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막부시대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큰 개혁이 3번 있었다고 한다. 겐사이 개혁, 텐보 개혁, 그리고 세번째가 요네자와 개혁이다. 앞의 두 개혁은 실패했다. 경제를 오히려 쑥밭으로 만들어 놓아서 개혁하기 전보다 더 나빠졌다. 유일하게 성공한 개혁이 소설 『불씨』에 담겨 있다. 지금 역시 개혁의 불씨를 지펴나가는 ‘남은 자’들이 요청되는 때이다. 사명을 알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기에는 너무도 부끄럽지 않을까?
-- 김진홍(목사, 두레공동체 대표)
이 책을 읽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꼭 맞는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실에서 변화와 개혁에 대한 강의를 수없이 해왔고, 특히 그 모든 것들의 성패는 고도의 기술이나 방법론, 투자 자원의 넉넉함 등이 아닌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해 왔는데, 그런 나에게 본보기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모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선 관계된 사람들에게 일어날 미묘한 심리적 반응에 대해 세밀히 분석하고 예측하며 이에 대한 대응책을 철저히 세워야 함을 새삼 배웠던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의 조직의 개혁일지라도 인간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이 없이는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 황재일(경영컨설턴트)
그의 개혁에서 배울점이 많지만 세 가지만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불씨의 역할을 할 리더가 필요하다. 둘째, 개혁은 리더가 솔선수범하고 솔직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이 스스로를 개혁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는 진정으로 강한 자의 표본이라 하겠다. 셋째, 폐쇄된 의식의 벽을 허물어야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요잔은 제도의 벽을 깨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벽, 의식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모두 마음과 생각을 일신하여 새로운 불씨를 지피면서 진정한 리더십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 이계식(전 기획예산위원회 정부개혁실장)
『불씨』는 1700년대 후반 약 260개의 번으로 구성된 막번체제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의 일본사회는 각각의 번이 에도막부의 지배와 간섭을 받으면서도 번주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정부를 구성하여 관할 번민을 통치하는 일종의 봉건사회였다. 따라서 하나의 번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나라였고 번주도 그 안에서는 하나의 왕과 같은 존재였다.
이 소설은 심대한 궁핍과 부채로 번의 재정이 파탄지경(워크아웃)에 이르고 번민은 만성적인 무기력감과 패배의식에 빠진 요네자와라는 번에 열일곱 살의 젊은 청년이 양자의 신분으로서 번주가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의 대다수 번이 그러했듯이 소설의 중심지인 요네자와 번도 관습과 절차, 형식에 사로잡혀 위기에 처한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지위만을 지키려는 보신주의적인 중신들과 그러한 중신들을 원망하면서 체념에 빠진 번민들로 구성되어 있는 ‘죽어 있는 나라’ 곧 〈재의 나라〉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재의 나라에 주인공인 청년 번주가 〈불씨〉, 즉 과감히 현상을 타파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개혁의 불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마음 하나하나에 〈불씨〉가 옮겨지게 되고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서 마침내는 번전체를 개혁의 용광로로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