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재 1961년, 서울 우이동에서 태어났다. 5대째 우이동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토박이다. 우이동을 거쳐 인수봉과 백운대를 오르내리는 숱한 산꾼들을 보며 자랐고, 자신 또한 우이동 골짜기를 놀이터 삼아 유년시절을 보냈다. 1977년, 친구들과 야영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산비둘기산우회 당시 회장인 김원식 씨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등반에 입문했다. 1980년대 중반 국내에 프리클라이밍 열풍이 불면서 당대 클라이머들과 도봉산 선인봉 프리클라이밍화에 참여했고, 친구와 단둘이 전국암벽순례를 떠나기도 했다. 이후 한국산악회에 가입하면서 고산등반에 뜻을 두게 되었다. 그러나 1988년 데날리 캐신릿지 원정 준비 중 인수봉 남측 슬랩에서 추락사고를 당해 원정대에서 하차했고, 1990년 파미르 코뮤니즘봉(7545m) 원정에서 드디어 첫 꿈을 이루었다. 이후 알프스, 알래스카, 요세미티, 히말라야 등 전 세계의 봉우리를 두루 섭렵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전천후 알피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에 등반장비 제조회사인 ㈜트랑고에 입사하여 홍성암 씨와 함께 피켈, 아이스바일, 아이젠, 하네스, 헬멧, 카라비너 등의 장비를 개발하여 국내 등반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손재주를 자랑하며 실생활에 필요한 각종 소품에서부터, 자신의 체형에 맞춰 배낭이나 하네스를 직접 만들어 썼다. 이로 인해 그의 이름 뒤에는 ‘유가이버’ ‘한국의 에켄슈타인’ 등의 별명이 항상 따라다닌다. 최근에는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에코 락 프로젝트(Eco Rock Project)’라는 환경 운동을 이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