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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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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알고 있다

: 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여성 식물학자의 사건 일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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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50g | 135*210*30mm
ISBN13 9788901238920
ISBN10 8901238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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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흔들었던 또 다른 사건이 있다. 스칸디나비아 출신 열다섯 살 소녀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영안실의 냉혹한 전등 아래 알몸으로 누워 있는 소녀의 모습은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다. 소녀가 날씨 좋은 여름날 숲속에서 살해된 이유는 소녀의 몸을 훔쳐보며 풀밭에 무릎을 꿇고 자위를 하려 했던 한 남자의 광적인 욕정과 집착 때문이었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소녀의 몸을 본 나는 깊은 참담함에 빠졌다. 소녀가 누려야 할 삶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기에.
--- p.18

“예컨대 나는 신발에 묻은 미세 입자를 살펴 당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숲 지대나 정원을 따라 자란 블루벨 꽃가루가 신발에 묻어 있다면, 당신이 어느 길을 따라 집으로 걸어왔는지도 알 수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어디에서 머물렀는지, 어느 들판 한구석에서 기다렸는지, 어느 벽에 기대 연인을 기다렸는지까지 맞혀낼지도 모른다. (중략) 자연은 이처럼 우리 몸 안팎에 흔적과 단서를 남긴다. 우리가 환경에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환경 또한 우리에게 흔적을 남기는 셈이다. 가끔은 그 단서를 잘 구슬려 얻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에게, 자연은 언제나 비밀을 풀어놓을 것이다.”
--- p.20

사람이 같은 사람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일들을 매일같이 직면해야 하는 세상에서, 충격에 둔감해지거나 지적인 도전 과제 속에 빠져 인간으로서 느껴야 할 감정을 보류하는 일은 얼마든지 쉽게 일어난다. 사랑하는 고양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서재에 앉아 조앤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읽고 있자니,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조앤 넬슨은 우리가 풀어야 할 한낱 수수께끼가 아니었다. 몇 년에 걸쳐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맞서야 할, 도전 과제 역시 아니었다. 조앤은 사랑과 희망, 두려움, 야망을 갖춘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 p.43

한 남성의 시체가 버려졌던 하트퍼드셔의 한 산울타리 옆에서, 나는 에드몽 로카르의 “모든 접촉은 흔적은 남긴다”라는 통찰을 나만의 방식으로 조금 다르게 느꼈다. 그동안 스스로 자연 세계에 관해 합리적인 지식을 갖췄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겨우 그 표면을 깔짝댔을 뿐이었다. 나는 내가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간과해왔음을 깨달았다. 낯설었으며 불가사의한 것들로 가득했던 세계는 한층 더 기묘해졌으나 여전히 너무나 경이로웠다.
--- p.73

이것이 바로 학교를 종종 빠지는 아이, 몸이 아파 집에 있어야 해서 다른 아이들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을 체험할 수 없는 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는 자기만의 생각을 그대로 지닌 채 아무도 모르게 실험을 할 수 있다. 항상 생각해왔지만 그것은 자연에 대한, 그리고 표면 아래에 놓인 존재들과 아무도 알 수 없는 그것의 여러 측면들에 대한 매혹에서 온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런 것들에 여전히 매혹되고 있다.
--- p.96

나는 재킷을 똑바로 바라봤다. 비록 일생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보냈지만 여기선 그 경력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과학자인데 더해 주부이자 어머니이기도 했다. 옷에서 흙 얼룩을 빼내는 법은 확실히 안다. 세제 같은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물의 표면장력을 낮추고 세제가 직물 속으로 침투해 파묻힌 먼지와 미립자를 들어 올리게 한 다음 씻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은 결국 무엇인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뻔하다. 정확히 세탁기로 빨래를 할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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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매혹적인 서사! 학문적으로도 흥미로운 동시에, 마음을 사로잡는 진정성까지 느껴져 책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 리처드 셰퍼드 (법의학자, 박사,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저자)
“이 책은 실화가 소설보다 더 놀라울 수 있음을 증명한다. 분할 만큼 솔직하고, 완벽하게 매혹적인 책!”
- 사이먼 베킷 (베스트셀러 작가)
“드디어 [미스 마플]의 실사판을 만났다!”
- [월스트리트저널]
“만약 여러분이 [랩 걸]의 팬이라면, 과학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바로 윌트셔의 삶 그 자체-에서도 역시 영감을 받을 것이다.”
-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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