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러 가지 채우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아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특히 공부에 있어 엄마가 시간을 못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흔히들 생각하는 것이 학습지나 학원 등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주중에는 시간을 낼 수 없는 탓에 본의 아니게 학원이나 학습지 등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는 그 상황 자체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 선택에 있어 열 번 생각하고 백 번 찾아다니는 신중함을 보인다. 결국 그것들이 나를 대신해줄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 선택에 실패할 경우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나는 학원이건 학습지건 일단 내 눈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확인하고 나서야 판단을 내린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학원을 선택할 경우 학원 주변의 환경, 담당 선생님의 인격, 같이 공부할 친구들, 그리고 학습 방식 및 과제물 등 어느 것 하나 꼼꼼히 따져보지 않는 것이 없다.

아인슈타인의 얘기가 좀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가 아는 위인들 중 이처럼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발현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여기에는 아주 과학적인 해답이 있다. 이들은 이른바 Late Bloomer(늦게 꽃피는 아이). 즉 뒤늦게서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하나의 인류군에 혹한 사람들이다. (중략) 그렇다면 이런 사실에 기반하여 우리는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한 마디로 이렇다. '뇌와 관련한 사람의 능력이 언제 어떤 식으로 발현되고, 그것을 인위적으로 개발하는 게 가능한지는 아직까지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잠재력'이다. 스무 살까지만 해도 자신은 화가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파스퇴르가 세균학의 선구자가 될 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은 파스퇴르 자신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중략) 오히려 발달론자들은 특히 유년시절, 아이에게 함ㅂ부로 어떤 자극을 주고 무언가 개발시키려 드는 게 오히려 아이의 자연 발생적인 뇌 발달을 막고 잠재력마저 사장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는 확신한다. 당신의 아이가 굿 셀프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이남긴 가장 훌륭한 유산이 될 것임을.

학교는 무너지고 있고, 부모들은 더 이상 학교를 믿지 않는다. 조기유학, 대안학교, 홈스쿨링 등의 이야기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여전히 때가 되면 자신의 아이를 '믿지 않는 학교'에 보낸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를 이 책에서 논하는 사항이 아니다. 대신 이 책은 지금 현실에서 부모가 학습을 공교육에 맡길 수 밖에 없어,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한 실전 지침들을 제시한다.<br/><br/>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8년 동안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난 것뿐 아니라, 각각 초등학교 4학년, 7세의 두 아들을 키우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집중력 장애에 약간의 불안증까지 가지고 있어 학습에 어려움이 많은 큰아이, 또래보다 최소 1년 이상 빠른 발달을 보이는 너무나 뛰어난 둘째, 이렇게 극히 대조적인 두 아이를 한꺼번에 키우다보니 다른 부모보다 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나온 학습법이 바로 '느림보 학습법'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것이 아이를 느리게 키우는 현명한 부모들의 올바른 선택이라고 확신한다.

영재는 없다
우선 지금 부모들이 아이 학습에 있어 저지르는 실수들을 꼬집는다. 그리고 지금 한창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영재 신드롬'과 그를 뒷받침하는 아이큐의 허와 실, 뇌 발달에 대한 잘못된 편견 등을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잘못된 학습이 아이를 얼마나 망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가 그런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을 꿈이 없는 아이, 되고 싶은 것이 없는 아이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부모들의 올바른 선택, 느림보 학습법
왜 현명한 부모의 올바른 선택이 느림보 학습법이 되어야 하는지, 그 원리는 무엇인지, 그리고 느림보 학습법을 실천함에 있어 부모들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자세들은 어떤 것인지를 제시한다.

이럴 땐 이렇게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학습 질문 베스트 36가지(또래에 비해 말이 느려요, 학습지 시키는 데도 적기가 있을까요, 한글 교육은 언제 시켜야 하나요, 취학 전에 아이에게 준비시켜야 할 것은요 등등)를 추려 상황별로 느림보 학습법을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 구체적이고도 유용한 실전 지침들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