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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지내고 있어요
중고도서

난 잘 지내고 있어요

: 밤삼킨별의 at corner

밤삼킨별 | MY | 2018년 11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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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70g | 140*180*20mm
ISBN13 9788965962885
ISBN10 896596288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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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지 못하지만 잘 지낸다고 말하는 거짓말의 이유 중 최악은 잘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 타인에게 약점으로 잡힌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힘든 상황을 만들었다는 죄책감, 그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중압감, 미안한 감정이 많아질수록 소중한 이들에게 드는 자책감은 약점 잡은 이가 나를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과정이었음을 결국 끝에 이르러서만 알게 된다. 생각해보면 잘 지내지 못하는 동안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소중한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며 했던 ‘미안해’라는 말과 ‘괜찮아’ ‘잘지내’라는 말이었다. 미안해,라는 말만이 진심인 채 나머지는 모두 거짓말이어서 또 미안한 그런 시간. --- p.6

계절이라는 유한한 시간 동안 그 안에서 빛나는 존재들이 있다. 유한의 존재들을 무한의 시간으로 간직하는 마음을 잊었던 내게, 그날 만난 눈사람이 전해준 치유에 울컥해 눈물이 났다. 몸의 병으로 슬프고 아파서 흘리는 눈물은 차가우나, 모든 감정이 휘몰아쳐 마음에 흘러내리는 눈물은 뜨겁다는 것을. 모든 것이 괜찮은 밤은 오늘의 마침표가 되어주었다. --- p.79

이별의 경험을 안고 만날 수 없는 한때의 연인에게 ‘잘 지내니?’ 물으며 보고 싶지만 볼 수 없어 힘들었지만 되레 이제는 보고 싶어 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의 평정을 찾아, 잊지 않겠다고 맹세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살아 미안하기도 하다고 고백하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네가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말하며 설원을 거니는 날 오타루에 오겠다고 다짐한 20살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막상 온 오타루의 풍경에서 잊고 있던 20살의 날들과, 사랑과, 사랑이 평범해지고 옅어지는 과정 속에서 현실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그에게 말하고 싶다. 지난날들에 대한 안부. 그리고 잊히지 않는 순간들, 언젠가 꿈꾸던 곳에 들어왔다는 비현실감. 인생이 나에게 보낸 ‘러브레터’를 받았으니, 이제 현실로 돌아와 답장을 보낼 시간이다. --- p.86

상처받은 사람만이 상처를 안다. 상처를 어떻게든 이겨내려 치유하고자 노력한 사람만이 다시 상처 입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다. 상처는 전신을 둘러싼 막을 찢어내어 이면에 감춰진 사실과 진실을 보게 하고, 믿었던 것들의 부질없음을 안겨준다. 상처로 인해 다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을 내놓거나, 주려고도 보려 하지도 않는다. 되도록 입지 않으면 좋을까 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상처로만 알게 되는 마음의 세계가 있다. --- p.102

하고 있는, 적지만은 않은 일들을 ‘해야만 할 일’들과 조율하고 정리했다. 문제는 조율과 정리의 결과가 홀가분하게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정리하여 빠진 그 자리에 다시 그동안 하고 싶던 일들을 채워 무거워지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하고 싶은 일이란 갖고 있는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이 아닌,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긴 시간 집중하며 무언가를 연마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길고 깊은 생각의 다음은 행동과 실천이다. 상황과 사정에 따라 시작의 방법은 달라지지만 첫 마음의 온도를 지키며 천천히 걸으리라.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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