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경한 뒤, 우리는 운동장과 수영장 그리고 수상 비행기와 한여름철의 꽃들을 보았다. - 그러나 개츠비의 집 창 밖에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으므로 우리는 한 줄로 나란히 서서 사운드 해협의 주름잡힌 수면을 보고 있었다. ' 안개가 끼지 않았으면 우리는 만 건너 댁의 집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개츠비가 말했다. ' 당신 집이 있는 부두 끝에는 항상 초록빛 불이커져 있더군요.' 데이지는 느닷없이 개츠비의 팔에 그녀의 팔을 끼었으나, 그는 자기가 방금한 말에 몰두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불빛의 대단하고 멋진 의의가 바야흐로 영원히 사라졌다는 생각이 그에게 떠올랐는지 모른다. 그를 데이지로부터 분리시켰던 그 머나먼 거리와 비교하면 그 불빛은 그녀에게 아주 가까이 있는 듯이 보였고, 거의 그녀를 만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것 같았다. 그 불빛은 달에 가장 가까운 별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제 그것은 다시 부두에 있는 초록 불빛이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회상이 모두 없어진 것이었다.
--- p.124
지금까지 내가 써놓은 것을 읽어보면, 사흘 밤 동안에 일어난 사건들이 몇 주일에 걸쳐 나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었던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그 사건들은 단지 혼잡한 여름 동안에 일어난 우연한 일들에 지나지 않고, 훨씬 훗날까지를 보면 그 사건들은 나의 개인적인 일들이 나를 사로잡는 것에 비해 훨씬 그 정도가 덜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나는 일하며 보냈다. 이른 아침 내가 프로비티 신탁회사를 향해 하류 뉴욕의 흰 담들 사이를 급히 내려갈 때, 태양은 내 그림자를 서쪽으로 던졌다. 나는 다른 사무원이나 젊은 채권 판매원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과 함께 어둡게 붐비는 식당에서 작은 돼지 소시지와 으깬 감자 및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 pp.7-18,p.77
우리가 그와 함께 쿠페에 올라타고 롱 아일랜드로 떠난 것은 일곱 시였다. 톰은 쉬지 않고 지껄였다. 허나 시시덕거리고 껄껄거리고 하는 그의 목소리는 조던과 나에게 보도 위의 귀에 설은 말소리 또는 머리 위 고가철도의 소음이나 마찬가지로 아득하기만 했다. 인간의 동정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들의 비극적인 말다툼이 도시의 불빛과 함께 뒤로 처져가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서른 살--고독의 10년을 약속하는, 아는 사람 중에 독신자의 리스트가 점점 적어지는, 의욕의 사무용 가방도 점점 얇아지는, 머리숱도 적어지는, 10년간을 약속하는 나이였다. 그러나 내 옆에는 조던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데이지 같질 않아서 깨끗이 잊혀진 꿈을 해를 묵혀가며 간직하기에는 도대체 너무나 현명한 여자였다. 어두운 다리를 지나고 있을 때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내 웃옷 어깨에 한가롭게 기대어왔고 믿음직하게 조여오는 그녀의 손을 느끼자 서른 살의 엄청난 타격도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식어가는 황혼길로 죽음을 향해 달렸다.
--- p.181
그리하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해 생각에 잠기면서, 기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는 나머지 그것을 붙잡는 데 실패하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그의 뒤에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 공화국의 어두운 별판이 밤 밑으로 굴러들어간 그런 곳으로 흘러가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 p. 241
그는 이해 깊게 미소지었다-아니 이해 깊다는 것 이상의 무엇을 그 미소는 담고 있었다. 그것은 영원한 안도를 지니고 있는 보기 드문 미소였는데, 평생 너더댓 번 볼까말까한 웃음이었다. 그것은 한 순간에 영원한 세계를 대면하고 있는-혹은 대면하고 있는 것 같은 미소였고, 또한 그것은 이쪽을 좋아하는 데 있어서 불가항력적인 편애를 가지고 있다는, 다시 말해서 당신을 덮어놓고 좋아하며 당신 편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이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미소였다. 그것은 당신이 이해 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있었으며, 당신이 당신을 믿는 만큼 당신을 믿고 있었고, 당신이 최선의 상태에서 전달하고 싶어하는 당신의 인상을 분명히 받아들였다고 보장해주는 미소였다.
--- p.67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해마다 우리들 앞에서 물러가고 잇는 진탕 마시고 떠드는 주신제같은 미래를 믿고 있었다. 그리고나면 미래는 우리를 피해갔는데, 그러나 그건 문제가 안된다.- 내일 우리느 더 빨리 뛸것이고 우리의 팔을 더 멀리 뻗칠 것이다......그리고 어떤 맑은아침..
241 p.