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의 키는 너무나 간단한 데 있다. 미국에서 그리고 영국에서는 아무도 영어를 공부하지 않는다. 그들은 영어를 배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를 공부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영어를 못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영어든 국어든 그건 말이다. 말은 공부의 대상이 아니다. 말은 익히고 배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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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떠는 사람들 ,무게 잡는 사람들도 영어를 익히지 못한다.애가 어른 이름을 함부로 물러대질 않나 서로 반말 지꺼리 하는 꼴이 순 상놈이다.라고 생각하는 한 절대로 영어를 잘할 수 없다.영어에 우리말을 하는 예의 같은게 없다는걸 이해하려는 마음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 p.196
전번에 말했지만 발상의 전환을 해야 돼. 영어는 학과목중의 하나가 아니야. 수학이나 역사가 아니라 언어야. 언어라구. 언어는 주어, 동사, 목적어 따져가며 학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고 피아노처럼 익히는 거야.
--- p.55
'잠깐. 테이프 한 세트가 아니야. 테이프 낱개로 하나를 말한 거야.'
'아니 그럼 딱 테이프 하나만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거예요?'
'필요하다면 하나나 두 개 정도 더 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필요없어.'
'믿어보라시니 믿을게요. 저는 속으로 테이프 한 세트 값이 만만찮은데 하고 걱정했더랬어요. 이 방법으로 성공하면 최소한 백만원은 버는 셈이겠는데요?'
'일단 초기 투자비만 따지면 그렇지. 그런데 그걸로 안 되어서 계속 다른 걸 사고, 학원도 다녀보고 한다고 생각해봐. 그 두세 배는 확실하게 챙기는 셈이지.'
--- p.38
이 방법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만 가지고 몇 개월을 보낸 후, 내 영어는 날개를 단 듯했다. 보고 듣는 영어란 영어는 모두 내 것이 되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은 참으로 환희였다.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를 볼 때였다. 귀로 대사를 들으면서 눈으로는 화면의 이 구석, 저 구석까지 훑고, 배우들의 의상이나 화장까지 자세히 본다는 것이야말로 오리지널 외화 감상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뿐이랴. 'Time', 'New York Times'등을 통해 세상을 보는 즐거움까지 얻었다. 예전에 그런 것들은 정말 그림의 떡이었다. 정말 세상은 너무나 다양하고 넓고 복잡하고 신기한 일로 가득 차 있다. - K의 고백
--- 책날개에서
워밍업
영어를 10년 넘게 공부해 온 사람들에게는 영어는 공부하는게 아니라고 하면, 당연히 이해가 잘 안될 것이다. 아무리 내 얘기가 옳다고 이것저것 이론적인 근거까지 들어가며 이야기를 해 주어도, 잠깐 고개를 끄덕이는 듯하다간 그때뿐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중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정식으로 배우게 되는 영어는 시작부터가 암기이다.
알파벳에서부터 기초, 중급, 고급 문법, 그리고 수많은 단어에 이르기까지 외워야 할 것은 한도 끝도 없다. 영어는 원래 웃으면서 들어가서 울면서 나오는 거라는 둥 하면서 좌우간 매우 어려운 언어라는 것만 줄기차게 주입시킨다. 영어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가면서 다 외운 페이지는 씹어 먹는 방법도 영어공부의 비법으로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잘 외우는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모조리 잊어 버린다. 그래서 암기를 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하면 별무신통이라는 이야기가 우선 성립된다.
--- p.25-26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학원을 찾는다. 전국의 학원가엘 가보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러 다니고 있다는 데 놀란다.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다. 그런가 하면, 책방의 외국어 코너에는 수십 종의 영어 교재들이 널려있다.
--- p.9
영어를 잘 한다는 건 자신의 가치를 잘 알리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 한다. 어쩔 수 없이 세계로 열린 한국에서 남들 보다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곳 조차 전 근대적인 사고와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절대 우세인 현실 속에서 그 기회는 청춘과 세월의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p.206,--16-21,--에필로그
영어가 몸에 배게 된다는 것이 곧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어가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 정도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때부터 영어는 들리는 대로 머리에 새겨지기 시작한다.
--- p.87
4. 내용이 완전히 들릴 때까지 계속한다.
완전히 들릴 때라는 것은 말 그대로 '다 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뜻을 다 이해한다' 가 결코 아니다. 그야말로 테이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 들어온다는 것이다.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발음에 대단히 익숙해져서 뜻도 모르고 스펠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흉내는 그대로 낼 수 있는 정도가 바로 '완전히' 들은 단계다. 스트립트를 보면서 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스펠을 확인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답답함이야 가시겠지만, 귀의 예민함을 키우는데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 p.43-44
20대 혹은 30대 초반의 남자가 말이 없는 건 여자들처럼 생각이 깊고성격이 신중해서 그런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 대부분의 경우 숫기가 없거나, 생각이 없거나, 읽은 책이 없어서 할 말이 없거나 아니면 아주 심한 경우, 여자를 보면 이상한 생각 밖에 안 떠올라서 그래.
--- 14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