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기진은 우리나라 최초로 프로문학의 이론을 내세웠으며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의 실질적 지도자로 활동했던 평론가이자 소설가·시인인 팔봉(八峰) 김기진은 구한말에 여러 곳의 군수를 지낸 아버지 김홍규와 어머니 김현수 사이의 사 남매 가운데 둘째 아들로 충북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의 부임지를 따라 황간공립보통학교, 영동공립보통학교 등을 거쳐 1916년 배재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한다. 배재고보에서의 성적은 우수한 편이었으나 1920년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채 박영희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다. 이듬해 릿쿄(立敎) 대학 영문학부에 입학했으나 학과 공부보다는 사회주의자 아소 히사시(麻生久) 등으로부터 노동운동의 중요성과 러시아 문학을 배우는 데 열중했다. 김기진이 1920년대에 발표한 시에서 지식인의 적극적인 현실 참여나 민중과의 하나 됨을 주장한 작품이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소설에서도 <붉은 쥐>, <젊은 이상주의자의 사> 등을 발표했는데, 특히 <붉은 쥐>는 스스로가 처녀작으로 내세우는 단편으로서 신경향파 소설의 효시로 평가된다. 김기진은 1923년에 박영희·안석주·김복진 등과 파스큘라(PASKYULA)를 결성해 ‘인생을 위한 예술’을 내세우는 문예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후 ≪매일신보≫와 ≪시대일보≫의 기자로 근무하는 한편 1925년에는 파스큘라와 염군사(焰群社)를 합쳐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이듬해에는 박영희와 내용·형식 논쟁을 벌이면서 카프의 주도권을 박영희에게 넘겨주지만, 김기진은 이 논쟁을 통해 프로문학 자체에도 미적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한다. 이어 1929년에는 임화와 예술 대중화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 후 김기진은 ≪중외일보≫와 ≪조선일보≫의 사회부장을 지냈으며, 1931년 카프 1차 검거 때는 종로경찰서에서 자술서를 쓰고 열흘 만에 풀려난다. 또한 금광 사업에 손을 대면서 이전에 벌였던 정어리 공장에서의 실패를 만회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친형 김복진과 함께 인쇄소 애지사(愛智社)를 세워 ≪청년조선≫ 창간호를 펴내기도 했지만 러시아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된다. 1934년 카프 2차 검거 때도 형과 함께 구금되었다. 1940년 무렵부터는 친일 내용의 글을 발표하고 조선언론보국회 이사에 선출되기도 했으나, 1945년 애지사를 다시 운영하면서 인쇄·출판 사업에 전념한다. 해방 이후 한동안 문필 활동을 중단했으나 1950년대 중반부터 역사소설을 일간지에 연재하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들을 비롯해 장편 ≪해조음≫(1930), ≪청년 김옥균≫(1934), ≪통일천하≫(1954∼1955) 등이 주요 소설 작품이며, 수필집으로는 ≪심두잡초(心頭雜草)≫(1954)가 있다. 1989년에는 그의 시와 소설, 비평 등을 모은 전 7권의 ≪김팔봉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이 간행되었다. 김기진의 가장 두드러진 문학사적 기여는 카프 결성 등을 비롯한 프로문학의 제창자로서 여러 차례의 비평 논쟁을 통해 한국 문예비평의 기초를 닦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그의 비평적 성과가 반영된 시와 소설 등의 작품 역시 우리 문학사의 소중한 자산이다.
저자 이성우는 196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으며, 1992년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에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문 과정을 수료한 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근무했다. 1998년에 고려대 대학원 국문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하면서 문학으로 돌아왔다. 200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스테레오적 시점과 삶의 진실>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계간 ≪애지≫와 ≪시작≫의 편집위원을 지냈다. 2001년에는 석사 학위논문으로 <서정주 시의 영원성과 현실성 연구>를 제출했으며, 2005년에 논문 <디지털 기술과 한국 현대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박사 학위논문은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단행본으로 출간됐으며, 2008년에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우수 성과로 선정되었다. 현재 고려대와 연세대, 한성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인+들≫, ≪한국 현대시의 위상학≫, ≪0/1의 세계에서 시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