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지루하다.
인간의 지성과 인간의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자연이지만 우리는 기술이 비대하게 발달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짧은 기간 동안 나는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독창적인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데서,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데서 가장 커다란 영감과 만족감을 얻는다.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 이 말이 오만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저 여러 가지가 뒤섞인 폭넓은 생활양식들을 만들어 내는 여러 사람들 중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나는 우리의 물리적인 풍경에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 내고 장려하는 물건을 덧붙이고 싶다. 나는 내 작품을 관능적 미니멀리즘 또는 관능주의로 정의한다. 물건이 뜻을 전달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여전히 미니멀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내 작품은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결하고 직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무절절제, 시장의 유혹, 지속 가능성의 부족 등에 대한 대안으로 나는 새로 만들어지는 모든 물건이 반드시 세 가지 물건을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물건은 시장을 편집한다. 나는 기업들과 협력해서 기업의 제품 종류를 줄이고 생산 공정을 간결하게 만들고, 효율을 높이고,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참여해 왔다. 나는 물리적 세계의 디자인 편집자 또는 문화 편집자의 역할을 한다. 물건들로 포화 상태가 된 세상을 바꾸려면 품질 향상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 내가 생각하는 한, 좋은 디자인이란 다음의 여섯 가지를 구현하는 것이다. 적절하고 지적인 아이디어, 기능과 표현, 기술과 소재의 적절한 사용,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최소화, 품질 향상. 좋은 디자인은 또한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진부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고, 상업적인 물건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행동에 맞는 새로운 물건을 제안하는 데 흥미를 느낀다. 디자인은 물리적, 심리적,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칠 때 우리의 일상생활에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인간적인 경험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 나는 물질적인 면과 비물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삶의 형태를 결정할 수 있는 물건들을 많이 탄생시켰다. 내 작품의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상품 개발의 대안과 가능성에 대한 연구의 산물이다.
디자이너로서 나는 일상생활의 <진짜 이슈를 다루는 예술가>이다. 디자이너는 문화 조달자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경험의 격을 높이기 위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삶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제안을 내놓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디자인은 삶의 완전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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