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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는 천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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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는 천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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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350g | 128*188*30mm
ISBN13 9791156300397
ISBN10 1156300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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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뭘까?
흘러간 유행가 가사에서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했다. 표준국어 대사전에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사랑,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의 모든 고민을 대신해 주고 있는 철학자들은 사랑을 뭐라고 정의 내렸을까.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기술’이라고 했고, 요하네스 로츠는 ‘사랑은 예술’이라고 했다. 인간은 본디 고독을 타고났기에 그 외로움과 공허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때문에 사랑을 잘하려면 기술을 연마해야 하고 아름다운 예술처럼 공들이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위 정의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면 먼저 사랑에는 ‘사랑하는 대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끌림’이 존재해야 한다. 사랑하는 대상과 끌림, 사랑의 필요조건이다.
그럼 충분조건은 무얼까.
--- p.83

영원한 사랑이 있을까?
연수는 생각했다.
어쩌면 영원한 사랑이란 내 마음을 차지한 그 사람을 마음의 방에서 억지로 비워내지 않는 것, 그 사람을 그 방에 소중히 간직해 두는 게 아닐까.
연수는 명식 씨의 말을 되새기다가 영원한 사랑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제 마음의 방 창문을 드르륵 열었다. 그 방은 비어 있었다. 아까 마지막 코스모스 잎과 함께 연수가 억지로 히드라를 비워낸 것이다.
연수는 강우를 보고는 찰칵, 눈으로 그를 찍었다. 그리고 마음의 방 벽 액자에 아주 소중히 걸어두었다.
‘나, 일부러 비워내지 않을게. 그러니 원하는 만큼 맘껏 머물러요, 히드라.’
--- p.131

“왜 두렵지 않겠어요. 같은 사람이랑 두 번이나 결혼했다가 이혼한 우리를 두고 남들은 철없다 가볍다 말하지만 세 번째 결혼은 우리에게도 크나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또 상처 주면 어쩌나, 또 상처받으면 어쩌나…… 가족들은 뭐라고 할까…… 이런저런 이유들이 사랑을 가로막더군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에 막혀 주저앉으면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할지, 혹은 얼마나 불행할지……. 아마 살다가 감정이 식으면 또 헤어질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러더라도 후회는 않을 거예요. 두 번의 이별을 통해 우린 좀 더 사랑하지 못한 걸 후회했으니 이번만큼은 미련이 남지 않도록 원 없이 서로를 사랑할 테니까요.”
“사랑은 원래 불안한 거예요, 감독님.”
--- p.153

“신경이 쓰여…….”
강우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너무 작아서 연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뭐라고요?”
“신경이 쓰여서 미치겠어.”
“뭐가요? 뭐가 신경 쓰이는데요?”
연수는 통 감을 못 잡고 되물었다. 그러자 강우가 연수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네가! 이연수, 네가 신경 쓰여 미치겠다고!”
강우의 눈은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감독님…….”
“책임져, 이연수!”
강우는 연수의 손을 제 가슴에 가져갔다. 두근두근, 조금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가 손바닥을 통해 느껴졌다.
“너 때문에 내 심장은 줄곧 120비트로 뛰고 있어. 너무 빨리 뛰어서 네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겠어. 검토해야 할 서류는 산더미고 오늘까지 결재를 끝냈어야 할 서류도 잔뜩인데…… 나를 봐!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내가 어째서 여기 와 있는 거지? 이연수, 너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연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당첨 확률이 814만 5,060분의 1이라는 로또가 당첨되어도 이보다 기쁠까!
짝사랑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히드라가 드디어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연수는 너무도 기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치 꿈인 것 같았다. 너무 간절해서 눈 뜨고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연수는 제 볼을 세게 꼬집었다. 그런데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진짜 꿈인가? 정말 눈 뜨고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거야?
연수가 더 세게 볼을 꼬집으려 하자 강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는 막았다. 그가 싱긋 웃었다.
“바보, 그렇게 꼬집으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 가?”
“그럼…… 어떻게 해요?”
그러자 강우는 연수의 손을 가져가 쪽 입을 맞추었다. 손등에 느껴지는 보드라운 입술 감촉에 연수는 백만 볼트 전기에 감전된 듯 짜릿했다.
“이제 좀 생시 같나?”
연수는 손등 키스의 짜릿함을 좀 더 느끼고 싶었다.
“아…… 아뇨, 아직 모르겠어요.”
강우는 이번에는 더 길게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입술이 살갗을 간질이며 따스하게 손등을 어루만졌다.
연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두근두근, 쿵쿵. 주책 모르게 뛰어댔다.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걸 보니 현실인 게 틀림없었다.
‘맙소사! 히드라가 날 좋아한대!’
연수는 다리에 힘이 풀려 후들거렸다.
“채…… 책임질게요. 내가…… 다 책임질게요.”
연수는 가슴이 벅차올라 더듬거리며 말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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