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문의 비법 2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발문할 때 ‘말투’를 조금만 유의하세요. ‘우리 아이가 이걸 아나? 모르나?’ 하는 의구심으로 확인하는 질문을 한다면 아이가 더 먼저 알아챕니다. 누구나 시험당하는 느낌은 싫습니다. 그림책을 읽어줄 때처럼 따뜻하고 친절한 말투로 발문해주세요. 두 번째는 아이가 ‘대답할 수 있는’ 발문을 해주세요. 예를 들어 집중력을 길러주는 책은 아이가 조금 산만하다고 느끼는 부모님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데 아이가 지루해 하는데도 억지로 참게 하고 다 읽은 다음 “누가 누가 나왔어? 그걸 왜 몰라? 엄마가 집중해서 들으라고 했잖아!”라고 한다면 아이는 지치고 힘들어 집중력이 더 떨어집니다. 시험용이 아니라 책을 읽어주고 그 효과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이의 발달 상태에 따라 한두 페이지만 읽고 나서 질문할 수도 있고, 엄마가 아이와 함께 대답해도 좋아요. 발문도 즐겁고 재밌어야 합니다.
--- p.32
아이가 누군가를 때릴 때 “왜 때려! 너도 맞아볼래?”, “발로 차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때리는 행동을 제지하고 단호하게 “때리지 마.”라고 말하는 겁니다. 때리는 행동 대신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어요. “우리, 공을 차보자.” 하는 식으로요. 아이의 폭력성에 대해서는 “때리면 안 돼!”라고 단호하게 가르치세요. 엄격하고 단호하되, 때리고 싶어 하는 아이의 욕구를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한다면 더 훌륭한 육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폭력적인 아이에게 읽어주면 효과 만점인 그림책이 많습니다. 혼내지 말고, 화내지 말고 우리 아이를 닮은 주인공이 나오는 그림책으로 접근해보세요.
--- p.69
편식에 관한 그림책을 이야기하면서 이 책을 빼놓을 수가 없네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입니다. 동생 롤라는 콩, 당근, 감자, 버섯, 바나나, 오렌지, 달걀, 밥, 치즈, 생선튀김 등을 싫어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토마토를 절대 먹지 않는다고 선언할 정도로 편식이 무척 심한 아이입니다. 그런 까다로운 롤라를 위해 오빠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냅니다. 당근은 당근이 아니라 ‘오렌지뽕가지뽕’이고, 콩은 콩이 아니라 ‘초록방울’, 으깬 감자는 ‘구름보푸라기’, 생선튀김은 인어들이 즐겨 먹는 ‘바다얌냠이’라고 합니다. 그 말에 롤라는 음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맛있게 먹게 됩니다. 게다가 롤라는 오빠에게 절대 먹지 않겠다고 했던 토마토까지 달라고 합니다. 토마토는 더 이상 그냥 토마토가 아니라 ‘달치익쏴아’였거든요.
--- p.113
우리 아이와 닮은 올리비아를 보며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발문으로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내보세요.
“올리비아는 벽에 무엇을 그린 걸까?”
“올리비아가 벽에 그린 그림을 보며 엄마는 뭐라고 하셨을 것 같아?”
“올리비아가 책을 다섯 권만 읽어달라고 했는데 엄마는 왜 딱 한 권만이라고 했을까?”
그리고 온종일 올리비아에게 시달렸을 법도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라고 말하는 올리비아 엄마를 보며 육아 자존감을 올려보세요. 아이를 깊이 이해할 때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도, 아이에게 하는 말도 긍정적일 수 있어요. 이런 육아를 할 때 부모님의 자존감도 올라갈 거예요.
--- p.250
혹시 우리 아이가 말이 조금 늦거나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어휘력이 또래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발음이 그게 뭐야? 말 좀 천천히 해. 못 알아듣겠잖아.” 하시진 않나요? 그러면 오히려 아이의 ‘언어 유능감’을 떨어뜨리고 스스로 ‘말도 못하는 아이’라는 무능감에 빠뜨리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럴수록 아이의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지 말고, 부모님이 말할 때 아이를 쳐다보고 천천히 또박또박 알아듣기 좋게 말해 다양한 표현을 많이 들려주세요. 말이 재밌고, 말하는 게 즐거워야 말을 잘하게 됩니다.
---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