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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휘의 비 2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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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휘의 비 2 (완결)

[ EPUB ]
리뷰 총점7.2 리뷰 9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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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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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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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87MB ?
ISBN13 9791105150639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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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은 여자가 사라지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남자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땅은 무휘라는 남자의 피를 머금어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고 그는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은 듯 가는 목소리로 여자를 찾았다.
“아진. 아진…….”
그렇데 두 번을 부르고 난 남자의 가슴이 위로 들썩거리더니 다시 땅으로 내려졌고 고개가 옆으로 꺾였다. 은영은 남자가 죽어버리는 가 싶어 쫓기는 신세라는 것도 잊고 그의 팔을 흔들었다.
“이봐요. 정신 차려요! 사람을 부르러 갔어요. 정신차리라구요!”
팔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자 뺨을 치던 은영은 더 이상 뺨을 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뺨을 치기에는 너무 아깝게 잘생긴 남자였다. 햇볕에 잘 그을린 옅은 갈색 피부와 반듯한 이마와 단정한 콧날 살짝 벌려진 입술은 모양새가 잘 잡혀 있어 미남의 조건을 모두 갖춘 완벽한 생김새였다. 죽기엔 너무 아까운 남자라는 생각을 하던 은영은 이 급박한 상황에서 인물 분석이나 하고 있는 머리통을 손으로 쥐어박고 반성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무슨 생각이야? 최은영! 너 진짜 나쁜 애야. 그러나 저러나 이러다 놔 두면 죽는 거잖아. 칼을 뽑아야지 않을까?”
칼을 빼면 더 출혈이 심하다는 것을 모르는 은영은 남자를 뒤집고 등에 박힌 칼을 뽑아내려 했지만 뽑히기는커녕 출혈만 심해지자 자신이 칼에 손을 대 그가 더 위험한 상태로 빠진 것이 아닌 가 겁이 나 칼자루를 놓고 바닥에 깔린 옷을 가져다 상처에 대었다. 남자의 피는 뜨거웠고 비렸다. 붉은 피가 제 손을 적셔오자 은영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살려주세요. 이 사람을 살려주세요. 죽지 않게 해주세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피가 흘러내릴수록 가슴의 통증 때문에 은영은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진심으로 그 남자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은영의 볼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 한 방울이 남자의 등에 닿자 두 손으로 힘껏 잡아당겨도 빠지지 않던 칼이 스르르 밀려 나와 바닥으로 떨어지고 붉은 살을 내 보이던 상처가 눈 깜짝 할 사이에 매끈하게 아물었다. 그리고 남자의 눈이 번쩍 뜨여 너무 놀라운 현실을 들여다보고 있던 은영의 눈과 마주쳤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은영의 심장이 뜨거운 물에 들어간 것처럼 오그라들어 먹먹해졌다. 그녀는 강렬한 눈빛이 무엇인지 그의 눈을 보고 알았다.
그의 미간이 움찍거리는 것을 보고 번뜩 제 정신이 든 은영은 도망치려 몸을 일으키려다 억센 남자의 손에 발목을 잡혀 땅에 코를 박고 넘어지고 말았다.
“아얏!”
무휘는 은영의 발목을 잡아 몸을 뒤집어 타고 내리누르며 물었다.
“넌 누구지? 아까 그 놈과 한패더냐?”
“아니에요! 나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에요. 아저씨 놔주세요. 아파요.”
아직 고2. 남자 친구도 한번 사겨보지 못한 의외로 순딩이인 은영에게 벌거벗은 성인남자가 제 몸을 타고 있는 현실은 감당해내기 어려웠다. 그가 자기를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그녀는 패닉 상태가 돼버릴 것 같았다.
무휘는 굽실거리는 갈색 머리칼에 쌍꺼풀이 있는 큰 눈을 한껏 벌린 채 뺨에 눈물자국을 내고 있는 은영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누구지?”
“최은영이요. 놔 주세요. 아저씨를 찌른 사람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요. 아저씨를 찌른 건 검정 옷을 입은 남자였고 당신과 함께 있던 여자는 사람을 부르러 갔어요. 전 그저 지나다가…….”
은영의 말에 신청도 하지 않고 그녀를 살피던 무휘는 그녀가 입고 있는 폭이 넉넉한 흰 포를 보고 알겠다는 표정을 해 보였다. 대 신녀가 거느리는 신녀들이 입는 옷이다.
“신녀인가?”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나를 고쳤지? 치유능력이 영험하다는 대 신녀도 이 정도의 능력을 행한 적이 없어.”
“내가 고친 것이 아니라 아저씨가 고쳤겠죠. 난 아니에요. 놔 줘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무휘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몸을 트는 은영의 머리카락을 손에 감았다. 주윤보가 연회에서 했던 말 속에 이런 머리카락에 관한 묘사가 들어 있었다.
“폐하 하늘에서 오신 선녀님은 보통 여자보다 훨씬 키가 크시고 서역인처럼 굽실거리는 긴 갈색머리카락을 가지셨습니다. 팔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해괴망측한 옷차림이었긴 하오나 대범한 아름다움을 가지셨더이다.”
팔 다리를 드러내는 옷은 아니나 굽실거리는 갈색머리카락은 이 나라 백성 중에는 없다. 그리고 숨이 끊어지는 고통 속에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신녀들의 옷을 입고 있는 그녀가 손에 피를 범벅을 한 채 곁에 있었다.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행한 여자. 선녀인가? 무휘는 자신의 짐작이 맞는지 다시 한번 은영에게 물었다.
“네가 대대로가 말한 선녀인가?”
“아니라니까요! 난 그냥 은영이에요. 은혜 은에 영화로울 영자 쓰는 최은영이라구요!”
만날 수밖에 없는 필연으로 묶인 무휘와 은영은 그렇게 수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인연의 첫 매듭을 묶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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