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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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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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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337g | 137*210*20mm
ISBN13 9788971849118
ISBN10 897184911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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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세사르 마요르키 Cesar Mallorqui
195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마드리드에 있는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저명한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문학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문학에 관심과 재능이 많았다. 신문 기자와 라디오 극작가, 광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다가, 몇 해 전부터 문학을 천직이라 여기고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역자 : 김미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스페인어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의 멋진 문학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작품으로는 청소년 소설 『처음 만난 자유』와 어린이 동화 『모래 위의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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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욕실 안으로 발을 내딛지 못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문 앞에서 그만 얼어붙어 버렸기 때문이다. 욕실은 사용 중이었다. 내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얼어붙었던 것은 욕실이 사용 중이어서가 아니었다. 그 욕실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 때문이었다.

문이 절반쯤 열려 있었다. 벌어진 문 사이로 마르가리타 누나가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누가 샤워를 한다 해도 그렇겠지만) 마르가리타 누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었다. 그 순간에 찾아든 느낌을 뭐라고 해야 할까? 잔뜩 헝클어진 머리카락 아래로 애무하듯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마르가리타 누나의 몸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p.72~73

나는 옛날 사람들의 초상화가 걸린 그 화랑을 한참 동안 꼼꼼히 살펴보았다. 전부 오브레곤 가문의 사람들을 그린 것이었다. 삼촌, 사촌, 형제, 조카, 할아버지……. 이백오십 년가량 되는 한 가문의 족보를 초상화로 보고 있으려니 약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수가 하도 많아서 하마터면 가장 중요한 초상화를 무심코 지나칠 뻔했다. 그 초상화는 무슨 이유에선지 선조들과 나란히 있지 못하고 한쪽 귀퉁이로 쫓겨난 채 걸려 있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액자 속에 한 여인이 손을 무릎에 얹고 시선을 오른쪽으로 향한 채 앉아 있었다. 금발머리를 땋아서 묶은 그 여인은 무척이나 젊고 아름다웠다. 19세기 말에 유행하던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장식이라곤 에메랄드 목걸이가 전부였다. 나는 그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가 아니라, 왠지 모르게 슬픈 빛이 묻어나는 눈길에 마음을 뺏겼다. ---p.43

"세바스티안이 사들인 에메랄드에는 시바의 눈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었어. 그만큼 깊은 사랑의 의미를 담았다고 할 수 있지. 세바스티안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에메랄드 다섯 알의 가장자리를 금으로 세공해서 목걸이를 만들었어. 그리고 그 목걸이를 베아트리스한테 약혼 선물로 주었던 거야. 그 보석의 가치는 천문학적인 숫자래. 너무나 신비로워서 세상 사람들한테 구경시켜 주려고 일주일 동안 시청에서 전시까지 했다는걸. 당연히 그 결혼식은 산탄테르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되었고."
"그런데 무슨 일이 생겼던 거야?"
"결혼식 날짜는 1901년 6월 10일이었는데, 그날 결혼식이 거행되지 못했어. 결혼식 전날에 베아트리스가 사라져 버렸거든."
"사라져 버렸다고?"
"작별 인사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졌어. 문제는 ……그 후에 벌어졌지. 멘도사 가문에서 시바의 눈물을 당장 돌려 달라고 요구했거든."---p.93

"……베아트리스 아가씨는 그 목걸이를 꺼내서 아가씨의 아버지한테 갖다 드리라고 하셨어."
"그런데 할머니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군요?"
"그래. 나는 그다음 날 그 목걸이를 찾아서 상자 안에 넣어 두었어. 그리곤 지금까지 쥐도 새도 모르게 비밀로 해 두었지."
"왜요?"
"처음에는 그저 그 목걸이를 얼마 동안 가지고 있다가 돌려줄 생각이었단다. 너무나 예쁜 목걸이였거든. 그런데 멘도사 가문이 당장 그 목걸이를 내놓으라고 하면서, 오브레곤 가문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 그 순간, '아하, 그 목걸이를 숨겨 놓으면 내 주인들한테 복수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
"그토록 증오하셨나요?"
"죽도록 증오했어. 몹쓸 사람들이었단다. 자기들한테만 돈을 쓸 줄 알았지. 인정머리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사람들이었어. 그 목걸이 때문에 그 사람들이 불행한 일을 겪을 때마다 얼마나 통쾌했는지 아니? 그런 일을 당해도 싼 사람들이었어."---pp.237~238

수선화 향기가 너무나 강하게 나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마치 이 세상에 있는 수선화란 수선화는 전부 내 침실로 끌어모은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들고 방 안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잠을 자는 동안 악몽을 꾼 탓에 누군가 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나는 보았다. 한 여인이 침대 발치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놀라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그만 침대 머리판에 등을 부딪히고 말았다.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목이 잠겨서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그 여인을 쳐다보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 모습은 여인이라기보다는 여인을 닮은 그림자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완전한 그림자는 아니었다. 얼굴과 몸의 윤곽을 따라서 푸른빛의 인광이 뿜어져 나왔다. 아찔한 공포가 서서히 사라지자, 나는 그 여인이 입고 있는 옷이 바로 베아트리스가 초상화 속에서 입고 있던 하얀 웨딩드레스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pp.230~23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예정에 없던 여행

이성보다는 동성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하던 열다섯 살 소년 하비에르. 아버지가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여름 방학을 이모네 집에서 네 명의 여자 외사촌들하고 보내게 된다. 여자들 사이에서 한껏 불편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전까지 알지 못했던 '여성'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성에 점차 눈을 뜨기 시작한다.

내 마음의 성배

지은 지 백오십 년이 넘은 저택에 끊임없이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시도 때도 없이 수선화 향기를 풍기며 하비에르의 주변을 맴도는 베아트리스 오브레곤의 유령, 그리고 칠십 년 전에 사라졌다는 고가의 목걸이 '시바의 눈물……. 도대체 이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금지된 사랑

시바의 눈물에 얽힌 사연은 19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아트리스의 부모님은 당시 최고의 재력가였던 멘도사 가문의 아들 세바스티안과 그녀를 정략결혼시키려 하고, 평소 베아트리스를 마음에 두었던 세바스티안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가의 목걸이를 약혼 선물로 건넨다. 그것이 바로 '시바의 눈물'이다. 베아트리스는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사랑하는 연인인 흑인 혼혈 태생의 시몬 선장과 미국으로 떠나는데…….

아말리아

베아트리스는 떠나기 직전, 몸종이었던 아말리아에게 시바의 눈물이 있는 곳을 알려 주면서 부모님에게 전하라고 부탁하지만, 아말리아는 베아트리스 부모님이 자신에게 혹독하게 대했던 것에 앙심을 품고 남몰래 간직한다. 결국 오브레곤 가문은 시바의 눈물 때문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되고, 멘도사 가문과는 원수처럼 지내게 된다.

사랑, 그 달콤하고 쌉싸름한

한편, 오브레곤 가문의 딸인 로사와 멘도사 가문의 아들인 가브리엘이 사랑에 빠져서 남몰래 사귀다가 들통이 나서 양가 아버지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수선화 향기를 짙게 풍기며 베아트리스 유령이 나타나 하비에르에게 단서를 남긴다. 그 덕분에 하비에르가 시바의 눈물을 추적해 찾아내면서 두 가문은 묵은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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