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런던을 속삭여 줄게
중고도서

런던을 속삭여 줄게

: 언젠가 떠날 너에게

정가
15,000
중고판매가
3,000 (80% 할인)
상태?
사용 흔적이 많고, 상품과 부속품에 손상이 있는 상품
YES포인트
배송안내
  • 배송비 : 3300원(선불) ?
  • 이로이로아루에서 직접배송
  • 도서산간/제주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  한정판매의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품절 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9쪽 | 405g | 138*210*20mm
ISBN13 9788971848227
ISBN10 8971848227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이 많고, 상품과 부속품에 손상이 있는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웨스트민스터 사원 레이먼드 카버, 엘리자베스 1세, 오만과 편견, 올리버 트위스트,
아이작 뉴턴, 레이크 디스트릭트, 워즈워스, 바이런, 소호의 게이들, 찰스 디킨스, 캠던 타운,
파푸아뉴기니, 빅벤

: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 왕족(엘리자베스 1세), 과학자(뉴턴), 작가(워즈워스, 바이런, 키츠, 셸리, 브론테 자매, 찰스 디킨스)들에 관한 이야기. ‘가장 오래된 런더너’라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켜켜이 쌓인 시간이 지배하고 있는 런던의 독특한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성모 마리아나 성 베로니카, 성녀들의 상처받은 몸을 감춘 섬세한 조각, 수척한 그리스도의 이마와 연민에 가득찬 시선이 바로 유럽인의 성당이자 사원일 거라고 생각해온 우리에게 영국인의 신앙의 본산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가득 채운 왕들의 무덤들은 분명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곳의 비극은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는 소박하고 가난한 아낙네들의 비극이 아니라 욕망과 폭력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사람들의 비극이었다. 그래서 이곳의 첨탑은 일개 건축가의 설계대로가 아니라 폐하와 폐하의 신민들의 욕망과 두려움의 깊이대로 수백 년 동안 찌를 듯이 솟아오르다가 어느 순간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은 모양새처럼도 느껴진다. --- p.23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 죽은 자들 가운데서도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유달리 인기를 끄는 인물은 뉴턴이다(내가 사원 안에 있을 때도 동유럽 여행팀, 파리 여행팀, 일본 여행팀 등 도합해서 그의 인생과 〈다빈치 코드〉에 대한 설명을 적어도 7개 국어로 들었다. 7개 국어로 ‘자 여러분, 이게 〈다빈치 코드〉의 마지막 장면에 나왔던 뉴턴의 무덤이에요’를 연습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의 무덤 주위엔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처럼 행성이 돌고 있다. 1680년 혜성의 경로가 표시된 천구와 프리즘을 가지고 노는 천사 같은 소년, 태양과 행성의 무게를 다는 소년, 인류를 빛낸 위대한 이가 여기에 존재했었다는 라틴어 비문 등이 그를 에워싸고 있는데 그 옆쪽으로는 찰스 다윈의 묘와 월리스의 기념비도 있다. --- p.27

세인트 폴 대성당 종의 노래, 런던 대화재, 찰스 1세, 흑사병, 크리스토퍼 랜 경,
실낙원, 새로운 아틀란티스, 조슈아 레이놀즈, 탕아와 꼬마 굴뚝 청소부, 라셀라스,
넬슨과 엠마 해밀턴, 니코스 카잔차키스, 속삭임의 회랑

: 세인트 폴 대성당을 둘러싼 역사적 사건(흑사병, 런던 대화재, 제2차 세계대전)과 이 시대를 온몸으로 겪었던 인물(밀턴, 새뮤얼 존슨 박사, 조슈아 레이놀즈, 윌리엄 호가스, 찰스 램, 넬슨 제독, 터너)에 관한 이야기. 시티 오브 런던의 자존심인 세인트 폴 대성당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런던 뒷골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돔이 완성된 1710년 이후의 어느 날, 런던을 걷는다고 생각해보면 풍경은 이렇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돔이 완공되어 우뚝 솟아 있고, 시티의 상인들과 중산층의 부와 자신감을 반영한 듯 거리 여기저기에 금박을 입힌 기둥을 가진 교회들이 나타난다. 런던 대화재 때 금화를 조심스레 땅에 묻었거나 장롱에 재산을 넣고 자물쇠를 채웠던 런더너들, 아니면 금을 아예 허리에 두르거나 가족들에게 들려 시골로 보냈던 런더너들은 그 무렵엔 그런 촌스러운 방법을 그만뒀다. 그들 대부분은 금세공업자 출신인 은행원들에게 금을 맡기기 시작했다. 결국 왕국의 모든 자금이 런던에 예치되었고 잉글랜드 은행이 시티에 생겨났다. --- p.75

사실 라셀라스 시절의 행복관만 궁금한 건 아니다. 동시대의 지구인들에게 행복에 대해 한꺼번에 물어보기 가장 좋은 곳, 그곳이 바로 런던이다. 그래서 여행 전 내 마음속에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는데 그 프로젝트 제목은 ‘행복이란 말이 이상하게 들려요’ 또는 ‘이런 행복이란 말을 처음 들어요’ 정도였다. 사우스 뱅크 같은 곳에 앉아서 백 개국 언어(그 나라의 정확한 발음들로만)로 ‘행복’이란 말을 채집하는데 그때 인터뷰에 응한 각 나라 사람들은 자기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혹은 자기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유서 깊은 행복해지는 방법, 혹은 자기만의 행복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줘야 한다. 그러면 나는 서울로 돌아와 백 개의 이상야릇한 발음의 행복이란 말을 확성기로 서울 광장의 밤하늘에 날려 보낸다는 것이 내 프로젝트(백 개의 언어가 밤하늘을 마구 날아다니다가 이 집 저 집 들어가는 상상 포함)였는데 기왕이면 사라지는 알래스카 말까지도 넣어보고 싶다는 나의 야심찬 계획은 내가 백 개 국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좌절되었다. 그래도 어렵사리 채집한 것 중 눈에 띄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 p.83

대영 박물관 잉글리쉬 페이션트, 수메르 문명, 아가사 크리스티, 마르크스,
길가메시 서사시, 시누헤 이야기, 글자로 이뤄진 시, 헨리 무어, 미라의 스트립쇼,
파도 소리춿 침묵 속의 노동,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

: 대영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을 중심으로 수메르 문명, 길가메시 서사시, 미라 발굴과 미라 열풍, 엘진 마블과 그리스 항아리, 파르테논 신전에 관한 역사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울러 대영 박물관을 사랑했던 런더너(마르크스, 헨리 무어, 니코스 카잔차키스 등)의 꿈과 이상을 들려준다.

이렇듯 대영 박물관이 내게는 초현실주의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것은 7백만 점 유물들을 그저 박물관에 보관 중인 예술 작품으로만 본다면 대영 박물관은 우리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이 유물들 중 어느 하나가 나에게 젖은 담벼락이 되어주길 간절히 원한다. 우리가 매끈한 여인의 다리를 털장갑을 끼고 만지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듯 이 유물들을 감히 질문 없이 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유물을 통해 유물 너머의 어머어마한 문명과 도시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텐데 이 유물들이 CG의 테크닉이나 상상으로 가득 찬 문장이 아니고, 어떤 구체적인 존재가 꿈을 안고 믿음으로 땅에 발을 붙인 채 밥을 먹고 고민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이 나를 떨리게 한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한 가지 주문을 외면서 대영 박물관 안으로 들어섰다. “당신의 소원을 조심하라, 이루어질지도 모르니. 당신의 소원을 조심하라, 흔적을 남길지도 모르니.” 그리고 〈인디애나 존스 4〉에 나오는 크리스털 해골과 《길가메시 서사시》, 서아프리카 왕국 베닌의 흑인 예술가, 미라, 수메르의 점토판들 사이에서 곧 길을 잃고 말았다. --- p.102

대영 박물관 최고의 자랑거리인 로제타석에서 칭송한 왕은 프톨레마이오스 5세이다. 그는 투탕카멘보다 더 어린 나이인 여섯 살에 왕이 되었다. 그는 사원에 관대했기 때문에 이집트의 신관들은 그를 칭송하는 송덕문을 잔뜩 작성했다. […]
평범한 사람들이 적어놓은 파피루스의 사연들은 대략 이런 내용들이었다고 한다. “저는 노예로 팔려가게 될까요?”, “제가 부자가 될까요?”, “제가 이혼할 운명입니까?”, “누군가 저를 죽이게 될까요?”, “제 자식들이 저와 화해할까요?” 그들은 이 파피루스를 들고 신탁을 향해 뛰는 가슴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쫑긋거리며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들에게 신탁은 알 듯 모를 듯 은유로 가득 찬 말들을 들려줬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다시 새벽길을 걸어 금성을 바라보면서 도시 속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이러한 풍경이 내게는 다시 파피루스 속 한 장의 이집트 그림으로 남는다. 여전히 질문을 간직한 채 자신이 출발했던 곳으로 걸어 돌아가는 모습. 나 역시 비슷한 생각에 빠져 그 옆에서 맨발로 동행하고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걷는 내 눈앞엔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인 나일 강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그 강엔 아스완의 채석장에서 캐낸 화강암 오벨리스크를 실어 나르는 배가 떠 있고, 그 강으로 곧 밝아올 새벽의 요란스러운 흥정을 위해 선잠 깬 상인들과 어부들이 모여들고, 그리고 강 옆의 집에선 지상에서 착하게 살면 꼭 다시 살아 돌아온다고 믿는 선량한 사람들이 새벽잠을 자고 있는, 그런 풍경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 p.117

자연사 박물관 하루키와 고양이, 아네모네, 앵무새, 다윈, 월리스,
디플로도쿠스,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도도새, 이탈로 칼비노

: 찰스 다윈과 월리스의 진화론, 공룡 화석과 원시 인류의 꿈과 삶 관한 이야기.

공룡 모형을 빙빙 돌면서 구경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사라진 것은 세상에 없다 하더라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된다 하더라도, 딱정벌레와 따개비는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아남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근원적인 공통점이 있고 그 공통점은 나에게 일어난 다른 모든 일들이 똑같은 모습으로 두 번 일어나지는 않는 것처럼 어떤 생명의 역사도 똑같은 모습으로 두 번 전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화석과 모형들의 이야기는 오래되었지만 놀랍게 새로운 이야기이고 유일한 이야기이고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끝없는 이야기들이다. --- p.159

자연사 박물관을 나오자 빗방울이 떨어졌다. 도킨스 식대로 표현하자면 DNA의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나뭇잎맥을 따라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자 우리는 풍부한 개성으로 남아 획일성을 거부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불완전함에까지 충실하면서. 그 빗속을 뛰어서 우리는 웨스트엔드까지 파스타를 먹으러 갔고, 나는 도도처럼 몸을 말리며 이런 이야기를 종알거려주었다. --- p.163

트라팔가르 광장 노동당, NO POLL TAX PAY, 네 마리 돌사자, 아웃 오브 아프리카,
LIBERTY, 보이지 않는 도시들

: 넬슨 제독과 그의 연인 엠마 해밀턴의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마거릿 대처와 포클랜드 전쟁,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셔널 갤러리 앞의 트라팔가르 광장은 해마다 노르웨이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는 곳이고, 게이 퍼레이드가 열릴 때 수많은 게이들이 모이는 곳이고, 축구 선수들의 선전에 환호성을 지르는 곳이고, 그 외에 크고 작은 온갖 행사(우리나라 가수 윤도현의 공연 포함)와 시위(바나나 공정무역 지지 행사에서 티베트 독립 지지 시위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하다)가 벌어지는 곳이고, 세계 3대 해전 중 하나인 트라팔가르 해전을 승리로 이끈 넬슨 동상이 서 있는 곳이다. 덩달아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도 하다. --- p.173

그는 눈물로 얼룩진 넬슨의 얼굴을 떠올리며 바다를 장악했던 위대한 제독으로서가 아니라 한 여자를 사랑했던 슬픈 남자로서의 넬슨의 내면이 인류사에 편입되는 순간을 슬프게 포착한 건데, 나 역시 광장에 서 있는 넬슨을 보고 있자니 기원후 1세기경의 페니키아 선원들이 배가 침몰하는 찰나에 올린 기도문이 생각났다. “신들이시여, 하나의 신이 아니라 바다가 부수어버린 한 인간으로서 심판하여 주소서.”
해상 민족이었던 페니키아인들은 인생을 노 젓는 일로 생각했기 때문에 죽기 직전에 또 이런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카르타고의 어머니, 노를 되돌려드립니다.” 노를 되돌려준다는 것은 누군가 그의 일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넬슨이 만약 이런 기도를 올렸다면 그는 그 노를 누가 이어받길 원했을까? 그런데 넬슨 이후 그만큼 위대한 해군 영웅은 영국 역사에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트라팔가르 광장에 서 있으면 영국에 더 이상 위대한 해군 영웅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조셉 콘래드의 예언이 떠오르고 그렇다면 해군 영웅이 아니라면 누가 영국 영웅의 자리를 차지했을까 궁금해진다. --- pp.175~176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 티푸의 호랑이 오르간, 런던 만국 박람회,
필리어스 포그, 존 록스터 경, 윌리엄 모리스, The Day Dream, 컨스터블과 버드나무, 우주 전쟁

: 빅토리아 시대 절정기에 세워진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의 전시품들과 그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들(빅토리아 여왕, 쥘 베른, 코난 도일, 윌리엄 모리슨, 컨스터블, 허버트 조지 웰즈)의 이야기.

당시에 웰즈는 《타임머신》을 써서 ‘만약 세상이 앞으로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도대체 어떻게 될 것 같소?’라는 질문을 던진 셈이고 그 글을 읽은 당시 사람들은 몹시 심란했을 것이다. 어여쁜 엘로이들이 꽃을 던지며 햇살 아래 웃음을 터트리고 뛰어다니는 행복이란 몰록들이 잠잠한 동안에만 가능한 것이니, 바로 행복한 날의 한 떨기 치명적인 불안함이었다. 그러므로 자본과 제국의 빅토리아 시대가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은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이 아니라 ‘우리보다 더 취약한 나라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인간 소외, 실업 등 휘몰아치는 사회의 문제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유산의 아름다움 여부는 이런 질문에 대해 가장 명예로운 답을 찾아내려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 p.213

나는 사실 이곳의 인기 아이템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시절의 ‘웨어의 거대한 침대’를 보자 엉뚱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그것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소개해준 것인데 욕망에 몸이 달뜬 못생기고 불운한 서른 살 노처녀가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베를린 근교에 머물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의 방으로 들어선 그녀는 손에 두툼한 칸트의 책을 한 권 들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설명을 좀 들으러 왔어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의 무릎이 맞닿았다. 친구가 칸트의 복잡하고 추상적인 의미들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노처녀는 상체를 약간 수그리고서 열심히 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가 책을 홱 덮어버리고는 벌떡 일어나면서 소리쳤다. “난 칸트보다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요.” --- p.216

런던탑 사자왕 리처드, 로빈 후드, 술탄 살라딘, 세상에서 가장 슬픈 방, 반역자의 문, 표트르 1세, 도리스 레싱, 브이 포 벤데타

: 피의 역사로 얼룩진 런던탑의 주인공들(사자왕 리처드, 헨리 6세, 에드워드 4세, 앤 불린, 캐서린 하워드), 그들의 욕망과 사랑으로 재구성한 영국 역사.

이후 런던탑의 처형장 타워 그린과 반역자의 문은 튜더 왕조의 헨리 8세와 엘리자베스 1세 시절을 거치며 비탄의 장소로 확고부동한 명성을 떨치게 된다. 런던탑 반역자의 문을 통해 끌려온 죄수 대다수는 어쩌면 한밤에 배를 타고 끌려왔을 것이다. 그들은 물살의 소름끼치는 어두운 빛깔과 차가운 느낌, 그리고 그때의 절망적인 기분을 결코 잊지 못했을 것이다.
헨리 8세의 두 번째 아내인 천 일의 앤 불낸과 헨리 8세의 다섯 번째 아내 캐서린 하워드(그 둘은 사촌 간이었다), 그리고 9일의 여왕 제컀 그레이, 어쩌면 그녀들 모두가 묵었을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방’이 런던탑 퀸즈 하우스 1층에 있다. 그 소박한 방에서 그녀들은 무시무시한 처형장 타워 그린에서 누군가 처형되는 것을 봤을 수도, 아니면 다름 아닌 바로 자신들의 처형대를 세우는 인부들의 밤샘 작업 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다. --- p.236

런던탑에 앉아 가이 포크스의 부활을 잠시 생각해본다. 매일 매일 똑같이 사는 것 같지만, 되풀이되는 역사의 한 주기를 끌어올릴 신념 가득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이곳의 오래된 삶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일지 모른다. 오래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순간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 한 번은 들어 있기를.
런던탑을 천천히 걸어 나오면서 나는 런던탑이 이렇게 단장된 모습이 아니라 폐허의 모습이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상상해봤다. 버려진 숲, 지하실의 비명소리, 한숨소리, 신음소리에 관한 이야기나 달 없는 밤에 노를 저어 탈출하는 유령 이야기의 시대는 가버려, 우리는 이젠 폐허의 돌더미에 앉아 지나간 시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영영 잊어버리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때 이상하게도 내 귀에 딸깍, 열쇠 소리가 들렸다. --- p.247

그리니치 천문대 자오선, 해리슨의 시계, 아인슈타인, 보르헤스, 영원하고도 하루,
옥타곤 룸, 템스 강, 타히티 섬, 뜨거운 별자리

: 자오선의 선택과 시계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 시간과 관련된 인물 아인슈타인, 보르헤스까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세계에선 네가 보는 것과 내가 보는 것이 다른 것이고, 우리는 다만 각자의 관점 차이를 서로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그에게 물리학은 사건이 아니고 관찰이고, 상대성은 세계를 사건이 아니라 관계로서 이해한다.
시간도 그렇게 관계 속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라면, 확실히 아인슈타인에게는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 있었고 유머가 있었다. 그는 “하나하나의 인간은 어느 날 욕망과 목표의 공허함을 분명히 느끼게 될 테고, 그때 개별적인 존재로만 자신을 생각한다면 삶은 일종의 감옥과 같은 인상을 줄 것이므로 인간은 우주를 전체로서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 p.257

그리니치 천문대 아래에는 하늘의 별을 보지 않고 템스 강을 건널 수 있는 보행자용 지하 통로가 있다. 걸어서 템스 강을 건너기 위해서 나도 맥주 한 병을 준비했는데 사실은 두 병, 세 병 늘다가 결국…….
내려오면서 공원과 천문대를 뒤돌아보니 햇빛 때문에 손으로 눈을 살짝 가린 천문대가 실눈으로 날 바라보는 것 같았다. 어서 가라고. 뒤돌아보지 말고. 천문대 마당의 경도 0도선은 영원히 너의 출발지로 남아 있다고. 이 도시는 수세기 전부터, 돌아오는 자식에게가 아니라 떠나는 자식에게만 더 악착같이 자애로운 어미 같은 도시였던 것 같다.
--- p.26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배송비 : 3,300원 (도서산간 : 4,000원 제주지역 : 3,0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3,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