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의 용어’는 21세기 세계 초일류기업이라는 삼성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하고, 삼성인 모두 한마음으로 한 방향으로 가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 신경영의 실천적 도구인 이 용어들을 통해 우리는 신경영의 핵심내용과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은 물론, 지금 우리가 삼성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고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
1. 돌다리와 나무다리 - 도전의 시대, 남보다 먼저 해야 성공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리스크를 최소화해서 신중히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영자들은 이 말처럼 행동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기업환경의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았고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생산자 중심의 시대에나 통하던 것이다. 지금은 ‘누가 먼저, 남이 안 한 것을 시작하는가’ 하는 것이 경쟁력의 관건이다. 이제는 돌다리가 아니라, 나무다리라도 있으면 건너가야 한다. 그것도 뛰어서 남보다 먼저 가야 한다. 그만큼 남보다 앞서 생각하고 빨리 결정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다 보면 실수도 있게 마련인데, 과거처럼 무조건 책임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 책임만 강조하다 보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모한 모험을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나무다리를 건너더라도 그것이 ‘다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조사하고 분석해 본 다음 뛰어서 건너야 한다는 것이다.
2. 바람직한 경영자상 - 경영자는 종합예술가
경영은 하나의 종합예술이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을 극복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다.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지만 우선 중장기적으로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아랫사람들이 스스로 따라오게 만드는 리더로서의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경영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통찰력과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경영자는 단순히 월급을 받는 의미의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평생직장의 개념으로 자율경영을 실천하는 진정한 프로가 되어야 한다.
3. 종합기술자 - 만능 박사는 아니라도 관련 기술은 다 알아야
예전에는 기술자가 자기 전문 분야에만 정통하면 되었으나 앞으로는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갖추고 다른 분야까지 폭넓게 알아야 한다. 잘 팔릴 상품을 어떻게 하면 불량을 내지 않고 싸게 만들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연구해서 해결하는 종합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유능한 기술자가 되려면 우선 자기 분야의 기술 핵심을 정확히 알고 변화의 추세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내가 제일이다’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기의 약점과 강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고문에게 배울 때에도 겨우 일부를 알고 나서 ‘다 알았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안다고 자기 고집대로 해서는 안 된다. 결국, 지금의 기술자는 만능 박사는 아니라도 자기 분야와 관련된 기술은 다 알고 있어야 하며,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업무에 반영하는 종합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4. 초일류기업 - 가장 좋게, 가장 빠르게, 가장 싸게
초일류기업이란 기업다운 기업, 기업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기업을 말한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경제 행위 집단으로서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국가의 재력을 뒷받침하며, 더 나아가서 인류사회에 공헌할 사명이 있다.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좋게, 가장 빠르게, 가장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건전한 기업 이념을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문화 없이는 이러한 사명을 다할 수 없다.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모든 삼성인이 인간미, 도덕성과 한국인다운 예의범절, 국제인의 에티켓을 갖추고 세계와 미래를 바라보며 크게 생각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과 사회와 인류에 진정으로 공헌하면서 세계를 무대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고의 효율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빨리 값싸게 만들어 내면, 국제적인 경쟁력도 생기고 세계의 고객들이 그렇게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낸 삼성과 삼성인에게 고맙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은 이익은 임직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 개인의 삶의 질이 윤택해지는 것은 물론, 국가와 인류사회를 위해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삼성이 지향하는 초일류기업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