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에 초판을 냈는데, 17년만에 개정판을 내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국궁 인구는 1만 명이 채 안 되는 현실이기에 활쏘기 책은 상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다행이 이 책은 재판까지 다 팔렸다. 활터보다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대중들께서 구했으리라고 짐작한다. 이 참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원래 이 책은 우리 활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통 활쏘기를 소개하려는 교양서로 썼다. 앞으로도 이런 목적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책 전체의 체제는 그대로 두고 틀리거나 어색한 부분만 조금 손질하는 선에서 개정을 했다. 가장 많이 고친 부분은 사법이다. 처음 이 책을 낼 때는 집궁 2년차의 애송이였다. 사법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쓴 사법론은 얼굴이 늘 화끈거리는 부분이었다. 그 부분을 고칠 기회가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감회가 새롭다. 처음 활쏘기 책을 내려고 했을 때는 자료가 없어서 애를 먹었다. 그렇지만 불과 10여년 사이에 좋은 책들이 꽤 많이 나왔다. 뜻한 바는 아니지만, 『조선의 궁술』 이후 57년만에 처음으로 나온 활쏘기 책이라는 영예와 더불어, 활 책 출판의 물꼬를 트는 첫걸음을 찍게 되었다. 특히 그 사이에 국궁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인터넷이 그것이다. 1997년 이건호 접장이 처음으로 활쏘기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지금은 국궁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중요한 정보전달 매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렇게 책과 인터넷 정보가 많아지면서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불필요한 정보나 그릇된 정보는 오히려 올바른 길을 가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시간도 부족한 현대인들이 도대체 어떤 것을 보아야할지 몰라 갈팡질팡 하게 된다. 그럴수록 좋은 안내서는 꼭 필요하다. 이 책을 개정하여 내기로 결심한 데는 이런 고민도 있다. 초판 낼 때는 김학민 사장님이 많은 조언과 배려를 해주었는데, 개정판을 내는 지금은 양기원 사장님에게 신세를 지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오도록 애써주신 두 분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2013년 청주 용박골 사말 정진명 삼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