백했다. 더욱이 기괴할 정도로 얇기도 했다. 아마도 단호한 정신과 결연한 의지, 인간을 고문하는 데 대한 불가피한 선택 등을 표정으로 담으려 했기 때문이리라. 내 ‘죽음’을 부르는 선언들이 그들의 입술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입술은 치명적인 언어로 비틀리며 내 이름 음절 하나하나를 씹어 냈다. --- 〈함정과 진자〉 중에서

포가 근대 추리 소설을 창안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포의 C 오귀스트 뒤팽과 동인 인물이다) 사회병질적 범인을 최초로 다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1848년에 초판된 〈고발하는 심장〉이다. 짐 톰슨과 존 D, 맥도널드에서 토머스 해리스(그의 한니발 렉터는 그 누구보다 위대한 사회병질자이리라)까지 위대한 범죄 작가들은 대부분 포의 후손들이다. 단편의 상세한 묘사도(예를 들어, 희생자 시신의 절단이나 노인의 죽어 가는 비명 소리) 악몽을 불러일으킬 만큼 섬뜩하지만, 뇌리를 떠나지 않는 공포, 즉 그 단편의 천재성은 너무도 합리적인 화자의 목소리에 있다.
--- 〈고발하는 심장〉의 천재성(스티븐 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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