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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얼마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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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얼마나 함께

[ EPUB ]
마종기 | | 2013년 07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5 리뷰 4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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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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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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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4.8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9.2만자, 약 3만 단어, A4 약 58쪽?
ISBN13 9788993928624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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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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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그 마산, 나의 마산에 갈 것이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도시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친구의 말에도 사실 겁나지 않는다. 내가 왜 시인이 되었겠는가! 남보다 튼실하고 확신에 찬, 싱싱한 상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 아니었겠는가. 나는 바다 앞에 서서 내 고향 어머니가 나를 불러주는 그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눈물 어린 어머니의 은초록빛 바다를 눈이 아파올 때까지 볼 것이다. 물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여름의 꽁치떼가 활기차게 헤엄치며 나를 반겨줄 것이다. 다음날에는 어릴 적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 백발을 쓸어넘기며 소주를 마실 것이다. 그간에 쌓인 할말들이 너무 많아 우리는 밤을 지새울지도 모르겠다. ---p.18, ‘그곳으로 가는 길’ 중에서

그 기구한 세월을 관통하여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 길 한복판에 멍하게 서 있는 나를 따뜻이 감싸안아주었다. 고국이란 단어가 새삼 내 가슴에 물밀듯 몰려왔다. 어지럽게 비틀거리며 살아왔지만 너도 이 나라 백성이었구나. 축복을 받아라. 내 머리와 어깨는 차곡차곡 고국의 흰 눈을 뒤집어썼다. 아, 차가운 느낌까지 황홀한 축제로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고국의 눈. 그 순간의 함박눈은 나를 이 풍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p.125, ‘이토록 행복한 사람’ 중에서

일흔이 넘은 내 나이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인데 그전에 몇 개 안 되는 아버지의 작품과 유물을 어떻게든 고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결심이었다. 그 결심은 물론 내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유물을 보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전제했다. 미국에서 난 세 아들은 의사, 변호사, 사업가로 좋은 교육을 받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아직 할아버지의 동화 한 편도 제대로 읽지 못했고, 잘 이해하지도 못했다. 또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비록 친할아버지라고 해도 유물을 대물려 간직할 자격이 없다고 내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p.141, ‘분명한 자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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