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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연애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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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연애상담소

천효정 | 들녘 | 2011년 12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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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34g | 188*200*20mm
ISBN13 9788975279898
ISBN10 8975279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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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천효정
마포FM의 병맛 프로그램 ‘룰루두근 신촌’의 작가 겸 패널로 끼부렸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휴학하고 (주)인류애정계획에서 노동했다. 어플리케이션 ‘찰진연애상담소’를 운영했다. 고민이 올라오면 조언글을 기고했다. 손가락 관절염에 걸렸다. 하지만 즐겁다. 그리고 수줍다. 또한 꽐라다. 오늘도 술을 먹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연극 출연, 행사 기획 등 신명진 경험으로 인생을 탕진했다. “아직도 난 브라보 마이 라이프, 뷰티풀 데이즈야요.”라 외치는 그녀를 만난다면 왼쪽 뺨을 때려라. 오른 뺨도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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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경배하라.
난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될 자.
모두가 다 두려워하는 다크 오브 다크니스.
500년 솔로 역사의 산증인, 볼드모태. 내 위엄을 알겠느냐. 그렇담 꺼져.
난 호그스헤드의 한 작은 바에서 버터소주를 좀 들이켜야 하니까.
아씨오 알콜. 아씨오 알콜! 아씨오 알……. 아, 형, 여기 주문!
…………(자세를 고쳐 앉으며) 글 잘 읽었다.
우선 물어볼 게 있다. 사실대로 답해봐.
………………(장시간의 침묵이 흐른 뒤)
지금………장난하나…… 지금 장난하냐고! 너, 지금 나 놀리냐, 어?
너, 진짜, 정말…… 내 스타일이야! (갑자기 주변이 환하게 빛나며 꽃잎이 날아다닌다) 이 앙큼한 여자. 내 어둠을 해제시키려 하다니 이 놀라운 여자.
(주변의 손님들이 다 놀란다. 이에 상관 않고) 너 혹시 마녀냐. 아니면 머글이냐. 하, 태생은 중요해. 아니야, 중요치 않아. 내겐 사랑만
있…… 아, 시발. 내 체면.
(서둘러 낯빛을 흙빛으로 바꾸며 진지하게) 당신이 착각하고 있는 게 몇 가지 있다. 정말 단단한 착각이지. 내 러블리 애완 뱀 내기니에게 좀 물려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군. (옆에서 내기니는 황도를 먹고 있다)
우선 내가 500년 넘게 산 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난 유명하니까. (토 달지 마)
난 어둠의 마법을 하며 지구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어.
당연히 사람도 많이 만났지. 정말 별 사람 다 있더군.
아, 시발. 잊을 수가 없어. 군대 얘기보다 재밌으니까 다음에 들어봐.
어쨌든.
그렇게 100년쯤 수억 명의 사람을 만나다 보니 어느새 난 진리를 깨달았지.
진리? 그래, 질리질리 진리! 바로……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내고는 그 위에 신들린 듯 써내려간다)
‘세상은 넓고 머글은 존내 다양하다.’
야, 너 표정이 왜 그래. 나 정말 진지해.
무슨 캠페인이나 도덕 수업을 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내가 레알 느낀 거야.
트롤! 아니, 트루! (머글 말은 참 어려워)
사람, 다양해.
세상을 좀 아는 성인마법사로서 내가 너를 봤을 때 넌 정말 평범해.
보편적인 여자야. 그리고 지극히 여자야. 완전 여자, 남자 말고!
못 믿겠나? 그럼 또 들어봐.
내가 비록 모태어둠이지만 말이야, 여자사람 부하, 여자사람 친구, 여자사람 적, 여자사람 머글 내 주위에 득시글한데……
실내야구, 농구 게임, 펀치? 오우. 넌 완전 우리꽈야.
내 여자지인들이 만든 「환상적이고도 놀라운 스포츠 매니아 여자의 세계」라는 카페 가입해볼래? (의뢰인은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들은 날 반하게 해. 진짜야! 내가 막 대시도 많이 했어. 마법사라고 거절당했지만.
(흑흑흑흑. 갑자기 고개를 파묻고 운다. 잠시 뒤 목멘 목소리로)
그녀들은 충분히 섹시하고 귀여워.
말투가 터프하다고? 그게 얼마나 애간장을 녹이는데. 태권도가 몇 단? 남자들, 그런 얘기하는 여자 완전 좋아해. 정말이다. 자기넬 잘 이해해줄 것 같거든. 흐악후압! 매력이 넘치지. (갑자기 신나서 유니콘 피를 원샷하는 그)
좋아, 이게 바로 너의 생각과 실제 현실의 괴리이다.
그럼 두 번째, 넌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착각에 빠졌는데?
왜 너의 터프함이 매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니가 정말 사람을 적게 만나봤기 때문이야.
부정하고 싶은가? “으앙, 저 발 완전 넓은데. 저 만나는 사람 레알 많은데. 저 만날 돌아다니는데.”
아냐, 너으 착각이야. 니 세계가 그렇게 좁지 않고서야 그렇게 일찍이 너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그따구로 내렸겠어.
더 자세히 얘기해주고 싶은데 글자로는 한계가 있군. 직접 만나서 널 코치코치 파헤치며 내 주장을 증명하고 싶다. 그러니 번호 좀……(내기니가 그의 목을 감싸 서서히 조이는데) 켁. 엨켁. 엑켁켁. 아, 알았어. 스투페파이. 자 그러니까, 내가 하려던 말은……
놀러 다녀. 나한테 혼나기 전에. 남자를 찾아 으르렁거려봐.
태권도 어따 쓸 거야. 막 보여주고 다니라고. 태권도 도장도 다니기 시작해. 운동 동호회에 가서 아예 막 어필하든지. 제기럴, 거기 갱찮은 머글 진짜 많아. 어깨가 아주……(쳇, 아브라발닦그라!)
또 뭐 없는가? 너 좋아하는 거 없어? 없어? 너도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거 좋아해? 좋아, 그럼 나의 부활이나 돕든가. 나처럼 살 거야? 넌 나만큼 비범하질 않잖아. 그러니까
찾아가. 만나. 너의 공간은 너무 좁아. 그게 문제. 어둠의 마법조차 숨막혀 할 만큼. 뛰쳐나와. 지팡이로 쏴. 제발 날아다니라고.
아오, 빡쳐! 그래서 머글이 문제야. 빗자루도 탈 줄 모르고! 어우, 답답해. 다들 너무 걸어들 다녀. (하며 자신의 뱃살을 어루만진다)
무튼 머글머글머글머글. 우리들은 너를 바래.
우리가 사모하는 여자란 걸 잊지마.
하, 나 오늘 말 너무 많았어. (한 잔 먹고 바에 고꾸라진다)
_41~44쪽

안녕 난 할매이니라.
여자 꼬시기 쉽다? ?매. 여자 꼬시기가 월매나 어려운디! 특히 나 같은 감귤할망 진 출신, 정말 꼬시기 어려워. 워어매, 진짜. 내 맴 한번 훔쳐보게나.
그리고 남정내 꼬시기가 어렵다고? 오, 절대 아냐. 길 가는 고양이보다 꼬시기 쉽당께. 정말.
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
컹, 자꾸 막걸리가 넘어오네.
무튼.
남자건 여자건 왕자건 중자건 어떤 성으로 묶어서 확 어거지로 보편화시키려는 연애 썰쟁이들이 많던디, 그거 다 믿지 마. 그냥 대충 듣고 참고만 하는 거여. 왜?
사람은 정말 엄청 다양하다우.
인형 같은 외모 아니면 상종을 안 하겠다는 철없는 남정네도 있고, 자기 말에 거칠게 응수하며 자신을 기죽이는 여자에 끔뻑 죽는 남정네도 있지. 후자의 남정네한테 가서 “워매, 안녕하셔요, 우리 같이 조용한 다방 가보아유.” 이러면 그 남자 숨 막혀서 뒤지제. 정말.
그리고 또 들어봐. 청순한 긴 머리를 좋아하는 남정네 아무리 많대도 요즘 들어 손자스러운 사내머리도 은근한 인기. 그러니 이 구십 먹은 노인네가, “엄허, 아가씨 이것이 요즘의 핫이슈, 잇 아이템, 워너비 스타일이에요.” 이렇게 요번년도 남자후리기 비법을 진리랍시고 가르쳐줄 수 있겠는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이봐, 그러니 그냥 막 부딪치게. 댁네 맘대로. 그것이 사랑이야, 그리고 연애야. 푸릇푸릇 파릇파릇 짜릿한 씨추에이션!
그대가 애교쟁이라면 애교로 대시하고 그대가 지혜롭다면 지성으로 대시하고 그대가 시인이라면 시 한 수 읊으며 그 놈 귓가 간질여보아, 당장.
자고로, 지가 가진 걸로 승부보는겨, 모든 사랑은.
그러다 차이면? “아오, 샹, 너 보는 눈이 없구나.” 하며 저 숱하게 널려있는 다른 남정네에게로 미친 척 찾아가는 걸세. 말만 쉽다고? 아냐, 쉬워. 우리 아가가 이걸 어렵게 느끼는 이유 말이여, 자꾸 계속 그대가 걱정해서 그랴. 다칠까 걱정, 비웃음 살까 걱정, 거절당할까 걱정. 이해는 돼. 나도 젊었을 때 그럈어. 근데근데 말일세, 정말 그런 근심 다 허망하고 아무 쓰잘 데 없어. 사람은 다 지 멋에 사느라 남 신경도 잘 안 써. 쓰는 척하다가도 다 금세 잊는겨.
그러니 걍 도전혀. 막 부딪치는 겨.
벌써 그대 말뽄새, 참으로 쫀득하고 이쁜데 뭘 그렇게 망설이는가. 가서 빨리 녹이라니까!
그럼 행운을 빌겠네. 아가, 파이팅.
---pp.9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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