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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

아내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

표광소 | 현재 | 1999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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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144399
ISBN10 898714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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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지 말라고 당신은 며칠째 야단입니다. 저녁 찬거리를 사오는 장바구니에 당신은 초콜릿을 담아오곤 했습니다. 담배 대신 초콜릿을 먹어보라는 거지요. 당신이 건네주는 초콜릿은 정말 달콤합니다. 그 초콜릿을 받아먹을 때마다 나는 다짐합니다.

'이 달콤한 사랑으로 꼭 담배를 끊어야지.'

그러다가 오늘은 사단이 났습니다. 초콜릿은 그렇게 맛있게 잘 먹으면서 왜 담배는 끊지 못하느냐는 거지요. 당신은 나를 다그쳤습니다. 왜 그 쓰디쓴 담배를 못 끊는 거냐고. 나는 대꾸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 맛으로야 초콜릿이 훨씬 달콤하지요.

그러나 담배에는 인생의 맛이 있습니다. 세상의 쓴맛도 담겨 있구요. 담배의 그 쓴맛은 잔혹하고 은밀한 범죄가 만연한 세상의 쓴맛을 일깨우는 한편, 이지러진 세상 너머의 가파른 꿈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담배의 쓴맛을 빨아들이면 나는 비로소 세상의 한가운데 서 있는 실감이 나고 정신이 말짱해집니다. 그 어떤 대용품으로도 메울 수 없는담배만의 카타르시스입니다.

물론 담배는 기호품입니다. 당신 말대로 끊을 수도 있습니다. 의지가 약해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건강을 생각하고 가족을 사랑한다면 꼭 버려야 하는 습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나와 담배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때가 되면 나도 세상의 그 쓴맛과 결별을 선언하는 날이 올겁니다. 당신이 그렇게 애태우지 않아도 내 스스로 그 만남을 정리할 날이 있을 겁니다. 당신은 늘 담배의 쓴맛에 길들어진 나를 나무라는데, 어쩔 수가 없습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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